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청장 유홍준)은 4월 25일 경복궁내 국립고궁박물관 앞뜰에서 초산 스님, 김원웅 의원, 정문부 장군의 문중 후손 등 사부대중 300여명이 동참한 가운데 북관대첩비 복제비 제막식을 봉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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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제막된 북관대첩비 복제비는 2005년 10월 일본으로부터 반환받은 이후 정밀 실측 검사를 한 자료를 토대로 2005년 12월부터 4개월에 걸쳐 높이 2.75미터의 원형 그대로 완성됐다.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42호 석장 이재순씨가 석조각을 했으며 전통석조각 장인 이재영씨가 글씨조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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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비의 석재는 원래의 비신과 색상이 유사하고 강도가 강하며 보존력이 높은 충남 보령 웅천산 애석을 사용했으며 머릿돌 및 받침은 황해도 해주산 화강석을 사용해 만들었다.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북관대첩비 복제비 재막식 인사말을 통해 “북한으로 돌려보내진 북관대첩비는 원래의 자리인 길주 임명에 다시 세워졌다”며 “또다른 복제비가 현재 만들어지고 있으며 독립기념관에 전시해 잃어버린 문화재와 잊혀져가는 정신을 되살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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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웅 의원도 축사에서 “현재 해외에 있는 우리나라 문화재가 7만 5천여점이며 그 가운데 절반이 넘는 3만 8천점정도가 일본에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이들 문화재들은 민족의 수난기에 불법으로 해외 반출된 것으로 진상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어 해외문화재 환수를 위한 법률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관대첩비를 일본 야스쿠니 신사에서 되돌려 받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초산 스님은 축사에서 “이번에 세워지는 복제비는 하나의 조형물이 아니라 그 속에는 국난극복과 저항정신이 포함되어 있는 우리 민족 정신의 원천”이라며 “세계 각국에서 자국의 정신 문화가 깃들여있는 불법 반출 문화재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우리도 민족의 영혼이 담긴 해외 불법 유출 문화재를 하루빨리 돌려 받아 문화와 역사의 꽃을 피우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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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북관대첩비 복제비 제막식에 이어 고궁박물관에서 열린 학술강연회에서는 허권수 경상대 교수의 ‘북관대첩비의 찬자(撰者)와 내용에 대한 소고’, 이상훈 국립진주박물관 학예연구관의 ‘임진왜란 중 정문부를 중심으로 한 함경도 지방의 항전’, 정태섭 동국대 교수의 ‘북관대첩비 관련 일본 사료의 검토’, 오성 세종대 교수의 ‘북관대첩비의 환국과 대북 인도의 의미’등의 주제 발표가 이어졌다.
임진왜란 당시 북평사 정문부가 이끄는 의병들이 함경도 일대에서 일본군을 격파한 것을 기리기 위해 숙종 34년(1708년) 함경도 길주에 세워진 북관 대첩비는 1905년 러일전쟁당시 일본군에 의해 강탈되었다가 일본 야스쿠니 신사에 방치되어 왔다. 이후 100년 만인 2005년 10월 20일 남북의 공동 노력으로 우리나라에 반환됐으며 올해 3월 1일 북한에 인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