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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영문학자가 불교서정시 번역ㆍ출간
영남대 노저용 교수…문화ㆍ정서 간극 극복 비지땀
중견 영문학자가 근현대 불교 서정시인의 대표작품을 영문으로 번역한 책을 발간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영남대학교출판부)의 저자인 노저용 영남대 영어영문학과 교수.

노 교수는 지난 2002년부터 3년간 계간 <서정 시학>에 한국의 대표적인 근현대 시인 가운데서 불교적이거나 선적인 색채가 두드러지게 드러난 작품을 영역(英譯)해 연재를 했다.

이름만 들어도 친숙한 만해 한용운을 비롯해 김달진, 서정주, 조지훈, 오현 스님, 정현종, 고은, 황동규, 오세영, 이성선, 최동호, 조정권 등의 작품들을 집중 소개했다.

이번에 발간한 책은 <서정 시학>에 소개되었던 12명의 한국 대표 불교 작가들의 작품 가운데서 처음으로 번역한 112편을 단행본으로 역은 것이다.

“연재가 끝나고 다시 영역한 작품을 보았을 때 부족하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했습니다. 그래서 한편을 수백 번도 더 고쳤고 그러다 보니 퇴고 기간이 1년이 넘게 걸렸습니다. 그래도 아직까지 부족하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네요.”

노 교수는 그동안 경상북도의 문화재 안내판을 모두 영역했고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자문위원으로 영문 번역을 전담하는 등 번역에 있어서는 국내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전문가 중에 한명이다. 그러나 노 교수는 이번에 영역한 불교시가 평생동안 번역을 한 자신에게도 어려운 작업이었다고 토로했다.

“번역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불교 문화권과 영어 문화권의 언어와 사고방식이 달라 우리의 것에 상응하는 영어 표현과 어휘를 발견하고 찾아내는 일이었습니다. 어휘 자체도 그렇고 역사적 배경, 사상 등을 어떻게 외국인들에게 전달할지 항상 고민했고 그 과정은 하나의 도전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우리 문화 , 정서를 영어로 바꾸는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끔 바꾸는 작업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소개된 12명의 작품 가운데 노교수는 오현 스님의 ‘달마도’가 가장 번역하기 힘들었다고 한다. 불교적 지식이 부족했고 스님이 자신의 불교적 삶을 시로 노래한 작품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었다는 것. 다행히 고려대장경연구소장 종림 스님과 인연이 있어 며칠 동안 토론을 하면서 작품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었다는 일화도 소개해 주었다.

한국의 대표적인 불교 시인들의 작품을 영역한 5년여 동안 노 교수는 어머니를 떠나보낸 아픔을 겪었다. 독실한 불교신자였던 어머니가 살아 계실동안 효도를 다 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마지막으로 효도하는 길이 불교시를 잘 영역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책의 첫 페이지에 "어머니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To the memory of my mother Lim Gye-saeng, 1911~2003)"라는 헌정사를 쓰고 책이 발간되자마자 어머니 산소를 찾아가 책을 드렸다며 노 교수는 눈물을 훔쳤다.

1948년 경남 함양에서 태어난 노 교수는 부산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한 뒤, 서강대에서 석사를 마쳤다. 이후 도미해 보스턴 대학 대학원을 수료했고 올드 도미니언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저서로는 (1999, 영문판), (2003, 영문판) 등이 있고 역서로는 최초로 우리말로 번역 소개한 1992년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데릭 월콧(Derek Walcott)의 장편 서사시 <오메로스(Omeros)> 등 다수가 있다.
김두식 기자 | doobi@buddhapia.com
2006-05-13 오후 9: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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