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말은 무슨뜻이냐 하면 보화는 쓰면 다함이 있지만 충성과 효성은 누려도 다함이 없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니 여러분들도 나라를 사랑하고 부모님을 섬기는 마음을 항상 가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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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종 사찰인 백련사 교무부장 구암 스님이 아이들에게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명심보감>의 구절을 선창하고 있다. 법당에 모인 50여명의 아이들은 엄숙한 분위기에서 한문을 열심히 따라 읽으며 쓴다. 올해 처음 열린 미타사 한문학당에도 불자들뿐만 아니라 지역주민 1백여명이 참여할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이런 열기에 힘입어 최근들어 태고종 사찰에 한문학당이 속속 개설 되는 등 새로운 포교 수단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는 신문 잡지 등 매스컴이나 학교 교육 등에서 한자를 많이 사용하지 않은 사회적인 추세 때문에 한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줄어들어 이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사찰이 발벗고 나선 것이다.
미타사 정견 스님은 “요즘은 어린이 청소년들은 한자쓰기를 두려워 하며 학교 교육에서도 별로 중요시 여기지 않기 때문에 필요성도 잘 못느끼는 것 같다”며 “한자 교육이란 단순히 어학적인 지식만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예절 교육도 함께 받을 수 있어 어린이 청소년들의 인성 교육에도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한문학당을 열고 있는 사찰은 서울지역에 봉원사를 비롯해 법경사 및 백련사, 부천 연흥사, 군산 성흥사, 원주 미타사 등 일곱 사찰 정도다. 하지만 한문학당이 의외로 지역주민들에게 인기가 있고 포교효과가 있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7월 여름방학을 맞아 충주 동봉사 등 3~4개 사찰이 개설을 준비중이다.
실제로 한문학당 운영 사찰의 대부분이 1백여명이 넘는 수강생을 확보하고 있다. 어떤 경우에는 신청 마감이 빨리돼 수강생을 비교적 많이 받는 여름 방학 기간을 이용해 들어야 할 경우도 생긴다고 종단의 한 관계자는 귀뜸한다.
지난해부터 한문학당의 교재가 다양해진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기존에는 <천자문>이나 <명심보감> <사서삼경> 정도 였지만 이제는 <금강경> <법구경> 등의 불교경전을 교재로 사용하는 사찰이 생겨났다.
특히 홍은동 백련사는 10년째 지역주민들을 위해 한문 교육을 시킨다는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부터는 서대문구청의 지원으로 별도의 교재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대다수 한문학당이 올해 여름방학을 계기로 청소년 중심에서 탈피해 일반인들에게도 문호를 넓히고 있어 도심 포교의 새로운 포교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문학당 여는 태고종 사찰
봉원사 (02)392-3007
백련사 (02)302-0288
법경사 (02)3445-8604
연흥사 (032)348-6603
미타사 (033)342-3350
성흥사 (063)453-0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