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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선화랑도와 불교의 원만한 통합정신을 이어 받아서/신라의 삼국통일의 힘을 그대로 계승해서/〈햇빛 밝은 동쪽의 아침나라〉라는 뜻으로/동국대학교라는 이름을 지녀 내려온/우리의 떳떳한 교육의 전당이여!’로 시작되는 이 시는 동국대학교 100년의 역사를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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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동국대학교의 역사 속에 한국 근현대사의 주요한 사건들이 개제해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기록함으로써 ‘민족과 함께 한 100년’ ‘역사의 중심에 서 온 100년’이라는 테마를 자연스럽게 부각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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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측은 “동국대학교의 시원을 신라불교의 원만한 통합정신에서 찾음으로써 유구한 역사성과 전통성을 이미 마련하고, 동국의 뜻을 ‘햇빛 밝은 동쪽의 아침나라’라고 풀이함으로써 민족사의 원류에 가 닿으려는 시인의 꿈을 보여준다”고 작품 의의를 밝혔다.
다음은 시 전문.
국선화랑도와 불교의 원만한 통합정신을 이어 받아서 신라의 삼국통일의 힘을 그대로 계승해서 〈햇빛 밝은 동쪽의 아침나라〉라는 뜻으로 동국대학교라는 이름을 지녀 내려온 우리의 떳떳한 교육의 전당이여! 1910년 엉터리 일본제국의 강압으로 못난 이왕조는 일본에 합병되어 버렸지만, 일본불교 조동종이 우리 불교까지를 합병하려하자 우리의 박한영, 한용운 스님은 나서서 명렬히 반대해 이것까지는 못하게 막어냈나니, 한용운 스님으로 말하면 1906년에 개교한 우리 동국대학교의 제1회 졸업생이고, 박한영 스님은 또 우리 학교 초창기부터 참 좋은 교수님 아니신가? 1919년에 3.1 운동이 일어나자 33인 중의 한분인 한용운 스님 밑에서 우리 동국대 학생들은 각지로 나뉘어져 이 일을 이루어냈나니, 그들 중의 김법린, 백성욱 같은 학생들은 해방 후 우리 대학교의 한때의 총장님들도 되었었지, 이 나라를 철저히 사랑해 지키며 공부하는 이 정신이 언제인들 끝날 수 있겠는가? 1960년 자유당 정부의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4ㆍ19가 터지자 대통령의 경무대로, 경무대로 맨 앞장서서 몰려가다가 맨처음 사격에 희생당해 순절한 것도 우리 동국대 학생이 아니었나?! 언제나 이 민족 정의에 앞장서고, 의리와 인정에 투철하고, 엉터리 학문은 절대로 하지 않는 우리 동국대학교의 오랜 학풍을 우리는 믿나니, 무한히 계속될 이 민족사 속에서 모교여 늘 건재키만 하소서! |
다음은 건학 62주년 당시 발표한 축시.
우리 모교 동국대학교에서는 심청이가 인당수에 빠져 들어가 살던 그 연꽃 내음새가 나고 목을 베니 젖이 나 솟았다는 성 ․ 이차돈의 강의 소리가 늘 들리고 경주 석굴암에 조각된 것과 같은 영원을 사는 사람의 모양들이 강당마닥 학생들 틈에 그윽히 끼어 동행한다. 세계의 마지막 나라 대한민국의 맨 마지막 정적과 의무 속에 자리하여 가장 밝은 눈을 뜨고 있는 모교여. 삼세 가운데서도 가장 쓰고 짜거운 한복판, 영원 속에 가장 후미진 서재. 최후로 생각할 것을 생각하려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최후로 책임질 것을 책임지려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모교여. 우리 고향중의 고향이여. 진갑의 수묵빛 승의를 입으신 이 크신 아버님 앞에 내 오늘 돌아온 탕아처럼 뒷문으로 스며들면 이 불노의 님은 주름살 대신에 그 이마 사이 한결 더 밝아지신 백호의 빛에 쪼인 감로의 영약사발을 우리에게 권하신다. 찬양할 지어다. 찬양하고 또 맡을지어다. 님께서 이룩하신 진리의 묵은 밭을, 그 한 이랑 한 이랑씩을 맡아선 끝없이 꽃피며 갈지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