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종단 개혁으로 출범한 조계종 교육원. ‘전통과 시대의 요구를 어떻게 조화시켜 최상의 승가교육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시행할 것인가’를 화두로 출범한 교육원이 지난 10년간을 정리하고 이후 과제를 점검했다.
교육원은 최근 발간한 〈승가교육〉 제6집에서 ‘교육원 10년의 사업보고 및 총평’을 통해 기초(행자)교육의 경우 상설행자교육원 설립을 가장 근본적인 과제로 봤다. 이제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뛰어넘어 ‘어떻게’까지의 깊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
기본교육과정 과제는 공통 교과목 도입과 시행이다. 승가대학(강원), 중앙승가대, 동국대 불교대학, 기본선원 등 다양한 성격의 교육기관에서 최소한의 공통 교과목을 시행해 기본교육과정의 통일성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학의 체계적인 연구와 심화를 통한 수행가풍 진작을 위해 전문교육기관과 특수학교 등의 교육기관 증설도 필요하며 학림, 율원에 이어 선학연수원 설립 추진도 과제로 삼았다.
종단 차원의 교직자 자격 인정과 임명을 시행하고 이에 대한 연구비 지급 등 신분 보장을 통한 틀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종단 수행체계 연구와 간화선 대중화 방안 연구는 종단 정체성 확립과 종교적 경쟁력 확보에 관건이 되는 핵심사안이기 때문에, 종단 내 유일한 연구소인 불학연구소의 위상과 역할을 증대해야 한다는 진단도 내놓았다.
특히 연수교육과 관련, 현장 스님들이 원하고 시대와 사회의 변화에 앞서가는 질 높은 교육과정을 개발해야 하고, 중앙의 소집교육에서 자발적이며 소규모 단위의 현장교육 중심으로, 강의 위주의 교육에서 체험과 실습을 통해 교육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연수교육 정책 기조가 변화해야 할 시기라고 봤다.
뿐만 아니라 수요자(교육대상)의 교육 요구(니드)에 기초하고, 가르치기보다는 스스로 배우고 익히는 학습으로서의 교육내용과 방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교육내용과 과정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연수교육에 반영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의사소통 구조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지난해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교육원에서 실시한 각종 연수에 참여한 스님과 중앙종무기관 및 각종 교육기관 교역직 스님, 강원 학인스님 등 총 10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수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설문조사’ 보고서도 실려 눈길을 끌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연수 프로그램의 시대적 변화와 요구 반영도를 측정한 결과, 약 55% 정도만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유보적 평가는 32%, 부정적 평가는 13%로 학인이나 승랍 10년 미만에 속하는 젊은 스님 층에서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연수교육의 개선점으로는 △이론과 지식 중심의 교육 △강의 중심의 교육방법 △전문성을 갖춘 교수사 부족 △연수 시설의 결여 순으로 꼽았다.
연수교육 분야에 대한 선호도를 평가한 결과 △포교 및 신도교육 △사회복지 및 자원봉사 △설법 및 의사소통 △참선 등 제반 수행 △사찰관리 및 종무행정 분야 순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활용을 통한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다수의 스님들이 긍정적(78%)으로 생각했지만, 약 30% 정도의 스님들은 인터넷을 사용할 줄 모른다고 답했다. 인터넷 연수교육 참여 욕구를 묻는 질문에도 60% 정도만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했다.
향후 연수교육 방향과 기조에 대해서는 △포교, 문화, 사회, 복지 영역 확대 △체계적이고 질 높은 연수과정 개발 △소규모 현장 위주의 교육 △강의, 토론, 체험의 조화 △전문 교수사 확보 △수요자 중심의 교육 순으로 요구가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