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지 두 번째 맞는 부처님오신날.
화재의 충격으로 얼떨떨하게 보내야했던 지난해 부처님오신날과 달리 낙산사와 신도들은 한결 여유를 찾은 모습이었다.
법요식이 열리는 보타전 뜰 아래쪽에서 어린이들에게 풍선과 솜사탕을 나눠주고, 얼굴에 보디페인팅을 해주는가 하면, 사찰 입구쪽에서는 자비연꽃배지와 컵으로 만든 연등을 방문객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복구의 움직임도 경내 곳곳에서 느껴졌다.
원통보전을 비롯한 인근 전각 터는 복원을 위한 발굴이 진행된 모습이었고, 불길에 녹아버린 동종 터에는 불자들의 정성 담긴 기와가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었다.
낙산사를 울창하게 감싸주던 소나무 숲이 있던 곳에는 작은 활엽수 묘목들이 버팀목에 기대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또 타버린 소나무 밑둥들 사이로 대나무가 퍼져가고 있었다.
공중사리탑(강원도유형문화재 제75호)에서 발견된 사리와 사리함이 발견됐다는 사실이 낙산사와 불자들에게 큰 힘이 됐을지도 모른다. 1683년 석겸 스님이 기도하는 도중 공중에서 떨어진 사리를 봉안(1692년)했다 해서 공중사리탑으로 불리는 이 부도를 해체보수하는 과정에서 사리 1과와 사리함 등이 나온 것이다. 단국대 정영호 석좌교수는 이 사리의 빛깔이 석가모니 부처님의 사리와 비슷하다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절망을 딛고 희망을 찾아가는 낙산사. 낙산사의 부처님오신날 풍경을 사진으로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