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 내가 병원에 근무할 때만 해도 ‘아토피’라는 질병이 이 정도로 사회문제가 되진 않았다. 최근엔 아이의 아토피 때문에 밤잠을 설치고, 좋다는 처방은 다 써보지만 결국 치료하지 못하고 외국으로 이민을 가는 사람도 늘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이민만이 최선의 선택일까?
나는 아이들 먹을거리의 해법을 사찰음식에서 찾고자 한다. 자연의 섭리를 거슬렀다고도 표현할 수 있는 5백(白), 즉 흰쌀과 흰 설탕, 흰 소금, 흰 조미료, 흰 밀가루를 사용하지 않는 사찰음식을 통해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고자 하는 것이다. 이 다섯 가지의 정제된 재료는 우리 몸에 필요한 칼슘, 미네랄 등을 빼앗아가는 것은 물론 면역기능도 떨어뜨린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그렇기에 더욱 이런 다섯 가지 ‘달콤함 유혹’에서 우리 아이들을 구해내야 한다.
트랜스지방과 높은 열량, 색소 등으로 버무려진 패스트푸드도 마찬가지다. 나 역시 부처님법과 사찰음식을 공부하기 전에는 패스트푸드를 많이 먹었다. 그러나 사찰음식을 접하면서 몸이 가벼워지고 건강해지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고 꽃가루 알레르기도 사라졌다.
문제는 부모다. 유해한 식품들 사이에서 올바른 먹을거리를 선택하는 일도 쉽지 않고, 직접 만들어주는 것도 만만치 않은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리법도 간편하고 자연의 재료를 그대로 활용하는 사찰음식 조리법으로 아이들 간식을 준비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우리 아이를 먹을거리 공포에서 구해내는 것은 돈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 못난이 콩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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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찹쌀가루 1컵, 멥쌀가루 2컵, 죽염 약간, 삶은 검정콩 1컵, 백년초 가루 1작은술, 단 호박가루 1작은술, 참기름 약간
1. 찹쌀가루와 멥쌀가루는 볼에 넣어 손으로 골고루 섞은 다음 죽염을 넣어 고운 채에 한 번 내린다.
2. 찹쌀가루와 멥쌀가루를 따끈한 물로 익반죽한 후 백년초와 단호박 가루를 각각 넣어 반죽한다.
3. 반죽된 각각의 재료는 손으로 많이 치댄다.
4. 한 입 크기로 반죽을 뗀 후 삶은 검정콩을 섞어 동그랗고 길쭉한 모양으로 빚는다.
5. 김이 오른 찜 솥에 살짝 쪄 준 후 참기름을 발라서 완성한다.
<맛내기 포인트>
인공색소가 아닌 천연 재료를 이용해 색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 찹쌀과 멥쌀가루를 익반죽을 해야 쪄낸 후 쫄깃쫄깃하다. 아이와 함께 떡을 빚으면 창의성도 길러지고 정서적 안정감도 느끼게 된다.
□ 떡볶이 그라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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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떡볶이 떡 12개, 모짜렐라 치즈 1컵, 고추장 1/2작은술, 토마토케첩 3큰술, 양송이 2개, 청색피망 1/2개, 빨강피망 1/4개, 황설탕 1작은술, 다진 대파 1작은술, 녹차기름약간
1. 떡볶이는 따뜻한 물에 불려서 물기를 뺀 다음 녹차 기름에 살짝 볶아준다.
2. 양송이는 다진 다음 다진 대파와 함께 녹차기름에 볶아준 다음 고추장과 토마토케첩에 황설탕을 넣어 볶아 소스를 만든다.
3. 청색 피망과 빨강 피망은 네모난 모양으로 자른다.
4. 볶은 떡볶이를 소스에 버무려준다.
5. 그라탕 용기에 버무린 떡볶이를 담고 모짜렐라 치즈를 골고루 뿌려준 다음 두 가지 색 피망으로 장식한다.
6. 200℃로 예열된 오븐에서 7분 정도 가열하면 노릇하게 구워진다.
<맛내기 포인트>
피자를 좋아하는 요즘 아이들에게 집에서 손쉽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간식이다. 백년초, 단호박, 녹차, 잡곡 가루 등으로 반죽한 떡볶이 떡을 준비한다면 좀 더 색다른 떡볶이가 된다.
