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눈을 부릅뜨고 인골 장식을 머리에 두른 채 왼손에는 전갈모양의 검을, 오른손에는 불법에 대항하는 적의 심장을 움켜쥐고 포효하고 있는 금동분노존상. 우리나라 불상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티베트 불교에서만 만날 수 있는 독특한 불상 분노존은 왜 만들어졌을까? 티베트 토착종교의 신들이 불교에 흡수되면서 불법을 수호하는 호법존의 성격으로 변모했기 때문이다.
한국불교미술박물관(관장 권대성)이 두 번째로 마련한 티베트 기획전 ‘영원한 생명을 위하여’(5월 26일~9월 30일)에서는 분노존을 비롯한 다양한 티베트 불상과 사경작품, 불교의식구와 공예품 등 130여점의 다양한 티베트 불교미술품등을 선보인다. 본관 제4전시실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지난해 ‘티베트 불화:삶과 죽음을 넘어서’에 이은 두 번째 티베트 기획전이다.
1층 전시실에서는 티베트 불교의 여러 불상과 보살상, 분노존, 티베트 불교의 대표적인 스승 쫑카파와 파드마삼바바상 등을 각종 의식구 공예품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2층 전시실에서는 불교의식 및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금강저, 금강령, 촉루배(髑髏杯) 등의 여러 의식구 및 법라패, 피리 등의 공예품이 전시된다. 촉루배는 사람의 뼈로 만들어진 것이다. 인골피리 인골북 등 인골을 사용한 각종 의식구와 악기에서 삶과 죽음이 둘이 아님을 믿고 실천했던 티베트인들의 생활이 묻어난다.
본관 제1ㆍ2ㆍ3전시실에 전시되어 있는 우리나라 불교미술 작품들도 함께 감상하며 티베트의 불교미술과 우리나라 불교미술을 비교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된다.
매달 둘째, 넷째 토요휴업일에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마니차 만들기 등 티베트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02)766-6000, www.buddhistmuseu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