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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후 공부방, 기독교 72% VS 불교계 1%
[기획]불교계 방과후 보육현황과 활성화 방안
학교가 끝난 후 텅 빈 집에 혼자 들어가는 ‘열쇠 아동’이 늘어남에 따라 정부가 ‘방과후 공부방’을 대폭 지원하는 등 방과후 보육대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지역사회 저소득층 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교육지도, 급식지원 및 건전한 놀이와 오락을 제공하는 방과후 공부방 운영비 지원 대상을 500개소에서 800개소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학원에 가지 못하는 저소득가정 아동이나 부모가 맞벌이를 하는 까닭에 저녁까지 방치되는 아동들에게 쉼터를 제공하고 범죄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장치’로 방과후 공부방이 가장 좋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오래 전부터 각 교회마다 방과후 공부방을 설치하고 어린이 선교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는 기독교계와 같이, 불교계도 방과후 공부방을 포교에 접목시켜 어린이 포교의 새로운 방안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단위 사찰을 활용한 방과후 공부방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방과후 공부방 운영의 불교계 현황과 활성화 방안은 무엇이 있는지 짚어본다.


# ‘열쇠아동’ 늘어나 중요성 날로 커져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6월에 파악한 전국의 방과후 공부방은 약 8백여 개. 이를 대상으로 보건복지부와 부스러기사랑나눔회가 공동조사를 실시한 결과 조사에 응한 430여 곳의 현황이 파악됐다.
이 조사결과는 불교계에 충격을 던져준다. 430곳 가운데 72.3%(310곳)를 기독교계가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공부방 대표자 중 75.5%는 목사 등 개신교인이며 30.7%는 교회 등에서 무상으로 공간을 제공하고 있었다. 반면, 불교계 공부방 비율은 단 7곳(1.4%)으로 드러났다. 불교계의 아동복지 위상을 한 눈에 보여주고 있다.

현재 조계종사회복지재단 산하 종합사회복지관 15곳과 진각복지재단 산하 종합사회복지관 3곳이 지역 아동복지의 일환으로 방과후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다. 이 밖에 불교 사회복지법인 산하 종합사회복지관이나 청소년수련원, 청소년 독서실, 어린이집 등에서 운영하고 있는 공부방을 합하면 전체적으로 30여 곳 정도로 파악된다.

그러나 이들 각 공부방이 어떤 지원을 받으며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조사가 이뤄진 적이 없다. 종합복지관에서 운영하는 공부방과 어린이집이나 청소년시설이 운영하는 공부방, 각 단체가 운영하는 공부방은 그 운영방식도 각기 다른 양상을 지니고 있어 이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 역시 빠른 시일 내로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타종교는 정부의 예산을 선점하며 대대적인 방과후 보육정책을 펼치는 동안, 불교계 방과후 공부방은 실태조사도, 지원도 없는 사각지대에서 어렵게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다.


# “여력없다” 사찰은 무관심

가장 큰 문제는 무관심이다. 지난 3월 20~22일 열린 제170차 조계종 임시중앙종회에서 중앙종회의원 본각 스님(중앙승가대 교수)은 “어린이ㆍ청소년 포교를 위해 방과후 공부방을 각 사찰에서 실시해야 한다”고 건의했으나 별 다른 공감을 얻지 못했다. 아직도 ‘어린이 포교는 사찰 법회를 통해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스님들이 많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6월에는 불교여성개발원에서 저출산ㆍ고령화 대책의 일환으로 ‘사찰 내 공부방 및 보육시설 확대 및 홍보’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조계사에 사찰 내 놀이방 및 공부방 구축 계획안을 제시했지만 예산부족과 사찰 내 공간 부족 등의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불교계는 공간 콘텐츠 인력 등 방과후 보육활동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 삼전종합복지관장 선재 스님이 복지관 부설 꿈자람 방과후 교실 아이들과 놀이하는 모습.


본각 스님은 “단순히 결식아동들의 끼니를 해결해주면서 출발한 ‘공부방’이 이제는 정부의 지원 아래 상담과 특기적성 교육까지 맡은 제2의 가족기능까지 하는 상황인데도 불교계에서는 ‘여력이 없다’는 이유로 지원을 거절하고 있다”며 “그나마 현재 운영되고 있는 ‘공부방’도 재정, 인력난으로 하나 둘 문을 닫을 상황”이라고 말했다.

불교복지 최일선을 담당하고 있는 주요종단 산하 사회복지재단조차도 방과후 공부방에 대한 관심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때문에 현재 운영되고 있는 불교계 방과후 공부방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하나로 묶을 수 있는 방안조차 마련돼 있지 않다.

