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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자들이 걸리기 쉬운 질병 예방법
동대한방병원 김동일 박사 '수행과 건강' 펴내
“수행자들은 어떻게 건강을 지켜야 할까?”

김동일 교수(동대 한의과대학, 동대 한방병원 여성의학과 과장)는 “수행자에게는 신체가 열반의 순간까지 불성(佛性)과 덕(德)을 담은 소중한 공간이며, 구도와 제도를 위해 이를 소중히 지켜야 하므로 건강관리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지난 2004년 ‘비구니 스님들의 건강검진 실태에 관한 설문조사’를 발표하기도 했던 김 교수는 최근 <수행과 건강>(동국대학교출판부)을 펴내고 ‘수행자를 위한 건강 파수꾼’을 자처하고 나섰다.

김 교수는 “수행자들은 같은 연령의 일반인들보다 대체적으로 건강 상태가 양호한 편이나, 수행 초기 심리적 갈등을 겪거나 수행 과정에서 소화기 질환, 관절질환 등을 앓는 경우가 있다”고 말한다. 수행자나 재가불자들이 걸리기 쉬운 소화기 질환과 근골격계 질환의 예방법을 김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소화기 질환

복통이나 소화불량,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 등의 소화성 궤양은 수행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질환이다. 수행자의 경우 불규칙하기 쉬운 식사와 추위ㆍ피로 및 정신적 자극에 의한 스트레스 등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 신경이 예민한 사람이라면 궤양이 없는 상태에서도 소화성 궤양과 비슷한 증상을 나타내는 ‘비궤양성 소화불량’에 걸리기 쉽다.

그림 1


체중 감소, 식욕 부진, 위장출혈 등이 있거나 60세 이상인 경우 내시경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특히 60세 이상의 수행자의 경우 궤양의 치료가 더디고 위암과 같은 악성질환이 겹치거나 소화성 궤양의 합병증으로 진행될 위험성이 높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소화성 궤양의 예방을 위해서는 지나치게 자극적인 음식이나 과식을 피하고 규칙적인 식사습관을 들인다. 우유의 경우 처음에는 통증을 줄여주지만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위산 분비를 증가시키므로 유의한다.

대장에 구조적인 이상은 없지만 설사와 변비가 교대로 계속되고 배가 아프고 가스가 차는 느낌이 난다면 과민성 장증후군을 의심해볼만하다. 스트레스로 인한 대표적인 질환으로, 따뜻하고 섬유질이 많으며 담백한 음식물을 위주로 식사를 하고 빠르게 걷는 것과 같은 운동을 병행한다.

차가운 수행처에서 장시간 움직이지 않고 정진하는 수행자의 경우 치질에 걸릴 위험성이 높다. 고정된 자세로 오래 앉아 있거나 서 있지 않도록 하고, 평소 적당한 양의 규칙적인 식사를 하고 야채와 과일 등 섬유질을 충분히 섭취한다. 배변은 하루 1회 정도 아침에 보도록 습관화하고 따뜻한 물로 10분 정도 좌욕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 근골격계 질환

참선 자세는 목과 어깨 그리고 허리로 이어지는 근육에 긴장을 유발하고 무릎관절 주변 인대와 연골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강원(講院)에서 수학할 때 고개를 한쪽으로만 돌리거나 위쪽으로 시선을 고정한 채 집중해 강의를 듣는 것도 어깨 결림이나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평소 오래 고정된 자세를 취하지 않도록 하고 수행이나 일반 생활 시 바른 자세를 유지한다. 또한 중간 중간 휴식을 취하고 가벼운 맨손 체조를 일상화하는 것이 좋다. 잘 때는 높은 베개를 피하고 8cm 정도 높이를 기준으로 자신이 베기 적당한 높이를 선택한다. 근육이 결릴 때는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고 내리거나(그림 ①) 손을 뒤로 해서 깍지를 끼고 뒤쪽으로 최대한 당겨 근육을 풀어준다.(그림 ②)

그림 2


여성 수행자의 경우 남성보다 더 빈번하게 요통을 호소한다. 심리적 긴장은 근육의 강직을 유발해 근육성 요통을 발생시키므로 정신적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팔이나 허리의 힘만을 사용하지 말고 다리를 굽혀 물건을 들어 올린다. 지나치게 푹신한 침대나 요를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흔히 ‘무릎 통증’으로 알고 있는 퇴행성 슬관절염은 무릎 관절의 관절면에 분포하는 연골이 닳아 없어지면서 염증이 생긴 질환이다. 55세 이상 인구의 약 80%, 75세 이상의 90% 이상이 관절에 퇴행성 염증이 생긴다. 특히 중년 이상의 수행 생활이 오래된 과체중의 비구니 스님에게서 더 많이 나타난다. 퇴행성 슬관절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체중이 증가되지 않도록 하고 무릎 관절에 무리가 가는 꿇어앉기, 쪼그려 앉기, 차가운 바닥에 앉기 등을 피하고 관절면의 유연성을 기르기 위해 요가나 맨손체조를 꾸준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 심혈관계 질환

평균 수명이 높은 수행자의 경우 고혈압, 동맥경화, 심장병, 중풍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우리나라 인구의 27.8% 정도가 앓고 있는 고혈압은 85~90%가 원인이 불분명한 ‘본태성 고혈압’이다. 이는 집안내력으로 전해지는 유전이나 정신적 스트레스, 비만, 운동부족 등에 원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확정적인 원인은 찾기 힘들다. 고혈압 예방을 위해서는 지방질이 적고 짜지 않으며 칼로리가 높지 않은 음식물을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식물성 기름과 견과류 등 불포화지방산을 섭취하고, 재가불자의 경우 등푸른 생선을 많이 먹는 것이 좋다. 또한 아침체조, 산보, 걷기운동 등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수행자의 경우 실내에서 발바닥을 자극하는 운동이나 맨손체조, 걷기 운동이 적합하다.

혈액 속에 포함된 콜레스테롤이 기준치 이상으로 나타나는 고지혈증은 그 자체가 증상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지만 혈액 내 지방 성분이 많으면 혈관 벽에 붙어 동맥경화를 일으키기 쉽다. 특별한 증상이 없으므로 건강검진을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좋다.

이 밖에도 김 교수는 소금 섭취를 줄이기 위해 젓갈류, 장아찌류 등의 고염식품을 적게 먹고 소금 대신 양파, 고추, 레몬즙, 식초 등을 양념으로 이용할 것을 권한다. 또한 국, 찌개류를 되도록 적게 먹고 음식에 직접 간을 하는 대신 간장에 찍어 먹고 맵고 뜨거운 음식이나 설탕을 많이 쓴 음식을 짠맛을 덜 느끼게 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콩 단백질을 이용해 단백질을 섭취하고 피부건조와 마른기침, 변비 등을 예방하기 위해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좋다고 김 교수는 강조한다.

여수령 기자 | snoopy@buddhapia.com
2006-05-25 오전 10: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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