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가요, 영화음악,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히트작을 양산한 작곡가 김희갑 양인자 부부는 “신행생활을 치열하게 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면에 불교적 심성이 맞닿아 있다”는 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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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한 음악이 얼마냐는 물음에 김희갑 선생이 “한 3000여곡 된다”고 말하기 무섭게 양인자 선생이 “20년 전부터 3000곡”이라며 웃는다. 그 통계도 KBS 음반실에서 내준 대략적인 통계라 전체 작품수가 얼마인지 모른단다. 양인자 선생에게도 물었다.
“200곡 정도”라는 선생의 말이 끝나자마자 김희갑 선생이 “여기는 15년 전부터 200곡인데 뮤지컬 명성황후에서 작업한 노래만도 100곡이니까 아마 500곡은 될 것”이라고 정정해준다.
음악과 함께 여서 더욱 생생함과 다정함을 드러내는 이들 음악가 부부는 현재 가수 데뷔를 앞두고 있는 인드라 스님의 음반을 작업하고 있다. 5월 말경 발표하게 될 음반에는 ‘정구업진언’ 등 불교색이 진한 노래 외에도 ‘무명’ ‘사막의 전갈’ 등은 전생과 현생을 넘나드는 얘기를, ‘응원가’는 산스크리트어 ‘가떼 가떼 파라가떼’(아제 아제 바라아제)를 구호 삼아 외칠 수 있도록 흥겹게 만들었다. 인드라 스님이 부르는 노랫말로 사람들이 은연중에 감화 받을 수 있도록 메시지를 담아 작업했다.
6개월간 인드라 스님을 위해 9곡을 작업한 김희갑 양인자 선생은 “인드라 스님의 노래 분석 능력과 습득력이 놀라울 정도”라며 “따로 지도가 필요 없이 노래 느낌만 얘기해주면 척척 노래를 불러서 작업이 빨리 진행됐다”고 말한다. 보통 이들이 한 가수의 작업을 시작하면 1년 정도에 걸쳐 진행한다. 노래만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그 노래가 가수의 가슴 속에 들어가 녹아날 정도로 연습을 시키고 몰입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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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헌정 무대에서 스님이 ‘무명’을 노래하는데 관세음보살이 화현한 것 같아서 우리 모두 깜짝 놀랐어요. 목소리며 걸음걸이며 그렇게 아름다운 모습은 처음 봤습니다.”
인드라 스님의 데뷔음반이 마무리되면 다음 계획들도 꽉 차있다.
“앞으로 인드라 스님 데뷔음반이 마무리되면 바로 가수 마야랑 작업할 예정”이라는 김희갑 양인자 부부는 마야를 위해 강렬한 카리스마와 메시지를 전달하는 노래를 만들어서 자체 연습을 시키고 있다.
김희갑 양인자 선생은 마음 한 구석에 꼭꼭 숨겨놓았던 소망을 풀어놓는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가 30여 년간 전 세계를 돌며 공연하고 있잖아요. 예수님의 생애가 이렇듯 노래되는데 앞으로 붓다를 주인공으로 한 초대형 뮤지컬을 작업하고 싶습니다. 부처님 말씀은 심성의 근저를 깨우치는 얘기이기 때문에 반드시 뮤지컬로 만들어 100년 200년 후에도 공연되는 작품으로 남기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