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을 봉축하며 마음과 세상을 밝히는 연등축제 제등행렬의 시작을 선언합니다.”
서울 제등축제의 발원지 동국대의 홍기삼 총장 행진을 선언하자 동시에 천둥같은 축포 3발이 터졌다. 연등법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주최측의 진행에 따라 제등행렬 순서에 맞춰 그룹별로 동대문운동장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행렬의 순서는 선두 그룹부터 2,3,4,5,1그룹 순으로 5만여 명의 참가자들이 일제히 조계사를 향해 제등행렬을 시작했다. 대열의 선두에는 ''어린이마음 부처님마음''을 형상화한 올해 기획장엄등 동남동녀(童男童女)등이 앞장서고, 그뒤로 국군 의장대 취타대와 기수단을 앞세웠다.
선두그룹의 맨 앞에는 각종단 지관 스님을 비롯한 각 종단 대표들이 연등을 들고 대열을 이끌었다. 종로일대에서 미리 대기하고 있던 불자들과 시민들은 스님들을 향해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언론사들의 취재 경쟁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방송사들은 저마다 대형 크레인을 동원해 거대한 연등의 물결을 카메라에 담느라 여념이 없는 모습니다.
오후 8시 15분께 동대문을 출발한 선두그룹이 종로 5가, 종묘앞, 탑골공원 등을 지나 종각역 교차로에 도착했다. 종로 거리를 가득메운 인파는 30만명을 헤아릴 정도. 행렬을 마친 선두그룹의 집결지인 조계사방향 우정국 입구는 사람과 등의 물결로 더 앞으로 나아가는 것 조차 힘들 정도다. 덕분에 행렬을 인도하는 대회 진행자들도 진땀을 빼고 있다.
잠시후 오후 9시 30분부터는 종각 사거리에서 안치환 거북이 정수라 등 인기 가수들이 출연하는 연등음악회가 시작된다. 음악회가 끝나면 오색 꽃비가 내리는 가운데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할 대동마당이 대미를 장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