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암사 천안불교문화원(원장 원철)은 4월 16일 오전 쌍용동 천안불교문화원 맞은편에 마련한 어린이 회관 개관식을 봉행했다.
이날 개관식에서는 30여 명의 어린이들로 구성된 ‘한암 예술단원’들이 원철 스님의 창작연극 ‘바다로 가자’에서 나오는 노래발표회를 가졌으며, 100여 명의 지역 어르신들을 초청해 노인잔치도 개최했다.
한암사 천안불교문화원이 어린이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1년 여 전. 불교문화원에서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는 ‘신체표현’(현대무용, 고전무용) 프로그램을, 금요일에는 연극연습을, 월요일과 수요일에는 갑사에서 내려오고 있는 차력을 진행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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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원철 스님은 뭔가 2%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아이들만의 공간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굴뚝같았다.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한국불교 현실에서, 또 어린이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포교 수단이 문화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던 원철 스님은 어려운 경제여건에도 불구하고 결단을 내렸다. 한암사 어린이 회관은 그렇게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연극과 뮤지컬 등 문화를 통한 포교야말로 지속적이고도 효과적인 방편입니다. 어린이들이 이 회관에서 뛰놀며 무엇인가를 배우고 느끼게 되면 그것이 곧 부처님 세상을 여는 시작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렵사리 마련한 어린이 회관이기 때문에 내실있게 운영하겠다는 알찬 계획도 준비해놓고 있다. 원철 스님은 우선 프로그램을 다양화할 생각이다. 구연동화, 풍선아트, 독서교실, 방과후 아카데미 등의 어린이들을 위한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꽃꽂이, 요가 고전무용, 어머니 노래교실 등 부모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아이들과 부모가 하나가 돼서 어린이 회관을 ‘집’처럼 드나들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 한암 예술단을 확대하는 한편, 어머니 극단도 창단도 고려 중이다.
그리고 이 같은 계획을 차질없이 진행하기 위해 어린이 문화에 관심이 많은 동국대 한의대 출신의 이은지(38)씨를 관장으로 임명하고 호흡을 맞추고 있다.
물론 필요할 경우 지역민들에게도 어린이 회관을 개방해 열린 시민공간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개관식 때 노인잔치를 개최했듯이, 정기적으로 노인잔치를 개최해 어린이들에게 효 사상을 심어줄 생각이다.
개관식에서 원철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어린이 문화를 가꿔나가는 것이야말로 지금 시대에 가장 필요한 일이며, 특히 연극은 어린이들의 심성을 가꾸고 부처님 품으로 인도하는데 가장 좋은 방편”이라며 어린이 회관을 마련한 취지를 설명했다.
어린이 회관 이은지 관장은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놀며 자신의 재능을 계발할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어린이 회관을 운영하고 싶다”며 “불교문화포교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한암사 어린이 회관은 50여 평 규모로 연습실과 분장실, 사무실을 갖추고 있으며, 연기, 연극, 노래, 무용 등의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요가, 고전무용, 어머니 노래교실 등의 학부모들을 위한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2003년 문화포교를 기치로 내걸고 문을 열어 한암사 천안불교문화원. 지금까지 30여 차례 이상의 공연과 각종 프로그램으로 문화포교를 선도해 온 한암사 천안불교문화원은 이제 어린이 회관을 통해 21세기가 필요로 하는 문화인력 양성에 나서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