그나마 진각복지재단이 올해 하반기 중으로 지역아동센터(방과후 공부방) 한 곳을 위탁 운영할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실행될지는 불투명하다.

불교계에는 마음만 먹으면 활용할 수 있는 자원들이 무궁무진하다. 당장 방과후 공부방을 열 수 있는 여건을 갖춘 도심포교당과 사찰도 다수 있으며, 한문ㆍ다도ㆍ명상ㆍ참선 등 콘텐츠도 풍부해 지역아동을 위한 불교계만의 심성계발프로그램도 운영할 수 있다. 더구나 전문가를 양성할 수 있는 중앙승가대 보육교사교육원이라는 인프라도 이미 갖춰져 있다. 지금부터라도 정부 예산을 활용하고 불교계가 전통적으로 갖고 있는 자원을 이용하면 아동복지와 포교범위를 넓힐 수 있는 것이다.

지역 심인당 내 청소년들을 위한 방과후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는 진각종 ‘본원자성학교’가 대표적인 예이다. ‘본원자성학교’는 경북 청도군 본원심인당 내에서 운영해왔던 방과후 공부방을 지난해 11월 군청에 등록해 지역아동센터로 전환을 마쳤으며 현재 국고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방과후 공부방 개설 절차는 간단한 편이다. 해당 지역의 시ㆍ군ㆍ구청 아동복지과를 방문해 신청하면 된다. 최근 정부는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어린이 ‘방과 후 교실’ 등 보육·교육시설 지원을 강화했기 때문에, 요건만 갖추면 설립비는 물론이고 운영비ㆍ교사비ㆍ급식비까지도 지원받을 수 있다. 기초생활수급권자나 저소득가정 아동은 국가가 교육비를 지원해준다.

각 지자체마다 차이가 있지만 방과 후 교실을 운영할 경우 월 평균 운영비 2백만 원, 보조교사비 30~1백45만원이 지원된다. 설립조건도 까다롭지 않는 편이다. 종사자와 시설요건을 갖춰야 하는데 아이들이 20명 미만일 경우 시설장 1명·교사 2명의 종사자가 있으면 된다. 지난 3월부터는 종교시설 단체 대표장이면 바로 시설장 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자격요건이 바뀌어, 원력 있는 주지스님이 방과후 공부방 시설을 운영하기로 마음만 먹는다면 더욱 허가가 쉽게 나올 수 있는 제도적 여건도 갖춰졌다.


# 설립 쉬워…月운영비 2백만원 지원받을 수 있어

지난 1999년부터 ‘꿈자람 방과후 교실’을 운영하며 지역 내 우수복지시설로 선정됐던 삼전종합사회복지관의 선재 스님은 “조금만 관심을 가진다면 불사를 할 때부터 사찰부지의 일부를 시설용도에 맞게 시공하고 정부의 지원도 받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중앙승가대학교 보육교사교육원을 수료하면 방과후 공부방 교사가 되기 위한 조건인 보육교사 3급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보육교사교육원은 종단의 무관심으로 인해 존폐 위기까지 몰렸었다. 종단에서 중앙승가대 보육교사교육원과 연계해 정책적으로 방과후 공부방 활성화를 지원한다면 아동복지포교와 교계 유일의 보육교사 양성기관을 둘 다 살릴 수 있을 것이다.

아동복지 현장전문가들은 종단에서 ‘인적뱅크 제도’를 실시할 것도 제안한다. 현재 불교계에는 대불련이나 대불청 등 청년불자 단체도 여럿 있다.

종단은 ‘인적뱅크 제도’를 실시해 방과후 공부방에서 과외교사로 자원봉사활동 하길 원하는 청년 불자와 단위 사찰을 연계할 수 있다.

종단 내 청년단체나 신행단체는 물론이고, 종립 대학인 동국대 사회복지학과 학생들에게도 봉사활동점수와 학점 인정이 가능하도 종단이 지원한다면, 각 개별 사찰마다 실무자에 대한 부담 없이 더욱 많은 공부방을 개소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현재 운영 중인 불교계 방과후 공부방과 지역아동센터를 하나로 묶고 실무자들이 재교육을 받을 수 있는 협의기구의 구성도 필요하다.

현재 한국지역아동센터연합회나 전국지역아동센터공부방협의회 외에도 각 시ㆍ도마다 개별적인 협의회가 있으며 이를 통해 실무자 교육이 이뤄지고 있지만 대부분이 기독교인이어서 불교계 협의체가 필요한 실정이다.

