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태고종사> 발간으로 갈등을 겪어왔던 두 종단은 이날 서울 삼청동의 한 찻집에서 처음 만났다. 첫 공식 모임인 이날 회동에는 조계종측 대표로 ‘조계종 종단사왜곡과 종단정통성수호공동대책위원회’ 공동대책위원장 대성 스님을 비롯한 대책위 스님 7인과 태고종측 대표로 태고종 부원장 자월 스님을 비롯해 종단사간행위원회 위원장 수열 스님 등 7인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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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모임은, 조계종 대책위가 3월 27일 제4차 대책위회의에서 <태고종사>에 대한 문제 제기 차원에서 4월 3일 태고종 총무원을 방문하기로 했으나 태고종측이 내부사정을 이유로 날짜와 장소를 변경해줄 것을 요청한 데 따라 이날 열렸다.
조계종측 대책위는 모임에 앞서 가진 제5차 대책위회의를 통해 △<태고종사>의 전량수거ㆍ폐기 △책임자 참회 및 사과 △양 종단이 공동으로 종단사를 정리할 것 등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으며, 이런 내용을 모임 현장에서 태고종측 스님들에게 전달했다. 이에 따라 회동 초반 두 종단 스님들 간에는 고성이 오고가는 등 잠시 경직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그러나 태고종 부원장 자월 스님이 “<태고종사>의 일부 격한 표현들로 인해 조계종 스님들이 상처를 받았다면 유감이며 책의 내용을 순화해 교정판을 제작할 뜻이 있다”며 한발 물러서자 조계종측 대성 스님이 “<태고종사>로 인해 종단간의 갈등을 보이는 모습이 되지 않아야 한다”고 답해 분위기는 반전됐다.
회동 직후 대성ㆍ혜자(대책위 집행위원장) 스님과 자월ㆍ수열 스님 등은 공동으로 기자들에게 “오늘 모임으로 서로 입장차를 줄이고 최선의 수준에서 합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한 뿌리였던 두 종단은 앞으로 2~3차례 더 모임을 갖고 근현대사에 대한 객관적인 정리 작업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조계종은 5월 16일 '한국불교정화를 말한다'를 주제로 정화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학술세미나를 개최하는 한편 종학연구소인 불학연구소를 통해 종단의 정통성강화를 위한 자료집을 발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