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 정권 수립 이후 최초의 국제종교행사인 제1차 세계불교포럼이 4월 13일 오전 9시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 인민대회당에서 성대히 막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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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그동안 표면적으로 종교의 자유를 법에 의해 보장하고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공개적인 국제종교 행사는 사실상 금해왔기 때문에 이번 행사 개최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또한 이번 행사를 계기로 향후 중국정부의 종교정책에 대한 규제가 대폭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지배적이어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종교 행사로서는 이례적으로 중국은 이날 불교포럼 개회식 전과정을 국영 중앙방송(CCTV)을 통해 생중계했다.
‘세계화합은 마음으로부터 시작하자’를 주제로 한 이번 포럼은 오전 8시 30분 중국불교협회 스님 1백여명이 연단에 올라 예불의식을 봉행하는 개막식전 행사를 시작으로 장엄하게 문을 열었다.
린양동 국가정치협상회의 부주석은 치사를 통해 “전쟁과 폭력으로 심각한 갈등을 양산하고 있는 이 시대에 종교 특히 불교는 세계를 화합하는 가장 적절한 촉매제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포럼이 세계의 화합을 모색해주는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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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등젠화 국가정치협상회의 부주석(前 홍콩 특별행정자치구 장관)은 “세계에는 서로다른 문화나 민족이 많이 존재하지만 인간존중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결코 다른 것이 아니다”며 “날로 갈등이 심각해지는 지구촌속에서 이 자리에 모인 불교도들이 주축이 돼 평화공존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바로 이 시간부터 시작하자”고 축사했다.
시진평 절강성 상부위원장도 “천태종과 정토종이 결합해 강동불교의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절강성은 현재 중국불교문화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며 “아름답고 유서깊은 항저우에서 세계불교포럼을 첫 번째로 개최해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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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불교협회 부회장 성휘 스님도 개회사에서 “우리 자신의 마음자리부터 밝힌다면 가정, 지역 나아가서는 국가와 세계가 평화롭게 변할 것”이라며 “이번 포럼을 통해 자비로써 중생의 고통과 갈등을 제거하고 포용과 관용으로서 서로다른 종파의 단결과 화합을 이 자리에 참가한 세계각국 선지식들의 가르침을 통해 지혜와 대안을 모색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개막식 오전 일정의 하이라이트는 한국불교종단협의회장 겸 조계종 총무원장인 지관 스님을 비롯해, 라오스 불교도협회 케오봉파 종정 시사바쓰 스님, 사쿠리코오지 일본 대본산 중산사 원로 스님, 중국정부가 임명한 티베트 판첸라마 스님, 다쇼상계왕초 부탄왕국정부문화장관, 라오청 세계불교승가회 회장 스님, 마하 수메다 텝부 캄보디아 불교협회 승왕, 마하테로 스리랑카 불교협회장 스님, 성운 대만불광산사 종정 등 세계불교지도자 9명이 각 8분동안 발표하는 기조연설 순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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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서 지관 스님은 기조연설을 통해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전세계불교도들은 생명존중의 실천, 정신문화의 발전, 윤리와 도덕이 살아 있는 사회 건설, 상생발전하려는 지혜, 세계평화와 화합 등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며 “이번 포럼을 계기로 세계각국의 불교도들은 세계평화와 중생제도에 앞장서기를 발원한다”고 당부했다.
마지막 연사로 나온 성운 스님도 “이번 행사는 불교가 전세계의 화합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심도 있게 토론하는 유익한 자리”라며 “이자리에 모인 1천여 불교도들에게 딱딱함 보다는 유연성 있는 관리, 자기반성이 뒤따르는 자각적인 관리, 인간 감동을 통한 관리, 불법에 의지하는 관리 등 네가지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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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개최하는 이번 세계불교포럼은 공산정부수립 이후 처음 있는 종교행사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주목되는 바는 중국 정부에게 불교가 서방종교에 대항하는 복안으로서 간주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서방종교와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는 불교는 중국 정부에게 더없이 좋은 대안일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시장경제의 개방으로 야기된 계층간, 지역간 갈등을 치유하는 수단으로 중국에서 신도 수가 가장 많은 불교를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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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 비상한 관심중의 하나였던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는 결국 초대받지 못해 일각에서는 못내 아쉬워했다. 이에대해 포럼장에서 만난 치샤오페이 중국국가종교사무국 부국장(세계불교포럼 실무책임자)은 “달라이 라마는 끊임없이 다양한 민족으로 이뤄진 중국의 분열을 추구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만일 그가 참석한다면 이번 근본 포럼의 취지인 세계화합에 어긋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단호한 어조로 잘라 말했다.
오후 1시부터 6시까지는 각국 포럼 대표자들이 축사와 토론이 이어질 예정이다. 한국측에서는 태고종 총무원장 운산 스님과 천태종 감사원장 춘광 스님이 축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