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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 쓰면 '가고싶은 법회' 만들 수 있다
[봉축특집]어린이 마음 부처님 마음
그동안 어린이 법회의 활성화를 위해 많은 논의들을 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대안이 필요하다’ 거나 ‘문제가 많다’ 거나 하는 상투적인 진단은 하지 말자. 어디서부터 변화를 찾아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모델로 부산 홍법사 어린이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어린이 포교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대책을 모았다.


‘놀토’ 홍법사는 아이들 세상

부산 홍법사(주지 심산)는 아이들 세상이다. 매월 2회 실시되는 주5일 수업제 토요휴업일에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마련해 홍법사를 찾는 아이들이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비가 내린 22일, 4월의 마지막 ‘놀토’에는 150명의 아이들과 부모들이 홍법사를 찾았다. 비 때문에 야외에서 하는 활동이 어려워지자 활용 가능한 홍법사의 공간이 모두 아이들 차지가 됐다. 심산 스님의 방도 독서토론 활동을 위해 내놓았다. 염색 교실, 영어연극, 종이접기, 선무도, 요리교실 등의 프로그램이 모두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전문 강사진의 지도를 받으며 진행됐다.

부산 흥법사가 토요휴업일에 진행하는 체험학습프로그램은 교육과 포교 효과가 높아 어린이들의 참여가 갈수록 늘고 있다. 현대불교신문 자료사진.


또한 둘째 주에는 생활 속 다양한 과학 현상을 실험해보는 과학교실과 직접 식물을 키워보는 어린이 원예교실이 마련돼 인기가 높다. 특히 장전중학교 박향숙 교사의 지도로 진행되는 과학교실에는 박 교사의 제자들이 동생들의 과학교실 도우미로 나서 어린이 포교 뿐 아니라 중고등부 포교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보이고 있다.

엄밀히 말해 ‘놀토’는 어린이법회가 아니다. 그러나 홍법사의 ‘놀토’를 들여다보면 어린이법회의 ‘대안’이 될 만한 요소들을 발견할 수 있다. 우선 홍법사의 ‘놀토’ 현장은 재미있다. 아이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원하는지를 설문을 통해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그 요구를 충족시켜줌으로써 홍법사는 아이들이 가고 싶어 하는 곳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따라 부모들도 홍법사를 찾고 있다.

둘째, 홍법사 프로그램은 가족들이 함께 할 수 있다. 요리, 염색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부모 참여 수업으로 아이들이 직접 만든 것을 나눠 먹고 집으로 가져감으로써 활동에 대한 보람도 크다.

셋째, 홍법사의 ‘놀토’에는 홍법사 어린이회 자모회의 활동이 두드러진다. 어린이법회에 나오는 아이들의 엄마로 구성된 20~30명의 자모회는 어린이법회뿐 아니라 ‘놀토’ 활동의 도우미로 적극 나서고 있다. 프로그램 도우미는 물론 공양과 간식 준비, 배식 등에서 없어선 안 될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부모가 최고의 어린이 포교사요 후원자임을 잘 보여준다.

넷째, 자원봉사자로 이뤄진 전문 강사진이 확보돼 있다. 정혜경 부산정보대 토익강사, 박향숙 장전중 과학교사, 모만호 동서대 사회교육원 강사, 박현주 한국종이접기사범과 원통 스님 등이 재미있고 유익하게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다.

다섯째, 잘 가꿔진 드넓은 농원이 포교 공간으로 부족함이 없다. 도심에서는 접할 수 없는 숲과 나무, 흙이 홍법사를 찾는 가족들에겐 휴식처가 된다. 건물 신축이 제한돼 공간 확보에는 어려움이 많다. 이는 대부분의 사찰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으로 아이들이 마음 놓고 뛰어놀 공간이 없다는 것이 사찰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이기도 하다.

그러나 홍법사는 인근 학교 운동장을 빌리거나 기존의 공간을 짬지게 활용함으로써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해가고 있다.
이처럼 홍법사의 ‘놀토’엔 재미, 전문성을 갖춘 지도교사, 자모회의 후원, 공간 등 침체돼가고 있는 어린이법회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희망적인 요소가 다분하다. 무엇보다 어린이포교에 대한 스님의 변함없는 의지가 가장 큰 ‘희망’이 되고 있다.


어린이 포교 ‘희망 만들기’

▶ 우리들 공간 만들어 주세요!

아이들이 교회에 가는 이유는 악기를 배울 수 있다거나,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서이다. 아이들을 위한 분리된 공간을 별도로 마련한 교회에서 다양하게 제공하는 프로그램들이 신앙심과는 별개로 아이들의 발걸음을 교회로 이끄는 것이다.

이 점에서 홍법사의 ‘놀토’는 상당 부분 교회적 방식에 접근해 있다. 그러나 아직 공간 확보에서는 한계가 분명하다. 대부분의 사찰들은 기도공간에 치중한 불사로 아이들, 학생, 신도들이 기도와 수행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마음 편히 머물 공간이 드물다. 어린이 포교의 미래를 담보하기 위해서는 불사의 개념부터 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이유다.

최근 50평 규모의 어린이문화회관을 건립한 천안 한암사를 눈여겨봐야 한다. 어린이문화회관은 어린이들이 뮤지컬공연을 펼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어머니들의 문화공간, 노인대학 등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향후 사찰의 불사에서 어린이나 중고등학생들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일은 포교와도 직결된다는 점에서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 선생님이 없어요!

