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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부처님오신날 축하 메시지
"불자와 그리스도인 친교 나누고 협력하길"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의장인 마이클 피츠제럴드 대주교가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전세계의 모든 불자 여러분과 불교 공동체에 진심으로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는 내용의 경축 메시지를 발표했다.

한국천주교 주교회의가 25일 공개한 피츠제럴드 대주교는 메시지는 "우리는 대화를 통하여 불자 여러분도 자(慈.metta)의 개념을 통하여 이웃 사랑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자(慈)는 어떠한 소유욕 없이 오로지 남을 도와주려는 사랑, 인류의 유익을 위하여 자신의 이익을 기꺼이 희생하는 사랑으로 이해된다"고 밝혔다.

피츠제럴드 대주교는 이어 "이러한 성찰들과 더불어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여 불자들과 그리스도인들이 아가페와 자비의 정신으로 더욱 강한 친교를 나누고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교황청의 봉축메시지 전문,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2006년 부처님 오신 날에 불자들에게 보내는 경축 메시지
(2006년 5월 5일)

인류에게 봉사하는 불자들과 그리스도인들

친애하는 불자 여러분,

1.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여, 저는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를 대표하여 전 세계의 모든 불자 여러분과 불교 공동체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인사를 전합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축일의 기쁨이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2. 이제 관례가 되었듯이, 저는 이 기회를 빌려 우리 두 공동체의 상호 관계를 돈독히 하는 데에 도움이 될 만한 몇 가지 측면을 여러분과 함께 성찰해 보고자 합니다. 올해의 성찰은 교황 베네딕토 16세께서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에게 보내신 첫 회칙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Deus Caritas Est)''를 바탕으로 합니다. 이 회칙은 사랑의 본질을 고찰합니다. 교황 성하께서는 그토록 자주 사용되지만 흔히는 잘 이해하지 못한 채 사용되는 사랑이라는 말이 일상 생활을 밝히는 등불이 되려면 그 참 의미를 되살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확신하십니다.

3. 교황 베네딕토 16세께서는 사랑의 두 가지 유형에 대하여 말씀하십니다. 하나는 남녀 간의 사랑, 개인적 만족을 추구하는 사랑인 에로스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좋아하지 않거나 심지어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다른 사람의 행복을 추구하는 사랑인 아가페입니다. 그리스도인들에게 이 두 번째 유형의 사랑은 하느님의 인간 사랑에 대한 응답으로 하느님께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할 때에만 가능한 사랑입니다. 따라서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은 나뉠 수 없으며, 하나의 계명을 이룹니다. “사랑은 사랑을 통하여 자랍니다. 사랑은 하느님에게서 나오고 우리를 하느님과 일치시켜 주기 때문에, 사랑은 ‘하느님’이 되는 것입니다”(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18항).

4.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아가페의 완전한 현현은 강생하신 하느님의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 위에서 이루어진다고 믿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전 생애에 걸쳐 말씀과 행적으로 하느님 사랑의 기쁜 소식을 전파하셨습니다. 더 나아가, 예수님께서는 특히 성찬례 안에서 당신 자신을 내어 주심으로써 아가페의 원천이 되십니다. 그리스도인은 이 원천에서 힘을 이끌어내어 형제자매, 특히 가난하고 고통 받는 이들에 대한 사랑을 보여줌으로써 예수님께서 가신 길을 따르고자 노력합니다.

5. 우리는 대화를 통하여 불자 여러분도 자(慈, metta)의 개념을 통하여 이웃 사랑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慈)는 어떠한 소유욕 없이 오로지 남을 도와주려는 사랑, 인류의 유익을 위하여 자신의 이익을 기꺼이 희생하는 사랑으로 이해됩니다. 따라서 불교의 가르침에 따르면, 자(慈)는 호의적인 생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애덕 활동의 실천, 모든 사람을 위한 봉사로 확대됩니다. 이것은 실제로 보편적인 자비입니다. 또 다른 덕인 비(悲, karuna)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비(悲)를 통하여 모든 살아있는 것들을 사랑하는 연민이 드러나는 것입니다.

6. 사랑이라는 말이 남용되고 오용되는 현대 세계에서, 불자들과 그리스도인들이 각자 전통에 따라 사랑의 본뜻을 재발견하고 사랑에 대하여 서로가 이해한 바를 나눈다면 유용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이것은 두 전통을 따르는 사람들이 협력하여 사랑과 진리의 관계를 수립하고, 상호 존중을 증진하며, 대화를 장려하고, 가난한 이들에게 함께 봉사하도록 북돋우는 격려가 될 것입니다.

7. 이러한 성찰들과 더불어 마지막으로 저는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여 불자들과 그리스도인들이 아가페와 자비의 정신으로 더욱 강한 친교를 나누고 협력하기를 바랍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축하드립니다.

2006년 2월 14일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의장 마이클 루이스 피츠제럴드 대주교


조용수 기자 | pressphoto1@hanmail.net
2006-04-26 오전 11: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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