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소더비 경매에서 한국고미술품 사상 최고가로 낙찰된 ‘수월관음도’로 전세계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고려불화. 국내에 몇 점 남아있지 않아 쉽게 만날 수 없었던 고려불화가 통도사에서 공개된다.
| ||||
통도사성보박물관(관장 범하)이 6월 11일부터 17일까지 일주일간 남부지역에서는 최초로 고려불화를 공개하는 ‘고려불화 특별전’에는 고려불화 4점과 고려불화의 특성을 계승한 조선전기불화 1점이 전시된다.
이번에 공개되는 고려불화는 아미타팔대보살도(阿彌陀八大菩薩圖), 마리지천도(摩利支天圖), 지장삼존도(地藏三尊圖), 나한도(羅漢圖)로 국내에서는 물론 일본에서조차 공개된 적이 없었던 귀중한 불화들이다. 조선전기불화는 1477년 제작된 약사삼존12신장도(藥師三尊十二神將圖). 당시 최고의 화사들에 의해 그려진 불화들로 한국불교회화사를 다시 써야 할 만큼 그 가치가 뛰어나다는 평을 듣고 있는 작품들이다.
| ||||
14세기 중반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아미타팔대보살도’는 일본 교토 정교사(淨敎寺)에서 소장하고 있다. 아미타여래가 여덟 보살을 거느리고 약간 오른쪽을 향하여 움직이는 듯한 구도로 몸체에는 금니를 사용하고 있다.
14세기 전반에 속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마리지천도’는 팔이 여덟 개인 보살의 모습으로 각 손에는 지물을 들고 있는 특이한 도상이다. 지물은 탑ㆍ금강저ㆍ침ㆍ줄과 정병인데 이는 <대마리지보살경>에서 말하는 마리지천의 지물과 상당부분 일치한다는 평가다. 일본인이 소장하고 있는 ‘마리지천도’는 1924년 경도미술구락부(京都美術俱樂部)의 경매도록에 실린 이후 행방을 알 수 없다가 최근 다시 자취를 드러낸 희귀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 ||||
바위 위에 반가부좌를 틀고 있는 지장보살이 그려진 ‘지장삼존도’는 14세기 중엽의 불화이다. 지장보살의 오른쪽에는 무독귀왕이 경상을 받들고 정면을 향해 서 있고, 왼쪽에는 도면존자가 긴 석장을 양손으로 잡고 지장보살을 올려다보고 있는 구성이다.
오백나한도 가운데 제31왕상존자를 그린 ‘나한도’는 약간 오른쪽 측면을 향해 암좌 위에 앉아있는 왕상존자의 모습을 담았다. 1235~6년에 그려진 오백나한도 가운데 한 점으로 추정되고 있다.
| ||||
전시되는 불화 가운데 유일한 조선 불화인 ‘약사삼존십이신장도’는 1477년 제작된 작품으로 특정 여래의 설법도로서는 유일한 15세기 불화로 인정받고 있다. 일본인이 소장하고 있는 이 불화는 뛰어난 배색과 효율적인 금니 사용 등으로 섬세하고 안정된 화질을 보여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다.
통도사성보박물관 측은 “고려불화는 화려하면서도 조화로운 색채와 경이로울 만큼 섬세한 필치, 정교한 묘사 등으로 세계 각국의 미술사가들로부터 격찬을 받아왔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고려불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게 됐다”고 전시 의의를 밝혔다. 이번에 남부지역 불자들에게 최초 공개되는 불화들은 동국대학교 창학 100주년 기념 ‘국보전’에서 한 차례 선보여 극찬을 받았다.
| ||||
한편 통도사성보박물관은 2006 독일월드컵이 폐막하는 7월 9일까지 중앙홀 괘불전에서 2002년 대중에 첫 선을 보였던 월드컵 만다라 괘불탱을 전시한다.
월드컵의 상징을 불교적 도상으로 융합시킨 ‘월드컵 만다라 괘불탱’은 축구 선수 11명은 그림의 높이 11m는 축구선수 11명과, 화폭 7.32m는 축구경기장의 골포스트 너비와 같이 맞췄다. 크기뿐만이 아니다. 괘불탱에 등장하는 오여래 도상은 중앙의 비로자나불을 중심으로 한 석가ㆍ노사나ㆍ약사ㆍ아미타여래로 조선시대 불화에서 널리 성행했던 삼신불과 삼세불을 결합해 오방불로 배치했다. 오방불은 월드컵 정신으로 하나가 된 5개 대륙을 상징하며 방위에 따라 아시아는 황색, 오세아니아는 청색, 유럽은 백색, 아프리카는 흑색, 아메리카는 적색으로 구분했다.
| ||||
오방불을 배치하고 남은 배경화면에는 2002위의 화불을 채웠다. 2002화불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참여한 2002명이 직접 채색하고 자신의 국적과 이름을 남겼다. 월드컵 4강 주역인 히딩크 감독을 비롯해 한국선수단 자필 서명도 들어있어 보는 재미가 특별하다. (055)382-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