“커서 주일학교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주일학교에 나오는 아이들 중 많은 아이들이 이런 꿈을 간직하며 자란다. 그것은 주일학교 선생님이 교회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교회에서 주일학교 교사를 존중하고 대우하는 분위기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어린이법회의 경우, 교사는 자주 바뀌고 경험이 많은 지도자들마저 자신이 속한 개인 사찰의 법회에 연연해 전체적인 법회 발전에 기여하지 못한다. 사찰별이나 종단차원에서 지도자의 위상을 높이고 인식의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

어떻게 하면 커서 어린이법회 선생님이 되고 싶어하는 아이들이 많아질 수 있을지 사찰의 주지 스님이나 종단의 포교 관계자들은 깊이 고민해야 한다.


▶ 법회 자료가 필요해요!

법회를 열고 싶은데 선생님은 없고, 스님이라도 한번 해보자하는 마음에 용기를 냈다. 그러나 막상 처음 법회를 열려고 하면 참고할만한 법회 자료를 찾기가 쉽지 않다. 20년 동안 어린이포교 현장에서 활동해온 사단법인 동련의 경우도 그간의 노하우를 모아 법회자료집을 만들고 싶어도 재정이 없어 만들지를 못하는 실정이다. 종단차원에서 10년째 동결된 어린이포교 예산을 증액하고, 사단법인 동련을 신도단체가 아니라 포교단체로 분류해 지원한다면 묘안이 나오지 않을까.


▶ 종단의 어린이포교 의지, 보여주세요!

종단의 포교원내에 어린이포교 전담 기구가 없다. 때문에 어린이포교 관련 프로그램 연구, 개발, 지도자 양성 등을 조직적, 체계적으로 기대할 수 없다.

또한 스님들을 대상으로 전문성을 담보할 만한 포교전문화 교육이 없어,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채로 스님들은 모든 포교 분야에 전처후로 대응해야 한다. 이래서는 포교의 전문성을 기대할 수 없다.

교육원 차원에서 어린이포교의 전문성을 익히고 논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하는 이유다. 템플스테이사업단처럼 어린이포교를 위한 어린이포교전진사찰 지정 등 종단 차원의 어린이포교 매뉴얼을 마련, 그 기준에서 조금이라도 향상되는 사찰을 지원하는 시스템이 가동된다면 힘들게 어린이포교를 이어온 사찰에 힘이 될 것이다.

본말사의 어린이법회 의무화도 종단차원에서 하루바삐 추진해야 한다. ‘부처님 마음, 어린이 마음’이라는 표어가 무색하지 않도록 하는 길, 종단의 의지에 달렸다.

■토요휴업일 사찰체험을 실시하고 있는 곳
지역 기관 대상 프로그램 전화번호
서울 법륜사 초등학생 축구교실 (02)733-5322
파라미타청소년협회 중,고등학생 참선, 사찰체험, 문화재탐방 활동 등을 즐길 수 있는 청소년 (02)723-6165~6
문화존을 매주 토요일 종로구 우정공원에서 개최
목동청소년수련관 중,고등학생 세계민속문화체험 (02)2642-1318
삼전종합사회복지관 초등학생 둘째주 토요일 공부와 오락, 넷째주 토요일 야외 활동. (02)421-6077
5월 등산, 6월 롯데월드, 7월 야외수영, 8월 영화관람, 9월
어린이미술관, 10월 소풍, 11월 연극관람 및 눈썰매장 등. 무료
경기 한솔종합사회복지관 중,고등학생 장애인과 여가활동 함께 (031)716-4215
대전 녹야원 초등학생 매달 마지막 주 주말에 1박2일로 템플스테이. 전래놀이, 찬불가 배우기, (042)824-0801
야외활동 등 다양한 매월 달라지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
부산 홍법사 초,중학생 선무도, 영어연극, 톡서토론, 과학, 요리, 종이접기, 원예체험학습 등의 (051)508-0345
및 학부모 프로그램 운영. 초등학생과 중학생 및 학부모 모두 대상으로 한다.
관음사 초등학생 고전무용, 국악, 댄스 스포츠, 사물놀이 등 (051)294-9300
여여선원 초,중학생 선 체조 (051)853-5486
삼광사 초,중학생 웰빙 다도교실 (051)808-7111
통도사포교원 초등학생 합창 및 발성법 익히기 (051)816-2241
금정포교원 초등학생 등 만들기, 숲 체험 활동, 전래놀이 (051)331-0607
금천선원 초,중학생 마음 속 자연 물들이기, 가족영화, 등 만들기, 합장주 만들기, 뮤지컬 (051)516-6001
및 학부모 체험, 동화구연, 템플스테이 등
미룡사 초등학생 다도예절 배우기 (051)404-4300
내원정사 초등학생 내가 만드는 특별한 요리, 풍선아트 배워보기, 가족과 야외나들이, (051)264-9033
액세서리 만들기, 칼라믹스 등
감로사 초등학생 댄스 스포츠, 칼라믹스, 마술교실, 테마극장 (051)628-6739
우곡선원 초,중학생 선 기공 체조, 명상실습, 집중력 기르기, 전통놀이, 창의력 기르기 (051)740-6288
영주암 초등학생 명상을 통한 참다운 나 찾기 (051)754-2210
안국선원 중,고등학생 창작 연극반, 요가와 명상 (051)513-4370
구미 불로사 초등학생 가야금, 음악, 영화보기 등 (054)453-7424
진해 대광사 초등학생 건강요가, 사물놀이, 주산, 서예, 명상, 생활다례, 독서지도, (055)545-9595~6
숲 체험활동, 사찰체험, 문화유적 답사, 달마도 그리기
천미희 기자 | mhcheon@buddhapia.com
2006-05-02 오후 11: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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