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우 스님과 현문 스님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혼란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4월 17일 현문 스님은 주지 집무실에서 비교적 담담한 모습으로 기자들의 질문에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이날 기자회견의 내용을 요약ㆍ정리한 것.
-현문 스님: 스스로 지난 5년 동안 주지 소임을 보면서 사중을 위해 노력해 왔지만 마치 소설처럼 뜻하지 않게 상황이 이렇게 흘러버렸다. 진실을 가감 없이 밝히기 위해 가사장삼을 수하고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기자들이 질문하면 거짓 없이 진실만을 전하겠다.
△13일 비상대책위 회의이후 초우 스님의 현재 입장은 확인 된 것이 있나?
-현문 스님: 일련의 사태가 아직도 조작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지금 소집된 24일 산중총회는 비대위의 요청으로 주지가 합법적으로 공고한 것이다. 초우 스님에 대한 거취는 산중총회에 안건으로 상정된 상태다. 대중들의 뜻이 무엇인지 거기서 물어보고 결정하면 된다. 사중의 입장에서는 지난 13일 성명을 발표하기 전까지 그래도 총림의 어른이면서 문장(門長)으로 모셔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러나 일련의 상황이 주지 개인의 책임인양 매도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산중의 어른들과 논의해서 해결하겠다.
△방장 후보로 초우 스님의 대안이 있나?
-현문 스님: 산중총회에서 결정할 사안이라 내가 대답하기 어렵다. 명안종사를 찾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종법이 정한 대로 선교율을 겸비하고 20안거를 성만한 존경받는 어른은 없지 않은 것으로 안다.
△지금도 초우 스님이 방장을 사퇴한 것으로 확신하나?
-현문 스님: 예불을 마친 이른 아침에 재원 스님(초우 스님의 상좌)이 초우 스님이 부른다는 전갈을 해왔다. 장삼을 입고 방장실로 갔더니 결의에 찬 모습으로 가사장삼을 수하고 앉아계셨다.
스님은 “내가 부덕해서 산중이 시끄러웠고 공연히 주지만 괴롭혔다. 이제 편안해지고 싶다”고 말씀하셨다. 재원 스님은 옆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고, 나는 어른의 사제면서 현직 주지로 제 역할을 못했다는 마음에서 사죄의 절을 올리려 했더니 극구 말리면서 밀봉한 봉투 하나를 내미셨다. 그것을 내일(3월 9일 초재심판) 서울로 올라가면 총무원장께 전하라고 했다.
다음날 총무원장 스님에게 전했더니 “주지가 있는 자리에서 열어도 되지 않겠느냐”고 말씀하시고 봉투를 개봉했더니 알려진 내용의 글이 담겨 있었다. 총무원장 스님은 어른이 직접 사퇴의사를 밝힌 것으로 이해하고 마침 주위에 있던 불교신문 사장 향적 스님에게 편지를 전하며 “기사를 잘 써라”고 지시하신 것이 그날의 상황이다.
그것 말고는 다른 어떤 것도 없다. 편지 내용만을 본다면 누구라도 초우스님의 방장 사퇴한 것으로 이해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후에도 제주도에서 초우 스님은 총무원에 제출된 방장 추대와 관련한 서류를 모두 찾아오라고 하셨다. 총무부에 요청해서 총 3부를 회수해 왔고, 2부는 스님에게 드리고 1부는 종무소가 보관하고 있다.
△비대위 스님들이 계속 주지불신임을 주장한다면?
-현문 스님: 통도사의 재적승 모두 이번 논란이 충돌없이 마무리 되어야 한다는데는 충분히 공감하고 있을 것이다. 종단을 여의고 통도사가 있을 수는 없다. 종헌종법에 의지해 적법하게 사태를 처리해 나갈 것이다.
△종헌종법에 따라 책임을 묻는 다는 것은 어떤 뜻인가?
-현문 스님: 계속해서 부당을 지어 사중을 문란하게 한다면 호법부에 징계를 의뢰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본다.(승려법 제47조를 말하는 듯) 지금 비대위는 자신들이 초법적인 임의단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종법은 산중총회만을 인정하고 있다. 그들도 조계종 소속 승려라면 누구나 종헌종법을 준수해야 한다.
△종도들은 대결이나 갈등보다는 화합하는 모습을 원하고 있는데?
-현문 스님: 현재의 상황은 일부의 장난에 의해서 이뤄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3월 말 5차 회의에서 경과보고를 한 적이 있다. 이때도 본인이 직접 나서 상황을 진정시키려 애썼다. 대책위원들 모두 산중의 어른이다. 때로는 감정적으로 대하고 싶지만, 주지로서 그분들도 다 안고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처음 18인으로 구성된 대책위를 보니 모두 사중의 내부사정을 잘 모르는 외부인사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오해의 시비를 없애려고 축산문도대표인 목산 스님과 극락암 대표 원명 스님, 그리고 사중을 대표해 주지가 대책위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격이 급하다는 소리를 듣는 것은 사실이다. 내가 불문에 귀의한지 40년이고 주지를 산 것은 5년만이다. 그러나 살면서 한번도 내가 싫다고 남을 밀어내거나 쫓아낸 적이 없다. 내가 무슨 힘 있겠는가?