방과후 한문서당을 운영하고 있는 공주시불교청소년교화연합회 이대원 사무국장은 “불교계 방과후 공부방 운영방안을 논의하고 지속적인 실태파악을 할 수 있는 범불교적인 공부방협의회 구성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기독교계 보육 정책, 불교계보다 20여년 앞서


-기독교계 공부방은 갈곳없는 아이들에게 '보금자리'


지난해 11월, 인천시와 인천기독교총연합회는 교회공간을 개방해 청소년 공부방 및 어린이집으로 활용하겠다며 정부와 자치단체에 행정적ㆍ재정적 지원을 요구했다. 이들은 ‘교회 공간 시설 사회복지활용방안 세미나’등을 열고 인천지역에 있는 3500여개 교회 중 10%(350개 교회)이상의 교회를 방학중 결식아동 급식시설로 즉각 개방할 수 있다며 ‘교회 개방운동’에 나섰다.

이 같은 기독교 교회 개방운동에 대해 인천시 여성복지보건부는 적극 환영하는 입장이다. 현재, 만수1동 산돌교회 등 인천시내 34개 교회가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면서 월 200만 원 가량의 운영비를 시로부터 지원받고 있으며, 53개 교회는 보육시설을 운영하면서 저소득층 아동들의 보육료와 보육교사 처우 개선비를 받고 있다.

인천의 경우는 정부의 예산을 선점한 기독교계의 발 빠른 대처를 보여주는 아주 작은 사례에 지나지 않는다.

기독교계는 방과 후 보육정책에 있어서는 불교계보다 20여년이 앞서 있다. 1984년 서울 하월곡동 ‘산돌 공부방’이 문을 연 뒤로, 기독교계 공부방은 방과 후 마땅히 갈 곳이 없던 가난한 아이들에게 보금자리가 됐다.

타종교가 방과후 보육대책에 이토록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지역아동센터를 위탁받기 위해 치열하게 나서는 이유는 명백하다. 어린이 선교가 더 이상 주일학교만으로는 어렵게 되자, 방과후 공부방 운영을 통해 어린이 선교에 나서는 것이다.

지방의 한 불교계 방과후 공부방 실무자는 “면 단위까지 뻗어있는 지역교회에서 공부방을 운영해 지역 아이들이 모두 교회에 가고 사찰에는 나오지 않는다”며 “한 달에 200만원씩 보건복지부에서 지원하는 돈의 상당부분이 기독교 선교 사업에 들어가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은비 기자 | renvy@buddhapia.com
2006-04-11 오전 9:38:00
 
한마디
생활 속에 불교가 널리 퍼져 나아가지 바랍니다. 그러려면 자금이 많이 많이 필요합니다. 불교용품 및 생산 활동에 근간이 되는 사업으로..... 불교계가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주시느 것이 어떠 하시지,그리고 일부 이익금을 이런 사업에 손길이 와야합니다.
(2006-12-03 오후 1:52:10)
56
승려가 아니라 재가불자들이 사찰만들어 포교하고 잘 운영합시다.
(2006-04-14 오전 12:46:52)
56
이런 현실이 어디 하루이틀 전의 문제랍니까? 알면서도 시행할 생각조차 없으니 불교가 이 지경이죠.
(2006-04-13 오전 9:48:03)
61
부처님오신날 봉축철이 되니까 각 사찰에서 우후죽순격으로 동자승 이벤트를 펼치던데, 10~20년 앞을 내다보고 미래의 불교일꾼을 키우는 어린이 포교보다는 당장 봉축철 홍보효과 되고 돈벌이가 되는 동자승 이벤트에만 매달리는 모습에 대한 비판도 부탁..
(2006-04-12 오후 3:29:13)
55
절에 오면 오고 말면 말고... 아미타불 불교가 이제 넘쳤는가? 아니면 모자라는가? 아니면 비웠는가? 반야신겸 달달 외워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거리로 뛰쳐 나와 중생과 손을 잡읍시다. 그런 것이 참으로 비우는 것인데...
(2006-04-12 오후 3:20:21)
56
정말 환장할 일이 곳곳에서 벌어지네. 이런데도 큰시님들은 중생들을 보살피지 않고 면벽하고 시간만 보내니 장차 누가 절을 돌보겠나. 기가 찰 노릇이구만, 이런데도 포교할 생각은 꿈에도 없구 손안되고 코푸는격으로 그런 좋은 절만 기웃거리는 염탐군만 늘고 있으니 어찌할꼬...지금도 산속에다 절 짓고 허황된 꿈만 먹고 사니....
(2006-04-12 오후 12:48:43)
60
승려님들 산속에 숨어 혼자 도 닦지 말고 사바세계에 살아가면서 도 닦기 바랍니다. 포교도 수련이요 .
(2006-04-12 오전 11: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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