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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9일 금강산 문화회관에서는 남과 북 연주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윤이상’을 연주하고 ‘윤이상’을 노래했다.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기원해왔던 윤이상 선생의 소원이 작게나마 이루어진 자리였다. 그래서 음악회의 소제목은 ‘용의 귀환’. 상처 입은 용이 두 쪽으로 갈라진 조국이나마 다시 돌아와 심금을 울리는 음악으로 귀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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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회 1부는 음악평론가 장일범씨의 사회로 남측 연주자들의 음악이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TIMF앙상블이 연주한 파헬벨의 ‘캐논’,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이 선보인 윤이상 가곡 ‘편지’ ‘추천’ ‘남도아리랑’ 등이 울려 퍼졌다.
2부는 북측 소개자 최성화의 진행으로 평양윤이상관현악단이 윤이상 가곡 ‘고풍의상’ ‘달무리’ ‘협주적 단편’ 등을 선보였다. 전체 60여명의 단원 가운데 20여명이 이번 음악회에 참여했다. 우리나라에서 주최하는 공식 자리에 처음으로 나와 그동안 갈고 닦은 세계무대에서 인정받았던 실력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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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민요복창 ‘금강산 타령’ ‘토장의 노래’ 등은 흥겨운 가락에 관객들이 모두 박수를 치며 즐거워했다. 북측 남성가수의 신나는 노랫가락에 ‘앙코르’ 요청까지 쇄도해 군밤타령까지 덤으로 들려주며 무대를 내려갔다.
2부의 하이라이트는 윤이상 선생의 난해한 현대음악을 맛볼 수 있는 소관현악 ‘협주적 단편’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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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관현악 ‘협주적 단편’은 끊어질 듯 끊어질 듯 이어지는 선율이 감미롭다기보다 섬뜩한 전율을 선사했다. 고뇌하는 인간의 내면적 혼란과 격동을 불러일으키는 듯한 강한 음색, 자지러지는 현악과 관악의 조화로운 선율은 뇌리에 깊게 박히는 무언가를 남겼다.
곡의 중반부에 들어서면 목탁소리처럼 리듬감 있게 두들겨지는 타악기의 소리를 신호삼아 현의 튕김으로 분위기가 반전된다. 그리고 다시 끊어질 듯 이어지는 음들은 이상 시인의 시를 떠올리게 하는 난해함을 품는다.
‘다시 만납시다’를 노래하며 끝을 맺은 윤이상음악회는 관객들 모두에게 훈훈한 감동과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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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철 윤이상평화재단 사무처장은 “이번 금강산 음악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계기로 앞으로 개성, 평양 등에서도 음악회를 열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혀 남북 연주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윤이상’을 한 마음으로 연주할 그 날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