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봉축법어 전문.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 봉축법어
奉 祝 法 語 오늘은 무생無生한 삶을 이룩한 부처님이 태어나신 날입니다. 온 누리에 찾아봐도 있는 곳이 없으나 두두물물頭頭物物 속에 본체가 드러나 있고 여러분 앞에 시종始終이 없는 빛을 놓고 있습니다. 우주宇宙 속에 가득하여 인연因緣 따라 나타나니 보고 듣는 이의 근기根機 따라 이름을 지으면 곳곳에 보현普賢이요 이른 곳마다 미륵彌勒입니다. 번뇌煩惱 속에 푸른 눈을 여는 이는 부처를 볼 것이요 사랑 속에 구원救援을 깨닫는 이는 예수를 볼 것입니다. 본래 이루어져 잃지 않았으니 어린이 마음속에 천진불天眞佛이 계시고 한마음 한마음이 부처님 마음이 아님이 없으니 날마다 만나는 이웃이 살아있는 부처입니다. 미혹迷惑하면 야차夜叉와 보살菩薩의 길이 달라지고 근원根源으로 돌아가면 그대들이 부처입니다. 비범비성 非凡非聖이며 일법불수 一法不修이니 일진일색 一塵一色이 총시일불 總是一佛이로다. 범부도 성인도 아니며 한 법도 닦을 것이 없으니 한 티끌 한 빛깔이 모두가 부처 아님이 없도다. 佛紀 2550年 5月 5日(사월초파일) 大韓佛敎 曹溪宗 宗正 法專 |
태고종 종정 혜초 스님 봉축법어
마음 한 번 돌리면 그 자리가 곧 불국정토라네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여 준동함령(蠢動含靈) 이고득락(離苦得樂)하고 일체중생이 공성불도(共成佛道)하기를 기원합니다. 부처님은 이 세상을 구하고 중생을 편안케 하기 위하여 생명의 빛이요 진리의 당체(當體)로 이 땅에 몸을 나투셨습니다. 작금의 인간사회는 무명(無明)과 미혹(迷惑)이 세상을 지배하는 듯 합니다. 도덕성의 둔화로 말미암아 참된 성품은 찾아볼 수 없고 분별심이 기승하여 사람마다 사변(事辨)에는 밝으나 이변(理辨)은 무디어 진리(眞理)는 외면한 채 실리(實理)만을 쫒는 삶의 형태가 팽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삶의 가치기준을 물질에만 두는 서구문화에 천착(穿鑿)되어 인간 본성을 위한 근본교육이 없이 물질을 위한 지말(枝末)교육에 치중하는 사회일반의 현상이 만들어 낸 결과인 것입니다. 생존(生存)의 법칙은 공존(共存)에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기적인 자아실현에 혼침(昏沈)하여 더불어 함께 대아(大我)의 큰 생명가치를 인식하지 못합니다. 대아의 실현은 이타행(利他行)이 근본이며 이타행은 또 다른 자리(自利)이기도 합니다. 또한 사람들은 세상이 혼탁(混濁)함을 남의 탓으로만 돌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저마다 세상의 창조주요 주인인 까닭에 세상이 혼탁한 책임은 주인인 자신에게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남의 잘못을 밝혀내는 데 능하고(愚人責人之非明) 현철한 사람은 자신의 잘못을 고치는 데 능합니다(賢人責己之非明). 이제 혼돈(混沌)의 시대를 인류공통의 이상인 청명(淸明)한 평화의 세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지혜와 자비로 충만한 진리로운 부처님 세상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부처님 세상은 각자가 지나친 욕망을 억제하고 가진 것을 나누는 세상입니다. 물질을 가진 자는 물질을 나누고, 지식을 가진 자는 지식을 나누어야 합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일입니다. 마음을 나누는 자리에는 투쟁과 갈등이 사라지고 화해(和解)와 평화(平和)가 싹트며 희망(希望)과 환희(歡喜)의 빛으로 가득합니다. 청심(淸心)이 시불(是佛)이며, 이순(理順)이 시법(是法)이요 공화(共和)가 시승(是僧)입니다. 이와 같은 삼보의 정신을 계합(契合)시키면 저절로 진리로운 부처님 세상이 됩니다. 모두가 마음 속에 진리의 등불을 밝혀 부처님 세상을 만들어 갑시다. 삼계유심만법식(三界唯心萬法識) 몽환공화하로착(夢幻空華何勞着) 심법무형통시방(心法無形通十方) 일전회심시정토(一轉回心是淨土) 삼계는 오직 마음이고 만법은 다만 의식이라네 모두가 꿈이요 환상인 것을 어찌하여 수고로이 집착하는가 마음은 본래 형상이 없어 시방을 통하고도 남음이 있으니 마음 한 번 돌리면 그 자리가 곧 불국정토라네 韓國佛敎太古宗 宗正 慧草 |