△직무대행으로 주지직은 언제까지?
-현문 스님 :산중총회에서 방장 추천의 건 등 이미 공고된 것들과 이외에도 대중들이 발의하면 그때 가서 안건을 조정할 수 있을 것이다. 직무대행을 선임하는 것은 총무원장의 고유권한이다. 6월 6일이 만기가 되면 원장스님의 뜻에 모든 것을 맡길 것이다. 그러나 산중총회에서 대중들이 현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공식적으로 비상대책위 꾸리고, 대책위가 새 주지 직무대행을 뽑을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로서는 정해진 임기까지 주어진 책임을 다하겠다.
△모 인터넷언론에는 임기 4년의 주지직무대행을 원했다고 하는데?
-현문 스님 :전혀 사실무근이다. 이미 입적하신 前 총무원장 법장 스님이 생전에 본인에게 그런 말을 한적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런 마음을 고맙게 받았을 뿐 가타부타 뭐라고 언급한 바가 없다. 맹세코 가사를 두르고 거짓말을 하지는 않는다. 입적한 홍법 스님은 본인이 가장 존경하는 스님으로 지금 총무원장 스님은 그 어른이 동문수학한 인연이 있다. 홍법 스님을 대하듯 지난 선거에서 지관 스님을 도왔다. 그렇다고 해서 지관 스님이 내게 그런 말씀(4년 주지 직무대행 임명장을 주겠다)을 한 적은 결단코 없다.
한편, 현문 스님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비대위 간사 범해 스님은 “초법적 임의기구라는 비대위는 현문 스님이 직접 참여해 만들어진 것인데 이것을 부정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라며 “통도사 대중들은 더 이상 현문 스님에게 속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축총림비상대책위도 조만간 현문 스님의 기자회견 내용을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현문 스님이 직접 배포한 보도자료 전문,
보도자료 종단을 계도하고, 부처님의 법음을 바르게 전달하여 신도들의 신심을 증진시키고 깨침을 열어가는 불교 언론계에 종사하는 여러분께 깊은 감사와 격려를 드립니다. 아름답지도 못하고 여법하지도 못한 행위들이 불보종찰 통도사 주변에서 일어나 통도사의 위상을 실추시키고 있어 매우 안타깝습니다. 특히 ‘비대위’와 관련하여 작금에 파생한 일련의 일들에 대해 진솔한 해명을 위해 본 자료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1. 방장후보 사퇴의사 번복과 관련하여 지난 3월9일 교계 신문지상의 방장사퇴의사 보도는 초우스님의 서찰 내용 중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구절에서 비롯 되었음을 천하가 주지하는 사실이다. 어떤 인터넷 댓글에서 보이듯 “모든 사람의 추앙을 받을 성명서”라고 까지 했는데…3월28일자 교계신문과 4월13일 백양사에서 제7차 비대위에 참석하여 “사퇴의사”가 전혀 없고 그 분의 서찰을 총무원장께 전달한 주지스님이 왜국 조작했다는 내용으로 둔갑 시켜 재차 성명서를 냄으로써 통도사 위상을 거듭 추락시켰으며 자세한 내용을 모르는 불자들에게는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2. 통도사 주지직무대행 현문스님 불신임건 주지를 불신임 한다고 한 것은 종헌, 종법을 문란케 한 행위이다. 현재는 주지직무대행이지만 여법하게 임명받은 2001년 9월 6일이후 현문스님은 전은사이신 노천 월하대종사를 병석에 계시는 2년여 세월 극진하게 시봉했으며 사후에도 성대하며 경건한 장례절차를 완수했고 그 뒤 사리부도탑 비석에 이르기까지 한치의 어긋남이나 차질이 없이 종결하는 능력과 신심의 일단을 보여주었다. 더구나 스님 사후에 일반인들이 우려했던 영축초임의 흔들림이라고는 전혀없는 종무행정을 이끌어 왔다. 