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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차 뿌리, 고전에서 찾아요
서울 대구에 차문화고전 전문강사 육성과정 열려
“최근 차가 ‘웰빙식품’으로 떠오름에 따라 인터넷 등에는 차에 대한 정보가 넘쳐납니다. 하지만 차문화의 역사와 실체를 제대로 아는 이는 드뭅니다. 차 고전을 배우는 일은 우리 차문화의 뿌리를 찾아나서는 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차문화고전 전문 강사 육성과정이 5월 10일 서울역 뒤편에 자리 잡은 국어고전문화원 연구실에서 열렸다.


5월 11일 오전 10시, 서울역 뒤편에 자리 잡은 (사)국어고전문화원 사무실.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모여 앉은 이곳에서는 ‘차문화고전 전문 강사 육성과정’ 개강식이 열리고 있었다. 국어고전문화원과 원광대학교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이 프로그램은 차고전 전문 강사 양성을 목표로 2년간 진행된다. 그간 단체나 학회, 개인 등이 개설한 다서 강좌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전문 강사 육성을 목표로 교육을 진행하고 수료자에게 자격증까지 발급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강의를 맡은 윤경혁(75) 원장은 1970년대 후반부터 차문화에 관심을 가져온 차고전 연구가. 그동안 각종 차 잡지 등에 다서 해석을 연재하고 <다문화연보> <다소> <가도명천차>(이상 홍익재) 등의 다서를 펴냈다. 윤 원장이 고령에도 불구하고 서울과 대구에서 장기간의 강좌를 연 것은 ‘고전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서다.

“우리나라의 차문화 전통은 깊고도 유구합니다. 차문화는 우리의 정신문화의 근간이자 풍부한 예술활동의 근원이기도 했습니다. 임진왜란 이후 쇠퇴하기 시작한 우리 차문화는 조선과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듯 했지만, 1970년대부터 시작된 차문화 부흥 물결은 오늘날 1000만을 헤아리는 음다 인구를 양성하기에 이르러 제2의 중흥기를 맞았습니다.”

하지만 윤 원장은 현재의 차문화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우리나라 차문화의 역사와 뿌리를 연구하기보다 표피적이고 화려한 것에만 치중하는 현실이 걱정스러운 것이다.

“최근 급조된 중국다예와 차산업물 시찰 탐닉 그리고 사치스러운 차도구 탐닉 등 본래의 차정신과 어긋나는 풍조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전통문헌지식의 부재에서 나타는 것으로, 차 정신이 오롯이 담겨 있는 고전을 읽음으로써 올바른 차 정신을 세워보자는 뜻에서 강좌를 열게 됐습니다.”

차문화고전 전문 강사 육성과정을 개설한 윤경혁 국어고전문화원장.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전통을 배제하는 풍토가 학계 곳곳에 배어들었고, 이는 고전 더 나아가 ‘한문’에 대한 이해와 중요성을 망각하는 수준에 이르게 됐다는 것이다.

“차계도 예외는 아니어서, 대학원 석사 과정에서조차 다서를 제대로 가르칠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커리큘럼을 갖고 있지 못합니다. 고전에 바탕 하지 않고는 차문화 전통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계승할 수 없습니다.”

강좌는 일반인들을 위한 교양 수준이 아닌 다서를 가르칠 수 있는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 목적인만큼, <다경(茶經)> <동다송(東茶頌)> 등 60여 권의 다서와 600여 편에 이르는 다사(茶事) 자료 등을 원문으로 강독한다.

다서 원문을 읽기 위한 한자 독해 능력은 필수. 차생활 경력 5년 이상에 한자급수검증시험 3급 이상의 실력을 갖추어야 한다. 한자 능력이 기준 이하인 사람들은 수업 전 한문 수업을 따로 받아야 하며, 70세 이상이거나 20세 미만인 사람은 면접을 통해 적합성 여부를 가리게 된다. 하지만 윤 원장은 한자 실력보다 “어렵고 힘들고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진정한 차문화의 뿌리를 배워보고자 하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5월 10일 개강한 서울교육장 수업과 18일 개강하는 대구교육장 수업을 맡게 될 윤 원장은 “2년간의 수업으로 차고전을 모두 이해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고전을 혼자 공부할 수 있는 토대를 갖춘다는 마음으로 공부에 임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02)392-8551, www.mansidang.org

여수령 기자 | snoopy@buddhapia.com
2006-05-11 오후 3: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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