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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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10종 대원 세우고 실천해야”
한암대종사 월정사 수행학림 여섯번째, 혜남 스님 화엄학림 강의
통도사 전계사 혜남 스님은 4월 22일 열린 ‘한암대종사 수행학림’ 중 ‘화엄산림’에서 〈화엄경〉 39품을 보현보살의 10종 대원(大願)을 중심으로 법문했다. 혜남 스님은 〈화엄경〉을 크게 네 단락으로 나눈 뒤 신해행증(信解行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공양은 옷 향 등 과일 공양도 있겠지만 더 좋은 것은 경전에 설한 그대로 수행하는 것”이라며 “참선수행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근기에 따라서 염불할 사람은 염불하고, 주력할 사람은 주력하고, 기도할 사람은 기도하는 것도 훌륭한 수행법”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혜남 스님의 법문을 요약 정리한 것이다.


보현보살의 10종 대원
① 모든 부처님을 예배하고 공경하기
② 부처님 찬탄하기
③ 널리 공양하기
④ 업장 참회하기
⑤ 남의 공덕 기뻐하기
⑥ 설법 청하기
⑦ 부처님이 세상에 오래 계시길 청하기
⑧ 항상 부처님따라 배우기
⑨ 중생을 수순하기
⑩ 모든 공덕을 널리 회향하기

화엄경을 전체 네 단락으로 나누면 신해행증(信解行證)입니다. 신(信)이란 바른 믿음, 믿음이야 말로 도의 으뜸이고 공덕의 어머니입니다. 우리도 부처님과 법, 스님을 믿는다. 귀의한다고 그럽니다. 이 삼귀의는 믿음의 표시입니다. 믿음이 있어야 올바른 이해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또 안다면 바로 실천해야 합니다. 말로만 그럴듯하면 안 됩니다. 언행이 일치하지 않은 사람은 믿을 수 없습니다. 결국 바로 믿고 알고 실천하면 우리도 부처님이 될 수 있습니다.

혜남 스님


〈화엄경〉의 주인공은 문수와 보현입니다. 문수는 지혜고 보현은 실천입니다. 이 문수와 보현을 합치면 바로 부처님입니다. 〈화엄경〉을 설하는 부처님은 39품 가운데 2품만 하고 다른 것은 다 보살이 설합니다. 그 대표보살이 보현과 문수입니다. 입법계품의 주인공은 문수보살입니다.

물질적인 재산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재물은 왔다가 가는 것입니다. 정말 보배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하는 것, 위없는 깨달음을 구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영원한 보배입니다.

삼천대천세계 가득한 칠보를 보시하더라도 경전 한 구절을 수지독송한 것만 못합니다. 물질적인 것에 집착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그것때문에 지혜의 눈을 멀게 할 수도 있습니다. 선재는 재물을 다 버리고 구도의 행을 갔습니다.

출가에도 네 가지가 있습니다. 마음과 몸이 같이 출가하는 것이 진짜 출가입니다. 몸은 출가했지만 마음은 출가하지 못하면 가짜 스님입니다.

어떤 부류의 사람은 몸은 출가하지 않았지만 마음은 출가한 사람도 있습니다. 스님 이상으로 존경받는 인도의 유마거사, 승만부인, 중국 방거사 등이 그런 사람들입니다. 마지막으로 몸도 마음도 출가하지 않은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속세에 인연이 있어서 그렇게 된 것입니다.

미륵부처님도 53선지식에 들어갑니다. 미륵부처님이 선재를 만나 손가락을 튕기는 순간 선재동자가 미륵누각에 들어가게 됩니다. 미륵누각을 구경하는 사이 신비한 종교체험을 하게 되는데 여태까지 법문 들은 것을 잊어버리게 됩니다. 그래서 최초 발심시킨 문수보살에게 다시 가라고 합니다. 박사학위를 받으려고 하는데 초등학교부터 다시 갔다 오라는 격입니다. 그러나 선재동자는 낙담하지 않고 다시 문수보살을 친견하려고 하니 그때 문수보살이 감동해 좋은 가르침을 주고 마지막으로 소개한 사람이 보현보살입니다. 이 보현보살이 〈화엄경〉 법회 마지막 법문을 합니다.

