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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종 종정 혜초 스님 결제 법어
"그대 마음속 생각의 저울대를 꺾고 오너라"
5월 12일 병술년 하안거 결제일을 맞아 태고종 종정이며 태고총림 선암사 방장 혜초 스님이 법어를 내렸다.

태고종 종정 혜초 스님.


다음은 법어 전문.


병술년 하안거 결제 법어
태고총림 선암사 방장 혜초(太古宗 宗)

春色漫然蒼萬物(춘색만연창만물)
蠢動咸靈生歡喜(준동함령생환희)
年年歲歲花相似(연연세세화상사)
歲歲年年人不同(세세연연인부동)

봄빛 가득하여 만물이 창성하니
생명가진 모든 것들 다 함께 기뻐하네.
해마다 피는 꽃은 변함없는 그 꽃인데
어찌하여 사람만은 세월따라 변하는가.


어느덧 병술년 하안거가 시작 되었습니다. 안거일이 되면 어떤 이는 인간의 본분사(本分事)를 해결하고자 용맹정진을 다짐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어떤 이는 어떻게 공부할 것인지를 몰라 걱정하는 이도 있을 것입니다.

현사(玄沙)선사는 복주 사람으로 어려서 낚시를 즐겨하여 어부가 되었다가 뒤 늦게 부용산 영훈(靈訓)스님께 출가하여 후에는 설봉(雪峰)스님의 법을 이은 중국의 고승입니다.

하루는 현사스님 문하에 들어온 한 젊은 스님이 물었습니다. "저는 이제 막 산문에 들어왔습니다. 선문(禪門)에 들어가는 길을 가르쳐 주십시오." 선사는 대답 대신 그에게 물었습니다. "저 골짜기에 흐르는 물소리가 들리느냐?" "예. 들립니다." "그 소리를 따라 가거라."

또 하루는 어떤 스님이 현사선사께 물었습니다. "온갖 글이나 문자는 모든 함정에 빠진다고 하니 함정에 빠지지 않는 길을 일러주시오."

선사가 대답하였습니다. "우선 그대 마음속에 있는 생각의 저울대를 꺾고 오너라. 그러면 말해 주겠다."

요즘 공부하는 사람들은 승속(僧俗)과 선교(禪敎)를 구분하고 진제(眞諦)와 속제(俗諦)를 나누어 진공(眞空)이니 가유(假有)니 생사(生死)니 열반(涅槃)이니 하는 이론에 치우치고 이것을 밝은 지식으로 착각하여 마음의 보배를 삼는 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참다운 진리는 말을 떠나고(眞理離言) 한쪽에 치우쳐선 통하지 않습니다(一邊不通). 고정관념을 떠나(離思辨) 머무는 곳이 없이(無所住) 얻는바가 없는(無所有) 지혜를 얻는 것이 진리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입니다.

오늘 안거에 들어가는 수행 납자들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두 쪽으로 나누어 헤아리는 마음의 저울대를 꺾는 일입니다. 이 저울대를 그대로 붙잡고 수행해본들 그것은 망상에 지나지 않습니다. 분별심의 저울대를 탁 꺾어버리고 골짜기에 흐르는 물처럼 무념무상(無念無想)의 상태에서 실상의 법칙에 따라 수행해야합니다. 그러면 봄날의 황사먼지가 천지를 뒤덮다가도 비가 와서 먼지가 씻겨 내려가면 대자연의 청명(淸明)한 본래의 모습이 속속들이 드러나듯 명각(明覺)의 거울에 부처의 경계가 나타납니다.

옛 조사의 금구(金句)를 일러 공부하는 이의 조도(助道)로 삼고자 합니다.

體道本無修 不修自合道(체도본무수 불수자합도)
若起修道心 此人不合道(약기수도심 차인불합도)
棄却一眞性 却入鬧浩浩(기각일진성 각입료호호)
忽逢修道人 第一莫向道(홀봉수도인 제일막향도)

도는 본래 닦을 것 없어 닦지 않으면 절로 도에 이르나니
도 닦는 마음을 일으키면 그는 도에 이르지 못하여
도리어 참 성품을 버리고 시끄러움에 들게 되나니
혹 도 닦는 이 만나거든 제일 먼저 도를 향하지 말라하라.

조용수 기자 |
2006-05-12 오후 2: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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