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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불교포럼이 남긴 것
종교자유 '희망'보여줘…한중일불교대회 위축 우려도
제1차 세계불교포럼이 4월 16일 저우산(보타낙가산) 남해관음대불 앞 특설법회장에서 1만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성황리에 폐막됐다.

이날 행사에서 중국불교협회 쟈무양 부회장 스님은 제1차 세계불교포럼 결과보고를 통해 “이번 3박4일간의 일정에 대만 홍콩 한국 일본 등 세계 34개국에서 1천여 불교지도자가 참여해 이구동성으로 세계의 화합을 엄숙하게 노래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1차 세계불교포럼 보타산 선언문 채택과 낭독이 있었다.

이 선언은 ▲선한 마음을 키우고 선행을 행하면 인간의 마음이 선해진다 ▲가족간에 사랑이 굳건하고 충만하면 가정이 화목해진다 ▲진심으로 서로를 대하고 협력하면 인간관계가 원만해진다 ▲서로를 이해하고 포용하고 존중하면 문명간의 화합이 이루어진다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원한이나 미움을 우정으로 바꾸면 세상이 평화로워 진다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번 대회는 세계 1백여 언론사가 열띤 취재경쟁을 하는 등 세계의 이목이 쏠린 행사였다. 1949년 중국 공산당 정부수립 이후 중국에서 열리는 최초의 국제종교행사라는 점이 바로 그 이유다. 6백억원이란 큰 규모의 예산이 투입된 이번 행사를 통해 중국 정부는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인해 야기되는 분배불균형과 계층간, 지역간의 갈등을 치유하는 수단으로 중국에서 신도수가 가장 많은 불교를 활용하겠다는 깊은 의도가 숨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중국의 전통적 가치에 더욱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불교를 확대함으로써 급속도로 교세가 확산되고 있는 서방종교에 대항하겠다는 의미도 크다는 게 참가자들의 지배적인 견해다.

‘세계의 화합은 마음으로 시작하자’를 주제로 내건 이번 포럼의 목적은 세계 각국의 불자들을 위해 높은 수준의 강연을 제공하고 중국 불자들과 세계의 불자들이 대화, 교환, 협력을 통해 지혜를 나누자는데 있었다. 하지만 그동안 세계 최악의 종교박해국으로 꼽히는 중국이 세계불교포럼을 개최한다는 것에 대해서 그동안 여론이 곱지 않은 시각을 보낸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 참가한 랭카스터 서부대 총장은 “이번 포럼에 대한 중국 정부의 지원이 앞으로 중국 종교 자유의 희망적인 미래를 시사하는 것 같다”며 이번 대회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번 대회의 실질적인 행사 추진 실무자였던 중국중앙종교국 엽소문 국장도 “이번 포럼은 비록 종파는 다르지만 세계의 불교를 하나로 화합시키는 큰 계기가 됐다”며 “2년마다 중국에서 개최할 예정이지만 앞으로 세계각국 실무자들과 협의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향후 일정을 밝혔다.

많은 예산과 중국 정부의 적극 후원으로 외형상은 성공적인 행사로 평가됐지만 앞으로 이 행사가 효율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내실을 기해야 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았다.

이번 포럼을 지켜본 태고종 운산 총무원장 스님은 “포럼에 참가하기 전에는 이렇게 까지 행사가 조직화되고 짜임새 있게 진행될 줄 미처 기대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이번 포럼을 지속적으로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시대에 맞는 주제 선정과 효율적인 포럼 운영 등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한편 제1차 세계불교포럼의 성공적인 개최를 지켜본 한중일 3국 불교계 관계자들은 그동안 한중일 3국 불교계의 화합과 발전을 도모해오던 한중일 불교대회의 존재가 이번 대회로 인해 축소 약화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 나와 앞으로 10월에 열릴 한중일 불교대회의 행사가 귀추가 주목된다.


김주일 기자 | jikim@buddhapia.com
2006-04-21 오후 7: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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