천태종 종정 도용 스님 봉축법어
''고뇌 속에서 빛나는 부처님’ 온 세상에 쏟아지는 맑은 햇빛과 함께 부처님께서 오십니다. 온 세상에 꽃비가 내리고 향기가 피어오릅니다. 푸르른 산 빛과 흘러가는 개울물 소리에도 부처님이 계십니다. 고름 속에 새살이 돋듯 아픔과 고뇌 속에서 빛나는 부처님을 만납니다. 등불을 높이 드니 아! 내 곁에 와 계신 임이시여 나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菩提煩惱不二 (보리번뇌불이) 煩惱本來空寂 (번뇌본래공적) 大道曉在目前 (대도효재목전) 將道更欲覓道 (장도갱욕멱도) 깨달음과 번뇌가 둘이 아니어라 번뇌는 본래 텅 비고 고요하니 큰 도는 눈앞에 환히 드러나 있는데 도를 쥐고 다시 도를 찾으려 하네. 불기 2550년 부처님오신날 대한불교 천태종 종정 道 勇 |
진각종 혜일 총인 봉축법어
오늘 석가모니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여 사바의 모든 중생들과 함께 기쁨과 환희한 마음으로 봉축하는 바입니다. 부처님은 빛이 어둠을 거두어 내듯 사바의 어두운 세계에 빛으로 오셨습니다. 열반하신 지 2500여 년이나 지난 지금에도 우리가 부처님을 기리는 것은 그의 삶이 우리에게 귀감이 되기 때문입니다. 미혹한 마음으로 나와 너를 갈라 세워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내는 것은 괴로움의 원인이며 윤회의 원인이라 하였습니다. 미혹을 떨쳐내고 본래 청정한 자기로 돌아가 대원과 자비와 지혜를 내는 것이 괴로움에서 벗어남이며 영원한 안락이라 하였습니다. 진리를 거역하는 위선에는 어김없이 부처님과 그의 말씀이 있었습니다. 전쟁의 와중에도 마른 나무 밑에 좌정하여 전쟁을 그치게 하는 실행과 말씀이 있었습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지식과 재능의 발달로 과학기술문명이 크게 피어나 그 혜택이 곳곳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그러나 개개의 이성이 조화를 이루려는 심성은 오히려 퇴보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문명은 각자의 욕심을 채우는 방편으로 사용됨으로써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것입니다. 인간과 인간, 인간과 동물, 인간과 자연과의 아름다운 관계는 사라지고, 인간과 기계와의 관계 속에서 소외와 단절, 그리고 불신은 어느 때보다 증폭되고 있습니다. 자연환경은 스스로 정화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섬으로써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습니다. 남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논리만을 고집함으로써 서로의 불신을 조장하여 인간사회의 갈등을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진언행자, 그리고 불자 여러분! 오늘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여 우리는 부처님의 삶과 말씀을 오늘에 되새겨 자신을 반성하고 이 중생사회를 밝혀 가는 주인공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탐진치에 물들어 거짓에 가득차고 미혹으로 가득한 자기를 참회로 놓아버리고 참된 자기를 바로 봅시다. 내 안의 본래 청정성을 되찾아 믿음과 신뢰를 회복하고 가정과 사회가 화목하고 인류가 평화롭게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계를 만들어 갑시다. 모든 생명체와 산하 대지가 모두 나의 생각과 행동과 말에 영향을 받으며, 그들의 존재가 나의 존재를 규정함을 자각하여 공존공생의 삶이 이룩되도록 바로 보고 바로 행하도록 합시다. 부처님의 자비광명과 지혜광명이 온 누리에 두루하니 온 만물이 불성을 드러냅니다. 따스한 햇살에 나무도 풀도 꽃과 냇물도 각자의 빛을 발하는 찬미의 봉축으로 부처님 오심을 맞이합시다. 불기 2550년 부처님오신날 진각종 총인 혜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