왕궁의 중앙에는 황금 탑 바욘이 우뚝 섰고 주변은 12개가 넘는 작은 탑들과 수백 개의 돌로 만든 방으로 둘러싸여 있다. 두 마리의 황금 사자가 양쪽에서 지키고 있는 황금 다리가 동쪽으로 놓여 있고, 다른 쪽에는 여덟 개의 황금 부처가 돌로 된 방을 따라 늘어서 있다. 왕궁 위에는 또 다른 황금 탑이 있으며 이 탑들을 보고 외국 상인들이 이르기를 참으로 부유하고 장엄한 앙코르 제국이라고 감탄하였다” -주달관 <진랍풍토기> 중에서
소설가인 이우상(대진대 겸임교수·본지 논설위원)씨가 5년전부터 수차례 앙코르와트를 방문한 뒤 역사서와 여행서의 성격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앙코르 와트의 모든 것>이라는 제목의 책을 발간했다. <앙코르 와트의 모든 것>의 본문 안에 등장하는 위와 같은 기록은 왜 많은 사람들이 ‘앙코르’ ‘앙코르’를 외치는지 그 이유를 짐작하게 한다.
책에는 저자가 앙코르를 여행하며 직접 찍은 유적지의 사진들을 곳곳에 배치하였고, 성학(진선여중 교사) 화백의 그림 16장을 화보 형식으로 맨 앞부분에 꾸며놓았다. 저자의 사진은 유적지에 대한 시각적인 정보와 사진 자체가 갖는 아름다움을 제공하며 성학 화백의 그림은 독자들에게 사진과는 또 다른 느낌의 앙코르를 보여준다. 이 두 가지 요소는 보통 역사서와는 다른 좀 더 화려하고 볼거리가 풍성한 책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
또한 유적지에 관한 정보나 혹은 관련된 이야기들을 한 꼭지가 끝나는 부분에 박스로 처리했고, 이것과는 별도로 그 유적지에서 눈여겨볼 만한 곳이 어딘지, 어디서 사진을 찍으면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지 등을 따로 표시해놓아 독자들이 역사 외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특히 본문의 오른쪽에는 캄보디아의 역사와 앙코르 왕국의 역사가, 왼쪽에는 앙코르 구석구석을 누빈 저자의 여행담이 펼쳐져 있다. 그래서 책을 보면 앙코르의 역사와 앙코르 여행에 대한 지식을 함께 얻을 수 있다.
책의 구성은 앙코르 가는 길을 시작으로 앙코르 중심부와 관세음보살의 미소가 보이는 바욘을 순례한다. 또 코끼리 부대 열병식을 볼 수 있는 코끼리 테라스와 영광과 치욕을 한 몸에 안고 앉아 있는 문둥이 왕 테라스, 킬링필드 사원를 상세하게 보여준다.
이어 동부 앙코르로 들어가 따 쁘롬에서 벵골 보리수의 반란을 목격하고, 3000 궁녀와 함께 목욕을 한 쓰라 쓰랑, 머리를 칭칭 동여맨 탑을 볼 수 있는 반띠아이 끄데이를 둘러본다.
북부 앙코르에서는 신성한 검을 갖고 있는 쁘리아 칸, 수반 위의 연꽃이 아름다운 니악 뽀안, 게으른 순례자를 위한 사원 따 솜을 거쳐 앙코르 남서부 지역에서 인공 호수와 섬 그리고 그 속의 사원인 서쪽 호수와 서 메본, 소멸 혹은 풍화의 장엄함을 보여주는 프놈 끄롬, 앙코르 제국 그 에너지의 근원이었던 똔레삽 호수까지 방문한다.
룰루오스 지역에서는 고색창연함과 은빛 눈의 고승 그리고 아이들을 볼 수 있는 롤레이, 북동부 앙코르에서는 천 년 동안 목욕하고 있는 비슈누를 볼수 있는 끄발 스피언, 공룡 발자국이 선명한 프놈 꿀렌의 모습이 눈앞에 있는듯 하다.
이밖에도 왠지 허전한 씨엠리업 국제공항, 시아누크 전 국왕과 시하모니 국왕, 캄보디아의 역사, 캄보디아 알기 통계 요약, 앙코르 이해를 위한 용어 모음, 일정별 앙코르 스케줄 짜기등 앙코르 이야기가 담겨있다.
앙코르에 내리쬐는 강한 태양빛과 크메르 루주를 상징하는 붉은빛이 담긴 이 책을 읽고 앙코르에 대해, 오늘날의 캄보디아에 대해 이해하고 그곳을 방문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