따라서 통도사가 비상사태가 아니고 평온한 가운데 수행정진의 으뜸가는 도량으로 운영되고 있는 사실은 아래와 같은 구체적 사실만 보아도 입증이 되고 남는다. 1) 선원을 격상시킨 선풍직작으로 늘 눈푸른 납자들이 치열한 방부 경쟁을 벌이도록 분위기를 쇄신시킴으로 결제, 해제철을 막론하고 수좌들의 정진이 가능하게끔 변모 시켜 놓았다. 2) 한편 월하대종사님의 생존시부터 숙원사업이었던 율원의 재개원을 이루어냄으로써 현재 12인의 율장 연구생이 전계사스님과 교수사스님 및 율감스님의 지도아래, 여법하게 율장연구를 하며, 금강계단이 설치된 도량에 걸맞게 하는 큰 업적을 남겼다. 3) 또한, 종단으로부터 2년 연속 전국 최우수 강원으로 선정 될 수 있게끔 강원운영을 적극지원했으며 내실있는 수업을 진행할 수 있게 함으로써 유래없이 많은 학인이 운집하고 있다. 아울러 각급 교육기관에서 수업하는 60여명의 학인에게 장학금을 년2차례 지급하여 인재 양성에도 남다른 열정과 관심을 보이고 있다. 4) 그리고 전국 최대규모의 불교 박물관도 한치 오차나 중단없는 업무를 잘 할 수 있도록 운영해 나가고 있으며 5) 지역사회의 포교와 고통받는 중생에로의 회향을 위해 복지사업에도 경남지역의 대표적인 ‘복지법인 통도사 자비원’에도 2005년부터는 적극지원을 함으로써 산하 10여개 시설이 원활하게 운영되도록 힘쓰고 있다. 6) 나아가서 지속적으로 대 관공서와이 관계를 돈독히 함으로써 도서관 건립이라든가 경내 박석불사 등 지금 진행중인 사업외에도 사리탑 및 가람불사 등에 헌신적인 노력으로 면모를 일신 시키고 있다. 이러한 모든 일을 전법도생과 가람수호라는 차원에서 추진력 강하게 실천하는 주지를 어찌려고 흔들어 대고 철없이 사적인 야욕에만 불타는 나팔수 등을 동원하여 조직적을 음해하는가? 딱하고 딱한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적법하게 방장스님이 추대, 인준완료될때까지는 현행대로 명칭은 비록 ‘주지직무대행’이라 하더라도 그대로 통도사의 모든 종무와 현안들을 소신있게 처리할 수 있도록 절대적 지지를 보내야 함이 옳다고 본다. 3. 산중총회 취소 결의에 대하여 산중총회는 종법상 주지에게 소집권한이 있을 뿐이고 더욱이 ‘비대위’ 자체도 제5차 회의에서 30일내로 산중총회를 개최할 것을 요청했던 사항이였던바, 산중총회 소집 공고까지 된 마당에서 이를 취소하라 함은 이 무슨 억지이며 이를 결의한 스님들의 의식속에 어떤 야욕과 음모가 있는지 진실로 자기성찰과 자가당착의 결의에 대해서는 뼈속 깊은 반성과 참회가 이루어지길 기대합니다. 계속 이런 주장을 굽히지 않고 계속 통도사 위상을 실추 시킨다면 대중의 화합을 깨뜨리는 책임을 직접적으로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한 산중총회는 예정대로 진행 될 것임을 거듭 천명합니다. 4. 따라서 ‘비상대책위원회’라는 임의 기구는 조속히 자진해체 되어야 마땅할 것이며 이러한 행동을 자제할 때에 비로소 대중화합은 이루어 질 것입니다. 아울러 대내외의 부끄러운 지탄의 질곡에서 자유로운 것입니다. 5. 통도사의 방장 부재는 주지를 비롯한 소임자의 잘못은 전혀 없습니다. 2001년 청하스님 입적 후 부방장지위에 초우스님을 올려 놓을 수 있었던 것도 현 주지스님의 역할이 컸으며 월하 대종사님 입적뒤에도 초우스님을 방장으로 추대 되도록 갖은 노력을 한 결과 산중총회가 2번씩이나 유회되는 어려움이 있었으나 결국은 3차 산중총회를 성사시켜 방장스님을 추대한 바 있고 특히 원로의원으로 추대 될 수 있도록 남모르는 노력을 기울인 결과 영축총림에도 결국 원로의원 탄생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초우스님이 대책위원회에 보낸 친필서한으로 당부한 사항(주지와 합의하여라는) 의미가 살아있음에도 모든 문제를 주지와는 일언 반구 상의도 없이 소위 대책위원회(비대위의 전 명칭)가 일방적이고도 졸속하게 처리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대중공의를 수렴하는 절차를 결여했다. 한 예로 초우스님이 제주에 가계실 때는 종무소측에서 비행기 표까지 모두 준비하여 비대위측에 방문하자고 제의 했을시 이를 거부한 사람들이 정말로 방장스님을 잘 모시려는 의도가 있었는지 묻고 싶고 이제와서 적반하장격으로 자신들의 모든 허물을 주지스님께로 돌리려는 치졸함의 극치를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지나간 일들을 일일이 나열 할 수 없기에 개략적인 사실 해명으로 자료 몇가지를 첨부하여 소명의 기회로 삼고저 하는바 언론인 여러분의 명철하신 판단아래 더 이상 통도사를 둘러싼 파열음을 불식 시키는데 큰 협조 있으시길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