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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이상 선생의 미망인 이수자 여사가 남측 기자단과 첫 공식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가슴에 응어리졌던 피맺힌 한을 토해냈다. 4월 28일 금강산호텔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수자 여사는 “윤 선생의 명예가 회복되면 제일 먼저 통영에 달려와 선생이 꿈에도 잊지 않았던 통영 바다에 가서 한이라도 풀어드리고 싶다”며 명예회복과 귀국에 대한 간절한 염원을 비췄다.
요즘 이수자 여사는 평양에 머물고 있다. 윤이상 선생 생전에 김일성 주석이 선물해 준 집이다. “윤 선생이 돌아가신 후 반납했었는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초청해서 다시 그 집에서 살 수 있게 해줬습니다. 독서하고 산보하고 글도 쓰고 연구소도 돌아보며 소일하고 있습니다.”
평양에 있는 윤이상연구소는 설립된지 20여년 됐다. 윤이상 선생이 생전에 수시로 들러 강연도 하고 연주도 지도했다.
그 연구소 식구들은 이수자 여사에겐 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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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적인 음악도 만들었던 윤이상 선생의 불교와의 인연은 어땠을까.
“제가 불교를 열심히 믿으니까 윤 선생도 따라서 믿었어요. 제가 이화여대를 나왔고 독일에서 살고 해서 기독교를 믿어보려고 무진장 애를 썼는데도 안 됩디다. 어머니가 불자여서 어린 시절 절에 갈 기회가 많았는데 어렸을 때는 불교가 왜 좋은지 몰랐어요. 어른이 되고 인생의 슬픔과 불행을 겪으면서 그때서야 부처님의 참 가르침을 마음속으로 이해하게 됐죠. 저는 독일에서 유일한 불자로 살았던 겁니다.”
이수자 여사가 바라는 바는 오직 하나 윤이상 선생의 명예회복뿐이다. 그 간절함을 담아 신계사 기와불사에도 동참했다. 공식행사에 이수자 여사와 함께 참가한 딸 윤정씨도 어머니의 건강을 빌며 신계사에 기와를 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