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일요일 오후에는 학생법회가 열렸습니다. 학생법회에는 초등학교를 다니는 형과 누나를 따라온 어린 동생들까지 합세해 늘 북적였습니다. 게다가 제가 다니던 절이 더 시끄러울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바로 군인 법회가 함께 열렸기 때문입니다. 군인 아저씨들은 초등학생들과 유치부 학생들을 위해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주곤 했습니다.
그런 우리를 위해 신도님들이 간식을 준비해 주셔서 일요일은 언제나 풍성한 간식 파티가 열리곤 했습니다. 그렇게 간식이 풍부하고 먹을 것이 많았지만 그래도 제일 맛있었던 것은 공양주 보살님이 미역을 참기름에 달달 볶은 다음 참깨에 버무려 밥과 함께 만들어 주신 ‘공양주 보살님표 주먹밥’이었습니다. 절에는 생일불공이 많았기에 미역은 정말 많이 들어오는 시주물 중 하나였는데, 이것을 가지고 공양주 보살님은 아이들을 위한 맛있는 먹을거리를 만들어 주신 것입니다.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경내의 마당에 앉아서, 혹은 군인 아저씨랑 유치부 아이들과 술래잡기하면서 먹어본 그 주먹밥. 새삼 그립습니다.
요즘에야 스님들께서 워낙 세련되셔서 채식 카레라이스나 채식 자장면 등을 만들어 주시지만 그 옛날 시골에서야 자장이나 카레를 구하기도 힘들었고 나이 드신 공양주 보살님이 만들 수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맛있는 것을 만들어 주려던 공양주 보살님의 그 깊은 마음만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따로 간식을 만들어주고 또 일을 하셨어야 할 보살님.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난 그 당시 여자로써는 제일 나이가 많았는데 왜 설거지도 한번 못 도와 드렸나 후회가 될 뿐입니다. 하지만 그 보살님이 계셨기에 지금 제가 이런 글도 쓸 수 있는 것이겠지요. 다시 한 번 그 맛있는 주먹밥을 맛 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미역주먹밥
재료: 마른미역 1줌, 공기밥 2공기, 참기름 2큰술, 참깨 약간, 죽염약간, 표고버섯가루 약간
① 마른 미역을 프라이팬에 기름 없이 볶아서 수분을 날려준다.
② 볶은 미역을 곱게 칼등으로 잘라준다.
| ||||
③ 밥에 참기름, 참깨, 죽염, 표고버섯가루로 양념한다.
| ||||
④ 양념한 밥에 다져 놓은 미역을 넣어 한입 크기의 주먹밥으로 만든다.
| ||||
미역자반
재료: 마른미역 1줌, 녹차기름 약간, 통깨 약간, 다진 대파 흰부분 약간, 양념장(참기름, 설탕, 진간장 2큰술)
① 마른 미역을 한입 크기로 자른 뒤 녹차기름에 살짝 볶아준다.
② 양념장을 만든다.
| ||||
③ 프라이팬에 볶은 미역을 넣고 양념장을 부어 약한 불에서 버무려 준다.
④ 어느 정도 양념장이 베면 통깨와 다진 대파 흰부분을 넣어 마무리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