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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전ㆍ세작ㆍ중작…어떤 차 고를까?
햇차라도 수확시기따라 달라
현재 우리나라에서 판매되고 있는 녹차의 경우 대부분이 찻잎의 크기와 수확시기에 따라 분류된다. 현대불교 자료사진
“우전? 작설? 세작? 어떤 걸 사야할까?”

첫차를 수확하기 시작하는 곡우(穀雨, 4월 20일)를 앞두고 햇차에 대한 기대가 그 어느 때 보다 높다. 하지만 차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우전’이나 ‘작설’ ‘세작’ 등의 낯선 이름 때문에 구입을 망설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차 구입의 잣대가 되는 녹차의 등급과 분류법을 수확시기와 수확횟수, 찻잎의 모양 등에 따라 알아본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판매되고 있는 녹차의 경우 대부분이 찻잎의 크기와 수확시기에 따라 분류된다.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분류법은 곡우 전에 난 찻잎으로 만든 ‘우전’과 잎의 크기와 수확시기에 따라 순차적으로 붙여진 ‘세작’ ‘중작’ ‘대작’으로 나누는 것이다.

우전(雨前)은 ‘곡우 전후에 수확한 잎으로 만든 차’라는 뜻으로, 찻잎의 모양이 참새 혀를 닮았다고 해 ‘작설(雀舌)’이라고도 불린다. 여린 순과 잎인 일창일기(一槍一旗)로 만든다. 하지만 실제 우리나라의 기후여건상 곡우 전에는 차 생산이 거의 되지 않기 때문에 ‘곡우 전에 딴 찻잎’이라는 뜻 보다는 ‘최고급 차’라는 상징적인 의미로 쓰인다. 우리나라 차문화의 중흥조인 조선시대 초의 스님 역시 <동다송>에서 “우리나라의 차는 곡우 전후는 너무 이르고 입하(入夏, 5월 5~6일) 전후가 적당하다”고 했다.

세작(細雀)은 곡우에서 4월 말경, 늦게는 입하까지 생산되는 녹차를 말한다. 차의 순 하나에 잎이 두 개 붙은 찻잎(일창이기)로 만들며 감칠맛과 단맛이 강하다.

중작(中雀)은 5월 초순에서 중순사이에 수확한 찻잎으로 만든 차로, 찻잎의 순이 작고 잎이 크며 녹색이 진하게 나는 것이 특징이다. 첫맛은 강하고 뒷맛은 떫은맛을 느낄 수 있다. 차의 색향미(色香味)를 고르게 즐길 수 있는 차로도 꼽힌다.

대작(大雀)은 5월 중순에서 6월 초까지 수확한 잎이 크고 두꺼운 찻잎으로 만든 차를 말한다. 찻잎이 크고 억세 섬유질이 많으며 우려낸 찻물색이 진한 녹색을 띠며 개운한 맛을 낸다.

최근 채엽 횟수에 따라 차를 분류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현대불교 자료사진.
최근에는 지역마다 차를 수확하는 시기에 차이가 있고, 실질적인 ‘우전차’가 생산되는 곳이 한정적이라는 이유로 수확시기에 따른 분류 대신 ‘첫물차’ ‘두물차’ ‘세물차’ 등 채엽 횟수에 따른 분류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4월 중순에서 5월 초순까지 딴 차를 첫물차, 6월 중순부터 6월 하순까지 딴 차를 두물차, 8월 초순부터 8월 중순까지 딴 차를 세물차, 9월 하순에서 10월 초순에 딴 차를 네물차라고 부르자는 것이다.

혜우전통차 제다교육원장 혜우 스님은 “차를 잎의 크기로 분류한 것은 의미가 없다”며 “곡우 전에 만든 우전 첫물차, 곡우 이후에 만든 첫물차, 두물차, 여름차, 가을차 등으로 구분하는 것이 합리적이다”고 주장한다. 같은 첫물차라고 해도 곡우 전과 후에 나오는 찻잎은 품질에서 차이가 나고, 두물차의 경우 첫물차를 딸 때 솟은 차 눈이 자라난 싹이므로 맛과 향이 더 진하다는 것이다.

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 박동춘 소장은 “우리나라 기후 여건 상 실제 곡우 전에 차를 수확하기는 어렵다”며 “수확시기에 따른 분류 대신 차를 수확하는 순번에 따라 일번차, 이번차, 삼번차 등으로 명명하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고 말한다. 찻잎의 크기가 같다고 하더라도 첫 번째 수확한 차와 그 다음에 수확한 차는 품질에서 큰 차이가 나므로 찻잎 크기에 따른 분류는 정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박 소장은 “제다회사별로 차의 개성과 품질을 특징짓는 이름을 붙이지만, 차의 객관적인 수준과 수확시기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도록 ‘일번차’ ‘이번차’ 등을 함께 써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여수령 기자 | snoopy@buddhapia.com
2006-04-13 오전 11: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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