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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완공된 조계종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의 경우 설계당시부터 장애인 편의시설을 완벽하게 마련했다. 천태종 총본산 구인사 역시 장애인 전용 화장실과 경사로 등을 설치해 놓았다. 통영 미래사의 경우 장애인 통로와 화장실은 물론 요사채 등 모든 시설에 완벽한 접근성을 갖춘 도량으로 유명하다. 강릉 현덕사, 용인 법륜사도 설계 당시부터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를 염두에 두고 건축됐다.
또 ‘큰절’로 통하는 봉은사, 신흥사, 월정사, 직지사, 동화사, 은해사 등 전통사찰들도 전통양식의 대웅전 옆에 경사로를 설치하고 장애인 전용 화장실도 꾸며 호응을 얻고 있다. 올 3월 대웅전 우측에 경사로를 설치한 완주 위봉사의 경우도 장애인들의 성지순례나 신행활동 코스로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사찰은 장애인들을 위한 ‘배려의 문’을 더 열어야 한다는 의견이 앞선다. 일부 교구본사급 전통사찰 등이 경사로와 화장실 설치에 나선 것과 달리 장애인 편의 시설에 무관심한 사찰이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사찰 주차장의 경우 장애인 전용 공간이 없는 곳이 대부분이고 일부 건물에만 경사로가 설치되고 나머지 공간은 무방비 상태인 경우가 많은 게 현실이다. 또 지체장애인을 위한 시설 뿐 아니라 시각장애인을 위한 유도블럭 등 보다 포괄적인 시설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 장애인 단체의 지적이다. .
전국지체장애인협회 최명숙 간사는 “높은 문턱 등으로 인해 휠체어 장애인이 법당 안으로 진입하기에는 여전히 장애물이 많다”고 지적했다.
사찰을 장애인들이 편하게 드나들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종단적 노력도 미미하다. 조계종의 경우 1996년 불교계 최초로 장애인을 위해 불교회관 앞에 경사로를 설치하고 교구본사에도 장애인 편의시설을 설치하라는 공문을 보내는 등 종단차원의 캠페인까지 전개했으나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다른 종단도 장애인 시설을 위한 행정지도를 공식적으로 한 사례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강북장애인종합복지관 조석영 사무국장은 “범종단적으로 편의증진 위원회를 구성해 사찰 건축물 등에 대한 편의시설 설치방안을 연구하거나 장애인 편의증진을 위한 기본방향 및 종합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