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일 강금실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와 같은 당 김근태 최고의원이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을 예방했다. 하루 전인 2일에는 오세훈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김종철 민주노동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관 스님을 만났다. 열린우리당 진대제, 한나당 김문수 경기도지사 후보도 일찌감치 다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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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저마다 불교계와의 인연을 내세우면서 불심의 지지를 얻으려 하고 있다. 달라진 불교계의 위상을 보여주는 사례라고는 하지만 하루에도 서너 명씩 무시로 찾아오는 정치인들을 일일이 응대하는 총무원의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특히 진지한 고민과 준비 없이 정치인들의 홍보용 ‘사진찍기 예방’이 계속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총무원장 지관 스님도 찾아오는 후보들 마다 문화와 종교에 대한 정책적 지원 확대를 요구하는 한편으로 “최선을 다하라”는 의례적인 격려로 중심잡기에 고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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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기획국장 성묵 스님은 “유력 정치인의 예방을 거부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면서 “그러나 불교계가 자칫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지지한다는 오해를 사지 않도록 실무자들도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계종 중앙신도회 최연 사무총장은 “선거철만 되면 유력 후보들의 뒤를 따라다니는 스님이나 불자들의 행태가 더 이상 반복되지 말아야한다”면서 “오히려 종교인들이 정치인들을 계도하고, 사회나 불교계가 필요로 하는 것을 당당히 요구하는 자세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 처음 지방의원의 유급제와 기초의원의 정당공천제가 도입되면서 선거분위기가 일찍부터 과열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불교, 천주교 등 7대종단지도자들의 모임인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공동대표의장 지관)는 5월 9일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를 당부하는 대국민호소문을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