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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의료원불자회(회장 권혁운, 이하 경불련) 진료봉사팀은 지난해 6월 모 사찰의 스님 175명을 대상으로 한 무료진료 결과를 토대로 49%(79명)가 발목관절, 무릎관절, 요통, 어깨통증 등의 근골격계질환을 앓고 있으며 23%(40명)는 소화불량 등의 소화기계질환을 앓고 있다고 밝혔다.
의료진은 “한 사찰의 진료기록만으로 일반화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이 같은 현상은 무리한 참선 또는 참배나 생식 등의 ‘거친 생식’을 위주로 하는 식습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 밖에도 신경계질환 12명(7%), 허약 8명(5%), 호흡기계 7명(4%), 비뇨기계 6명(3%) 등의 질환을 앓고 있으며, 고혈압(경계성 고혈압 포함 49명)이 저혈압(36)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혈당치는 67%가 정상으로 나왔으며, 당뇨 기준에 해당하는 고혈당은 10%(18명)였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의료진은 “참선 시 가부좌를 취할 때 척추에 부담을 덜어줄 수 있도록 방석을 5cm 정도 높이고, 일정 시간 참선 이후에는 몸을 서서히 움직이는 동작을 통해 근육을 이완해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또한 소화기장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지나친 생식 위주에서 벗어나 소화흡수가 잘 되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고 말한다.
스님들에게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차도 지나치게 많이 마시지 말고, 자신이 마시는 차가 체질에 맞는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고혈압의 경우 본래 혈압이 높은 본태성고혈압이 주원인인 것으로 의료진은 해석했으며, 저혈압 환자의 경우 호두, 잣 등의 식물성 지방을 많이 섭취할 것을 당부했다.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김덕곤 교수는 “30분 정도 참선한 후 5~10분간 근육을 이완시켜주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실제 참선 과정에서 이를 실천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 수행자를 위한 건강 지침이 마련되어야 하며, 스님들도 정기적이고 적극적인 건강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경불회 진료봉사팀은 스님들을 위한 무료 진료와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찰을 대상으로 한 봉사활동을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