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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로 본 세상을 말한다
관조 스님 사진전 '깨우침의 빛'
승려 사진작가 1세대, 관조(觀照) 스님. 1980년 <승가1>이라는 작품집으로 아름다운 깨달음의 찰나를 담은 단아한 사진을 선보여 세상의 주목을 받았다. 스님은 생사로 이어지는 자연의 순리 속에서 그 내면의 풍경을 단아하고 고요하게 렌즈에 담아냈다. 스님의 사진은 국내 최초로 선(禪)수행자의 시각으로 사물을 바라본 명상사진이어서 더욱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사진을 본 모든 이들의 마음이 맑아지길 바란다”는 목적의식을 잊지 않으며 한길로 30년간 정진해온 관조 스님은 렌즈를 통해 무엇을 보고 말하고 관조(觀照)했을까?

5월 27일 오후 3시 경기도 양평 사진갤러리 와瓦wa에서 관조 스님을 만나 직접 들어보는 자리가 마련된다. 이번 만남은 관조 스님이 사진으로 보여준 당신의 명상세계로 초대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사진갤러리 와瓦wa에서는 이미 지난달 29일부터 ‘깨우침의 빛’ 관조 스님 초대전이 열리고 있다. 6월 5일까지 열리는 전시회에서는 스님이 지난 30년간 찍어왔던 명상사진 7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주목받은 사진 가운데 하나인 솔잎과 나뭇잎 사진. 스님은 가을비가 촉촉이 내린 어느 날 나무 밑 바위에 붙어있는 솔잎과 나뭇잎에서 윤회를 봤다. 왜 윤회일까. 솔잎과 나뭇잎이 싹으로 나왔다가 생을 다해 떨어지고 그것이 이제 거름이 될 모습이기에 그것은 바로 생과 사요, 윤회인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마치 고요한 산사에 든 것 같은 편안함과 봄날의 푸르름을 느낄 수 있는 사진들이 마련됐다. 소소한 자연에서 나뭇잎 하나, 풀잎 하나, 부처 아닌 것이 없다는 스님의 생각은 그대로 사진에 담겼다. 그래서인지 스님은 전시회에 ‘내 한마디 하고자 하니/ 생각을 끊고 대상에 대한 집착을 잊어라/ 일 없이 우두커니 앉았으니/ 봄이 오니 풀이 절로 푸르구나’라는 게송을 내걸어 나름의 관람포인트(?)를 제공한다.



1960년 지호 스님을 은사로 범어사에서 출가한 관조 스님은 선방에서 가부좌를 트는 대신, 사진을 수행이자 포교의 방편으로 정했다. 1978년부터 시작된 스님의 ‘사진 수행’은 동료 스님들의 생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면서 시작됐다. 그리고 2년 뒤인 1980년 첫 전시 ‘승가1’을 개최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스님들의 생활을 렌즈에 담아내던 스님은 세상만물이 모두 부처라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자연에 렌즈를 들이대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스님은 유려하지 않으나 시선과 마음을 잡아끄는 은은한 자연풍광과 함께 속세의 미려함보다는 깨달음의 맑음을 사진으로 표현했다.



부산 범어사에 머물고 있는 관조 스님은 <열반> <자연> <생, 멸, 그리고 윤회> <님의 풍경> 등의 사진집을 냈다. <가보고 싶은 곳 머물고 싶은 곳> <명묵의 건축> <사천왕> <한국의 꽃살문> 등은 사진과 함께 글도 실어 보는 재미를 더했다. 이 가운데 <한국의 꽃살문>은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한국의 아름다운 책 100권에 선정기도 했다.

“좋은 사진 한 장은 깨달음의 순간을 잡아채는 것”이라는 관조 스님을 만나러 이번 주말 떠나볼까. (031)771-5454
강지연 기자 | jygang@buddhapia.com
2006-05-23 오전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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