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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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학대사ㆍ이성계 발굴한 '천하일미' 순창고추장
[생활속의 불교문화]순창고추장의 원류 만일사
된장, 청국장, 고추장 등 장류는 우리만의 독특한 음식이다. 이 가운데 고추장은 콩의 단백질과 구수한맛, 쌀의 당질과 단맛, 고춧가루의 붉은색과 매운맛, 간장과 소금의 짠맛이 한데 어울린 세계적인 식품이다.

순창 회문산 만일사


고추장은 지역마다 제조방식에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예로부터 순창에서 만들어진 것을 으뜸으로 쳤다. 순창고추장은 달거나 맵거나 짜지 않으며 담백하고 감칠맛이 입안에 남아, 조선시대에는 왕에게 진상했던 식품이다.

임금에서 서민에 이르기까지 사랑받는 순창고추장, 그 유래는 회문산 만일사이다.

구전에 의하면
“고려 국운이 쇠퇴해지자 이성계가 무학 대사와 조선 건국의 뜻을 품고 팔도 명산대찰을 찾아 기도를 했다. 그런데 팔도 산신령들이 모두 건국을 허락하는데 유독 회문산 산신령만이 허락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회문산 산신령이 허락할 때까지 기도를 계속했다. 백 일되던 날 밤, 마침내 꿈에 산신령이 현신하여 ‘천일향을 시주하고, 백성을 다스리지 말고 섬기도록 하라’고 했다.

기도하던 중, 하루는 마을에서 점심을 먹는데 고추장 맛이 일품이었다. 그 후 이성계의 밥상에는 반드시 순창고추장이 올랐고 왕이 된 다음에는 진상토록 했다.

훗날 왕자의 난으로 왕 위를 물려준 이성계가 궁궐을 떠나 외유를 했다. 비록 왕권은 얻었으나 평탄하지 못한 신세를 한탄하다가 회문산 산신령의 가르침이 생각났다. 혹여 정성이 부족했던 것은 아닌가하여 회문산 사찰에 구천일향을 시주해 만일향을 채우고 함흥으로 떠났다. 이성계와 무학대사가 기도했던 절은 이때부터 ''''만일사''''로 불리게 됐다.” <구비문학/설화>

순창고추장의 원류 만일사 중수비


6.25당시 회문산에 북한의 남부군 총사령부가 자리했다. 만일사도 집중포화로 모든 것이 소실됐다. ‘이성계와 고추장’에 얽힌 사료도 사라지고, 훼손된 중수비만 남았다. 순창군은 비바람에 마모된 비문에서 ‘태조대왕’과 ‘무학’이란 단어를 찾았고, ‘순창고추장’ 설화의 근거로 내세웠다.

흔히 고추는 임진란 이후 일본을 통해 들어온 것이라 한다. 그렇지만 순창에서는 ‘만일사 설화’를 근거로 고려 때부터 고추장을 담갔다고 주장한다. 최근 ‘만일사 중창 사적기’ 찾기에 나선 것도 이런 연유에서이다.

만일사에서 된장 고추장을 담그고있다


최근 순창군은 장류단지를 조성하고 장류연구와 보급에 힘쓰고 있다. 본래 순창은 옥천(玉川)고을이었다. 이름만큼이나 물맛이 일품이다. 또한 서해안 염분과 지리산 바람이 만나는 지점으로 발효균이 활동하는 최상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

서울에서 순창사람이 고추장을 담가도 제 맛이 나지 않는 이유이다. 순창에서도 회문산 8부능선에 자리한 만일사에서 담근 고추장을 최상품으로 친다. 비법은 회문산의 물, 바람, 햇볕의 조화이다.

금년 들어 만일사도 인연 있는 이들과 함께 나누고자 된장과 고추장을 담갔다. 무더위가 찾아오는 6-7월경이면 제 맛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내친김에 내년에는 ‘고추장 담그기 템플스테이’도 구상하고 있다.

<만일사 063-653-5283>






이준엽 기자 | maha@buddhapia.com
2006-05-26 오후 3: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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