부처님의 공덕을 성취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실천행입니다. 보현행을 실천해야 부처님의 지위에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 첫째가 예경입니다. 모든 부처님을 예배 존경하라는 것입니다. 여래출현품은 여래가 세상에 출현한 것입니다. 이 여래는 석가모니 부처님 한 분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일체중생이 모두 부처님의 성품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여래출현품(如來出現品)에 유명한 얘기가 있습니다. 비유컨대 한 티끌을 파괴시켜 그 속에서 삼천대천세계 경전을 끄집어낸다는 것입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중생의 허망한 한 생각 그것을 깨트리면 그 속에 여래의 무량한 지혜가 나온다는 것입니다.
즉 중생의 허망한 생각을 버리면 그 자리가 바로 부처님이라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칭찬여래입니다. 여래를 칭찬하라. 부처님을 칭찬하고, 모든 사람들의 좋은 점만 칭찬하라는 것입니다.

혜남 스님의 법문을 적고 있는 불자들


세 번째는 널리 공양을 올리라는 것입니다. 공양은 옷 향 등 과일 공양도 있겠지만 더 좋은 것은 경전에 설한 그대로 수행하는 것입니다. 경전에 말씀하기를 삼천대천세계 가득한 칠보를 공양올리더라도 경전 한 구절을 제대로 읽고 알고 수행하는 것만 못하다고 했습니다.

또 목숨을 바치더라도 미진수겁을 지날 때까지 경전 사구게 하나를 수지 독송하는 것만 같지 못하다고 했습니다. 참선수행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근기에 따라서 참선할 사람은 참선하고, 염불할 사람은 염불하고, 주력할 사람은 주력하고, 기도할 사람은 기도하고, 경을 읽는 것도 훌륭한 수행법입니다.

네 번째는 업장을 참회하는 것입니다. 잘못이 있을 때 참회하면 새롭게 됩니다. 사람 몸을 받은 사람이 착한 일만 할 수는 없습니다.

그 다음 중요한 것이 수희공덕(隨喜功德)입니다. 남 잘되는 것 보고 덩달아 좋아해야 합니다. 그러면 공덕 지은 사람에 버금가는 공덕이 됩니다. 남 잘 되는 것을 보고 배 아픈 사람은 죄를 짓는 것입니다.

그 다음은 법륜(法輪) 굴리기를 좋아해야 합니다. 우리도 항시 법문 들을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법문 들을 때는 마음을 텅 비우고 초심을 가져야 합니다. 법문 들을 때는 백천 갈래의 물길이 태양빛을 그대로 물속에 비추듯 마음을 깨끗하게 해야 합니다. 선입견을 갖지 말고 들으면 어려운 법문도 마음에 와 닿을 때가 있습니다.

또 좋은 스승을 만나야 합니다. 가장 좋은 스승은 바로 부처님, 보살, 선지식입니다. 그 다음 중요한 것은 항상 부처님을 따라 배우는 것입니다.

부처님은 스승이기 때문에 부처님 말씀대로 말하고, 생각한대로 생각하고, 행동한대로 행동하게끔 발원해야 합니다.

마음이라는 것은 만 가지 경계를 따라서 굴러가게 돼 있습니다. 굴러가지만 본래 불성자리는 변하지 않습니다. 바다가 아무리 사나워도 바다 밑은 그대로입니다.

우리 마음이 경계를 따라 흘러가더라도 본래 마음자리는 변하지
않습니다. 그 흐름을 따라 본성을 알게 되면 기뻐할 것도 근심할 것도 없게 됩니다.

고통 받는 중생들을 보고 연민심을 일으켜 ‘중생을 건져야 한다’는 원력을 세워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혜가 있어야 합니다. 이는 보리심을 성취하는 것입니다. 보살은 중생으로 인해서 연민심을 일으키고, 이로 인해 보리심 일으키고, 보리심으로 인해 무상정각을 이룹니다.

사홍서원만은 항상 지켜야 합니다. 성불할 때까지 변함없겠다는 서원을 세워야 합니다. 과거 모든 부처님도 사홍서원에 의해서 성불했고 미래의 부처님들도 이를 통해 성불할 것입니다. 현재 수도하는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치는 것을 회향이라고 하는데 본래 회향의 뜻은 지금까지 하던 것을 딴 곳으로 방향을 돌린다는 것입니다. 첫째 중생회향입니다. 지금까지 나 혼자만 잘되려고 했지만 모든 중생에게 돌리는 것입니다. 그 다음 보리회향입니다. 지금까지는 욕심 부리기 위해 했지만 깨달음을 얻기 위한 쪽으로 돌린다는 것입니다. 회향과 발원은 비슷한 말입니다. 불국토를 발원하는 것이나 개인에 집착하던 것을 대중의 지혜쪽으로 회향하는 것은 같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선재동자와 같이 열 가지 모두 원력을 세우고 실천해 봅시다.

평창 월정사/정리=남동우 기자·사진=박재완 기자 |
2006-05-02 오전 9: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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