□ 호두 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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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머핀 가루 300g, 녹차기름 50ml, 깐 호두 3큰술, 채수 70ml
1. 반죽그릇에 양파, 무 등을 넣고 끓인 채수를 넣고 거품기로 알갱이가 없도록 가볍게 한 방향으로 가루를 풀어준다.
2. 녹차기름을 넣고 다시 저어준다.
3. 호두를 넣어서 주걱으로 섞는다.
4. 일반 머핀 컵이나 주물 냄비 등을 이용해 190도로 예열된 오븐에서 20분정도 굽는다.
<맛내기 포인트>
머핀 가루를 반죽할 때는 일반 우유 대신 저지방 우유를, 식용유 대신 녹차기름을 사용한다. 계란은 넣지 않는 것이 좋다. 호두는 두뇌발달에 도움이 되는 오메가-3 지방산이 포함되어 있어 아이들 간식으로 적합하다.
□ 오렌지 병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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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오렌지 5개, 식용장미 3송이, 레몬 1/2개, 화이트와인 1컵, 사이다 1컵, 황설탕 1작은술, 진공병1개
1. 화이트와인과 사이다 그리고 설탕을 넣어서 설탕이 녹을 때가지 끓여준다.
2. 끓기 시작하면 불을 끄고 레몬을 듬성듬성 썰어 넣어주고 식용장미 잎을 떼어 넣어 냉장고에서 충분히 식혀 로즈워터를 만들어 준다.
3. 오렌지는 원형으로 껍질을 제거한 후 편으로 3~4조각 잘라준다.
4. 진공병을 뜨거운 물에 세척해 물기를 완전히 뺀다.
5. 로즈워터가 식으면 레몬과 장미꽃잎을 건져내고 준비된 병에 자른 오렌지를 넣고 만들어진 로즈워터를 부어 뚜껑을 닫으면 완성된다.
<맛내기 포인트>
화이트와인은 불에서 가열할 때 알코올이 날아가므로 아이들 간식 재료로도 적합하다. 오렌지 대신 복숭아나 딸기 등 신선한 과일이라면 무엇이든 통조림으로 만들 수 있다.
□ 야채튀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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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빨강ㆍ노랑 파프리카 1개씩, 청피망 1개, 쑥갓 3줄기, 깻잎 2장, 콜리플라워 약간, 빵가루 1컵, 녹말물 1/2컵, 유기농 밀가루 약간, 포도씨유 5컵, 소스(겨자 1작은술, 식포 2큰술, 배즙 1큰술, 설탕 1/2작은술, 다진 대파 약간)
1. 파프리카와 피망은 원형으로, 콜리프라워는 줄기로 자른다. 쑥갓 깻잎은 씻어 물기를 뺀다.
2. 준비한 야채를 밀가루, 녹말물, 빵가루 순으로 옷을 입힌다.
3. 160~180℃ 정도의 포도씨유에 야채를 넣고 빠른 시간에 튀겨낸다.
4. 소스 재료를 섞어 소스를 만들고, 튀김을 담아 함께 낸다.
<맛내기 포인트>
포도씨유로 튀김을 할 때는 160~180℃ 정도가 적당하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재료를 넣으면 기름의 온도가 내려가 바삭해지지 않으므로 재료를 여러 번에 나누어 튀긴다.
□ 오미자 수박화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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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수박 1/4통, 오미자 2큰술, 배 1개, 꿀 3큰술, 타임허브 잎 2개, 황설탕 1큰술, 생수 8컵
1. 오미자를 깨끗이 씻어 생수에 하루 정도 담가둔다.
2. 오미자를 건져내고 물은 냉장고에 보관한다.
3. 수저나 스쿠퍼(과일을 동그랗게 퍼내는 조리기구)로 수박을 먹기 좋게 파낸다.
4. 배는 나박썰기한 후 설탕물에 담가둔다.
5. 오미자 우린 잎에 수박과 배, 꿀을 넣고 타임허브 잎을 띄워 마무리한다.
<맛내기 포인트>
오미자는 생수를 넣어 우려야 떫은맛이 없어진다. 꿀은 기호에 따라 첨가하고 허브 잎을 띄우면 청량감을 높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