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4.1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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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뜨고 귀 열면 일상이 행복
지수 스님이 불자들에게 보낸 편지 묶음 <마음 탓이다>
‘행복은 스스로 누리는 자의 것, 눈 뜨고 귀 열면 주위에 널려있다.’

마음탓이다 지수 지음 시공사 9500원
대흥사 관음암에서 자연을 벗하며 수행한 지수 스님이 절집 향기를 오롯이 담아 일반인들을 위한 ‘행복론’을 펴냈다. 지난 1995년 11월부터 스님이 관음암에 인등을 켠 불자들에게 매달 써 보낸 편지들을 엮은 이 책은 불생불멸의 마음을 넉넉하게 쓰는 법을 일러주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책머리로 내건 말이 <마음 탓이다>. 낡은 것을 거둬내고 새로움을 깨끗하게 담아낼 ‘마음의 바리때’를 책장 곳곳에서 선사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책은 영원한 화두인 ‘마음’에서 소박한 질문과 대답을 주고받는다. ‘마음의 실체는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가’란 물음을 던지고, 해답은 일상의 사소한 경험에서 찾는다. 그리고 그 체험을 풀어내는 언어도 고서에나 파묻혀 있을 법한 격언대신, 현실에서 오가는 정감 있는 말로 해부한다.

가령 이런 식이다. 마음을 다스리지 못해 감정이 울긋불긋 하는 사람들에게 책은 ‘화내고 미움을 일으키는 주체는 무엇인가, 이뭣꼬?’란 화두를 자신에게 들이대라고 주문한다. 이렇게 마음 탓을 자신에게 돌리면 악감정이 쌓이지 않고 밖으로 빠져나가, 어떤 상황도 마음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울 수 없게 된다고 말한다. 때문에 책에서는 모든 행복과 불행이 마음 안에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해 늘 마음 탓을 하는 현대인들에게 ‘반성의 회초리’를 숨겨놓았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나무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책은 독자에게 현명한 ‘마음잡기’ 방법론도 조목조목 일러준다.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는 마음자리를 밝히고 넉넉히 쓰는 노하우를 아낌없이 내놓고 있다. 스님이 30년 가까이 선(禪) 수행으로 정직하게 일군 마음공부의 살림살이가 바로 그것. 스님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볼 것’을 강조한다. ‘내 감정의 물을 들이지 않고 내 편견의 왜곡이 없는 그대로의 모습을 눈으로 보듯이 느끼고 체험하는 것, 순수한 존재 그 자체의 상태가 선이다’고 말한다. 좋고 싫음의 사나운 파도에 압도당하지 말라는 스님의 간절한 수행체험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책은 이웃을 소중하게 여길 것도 가르친다. 우리의 스승을 고타마 싯타르타 부처님이라고 부르듯이 우리 모두의 이름 밑에도 ‘부처님’이란 칭호가 붙여지도록 저마다의 이름 석 자를 소중히 모셔야 한다는 것이다.

1978년 파계사에서 출가한 스님은 통도사와 직지사에서 경전공부를 했다. 이후 송광사, 대흥사에서 경전과 참선을 지도했으며, 태국과 영국 등에서도 외국인들에게 참선을 가르쳤다. 특히 영국에 있는 로마 가톨릭 수도원에서 살면서 이웃 종교 성직자들과 교류를 갖기도 했다.
김철우 기자 | in-gan@buddhapia.com
2006-03-31 오전 10: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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