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사상적ㆍ포교적 체계를 갖추려면 방송이라는 실크로드를 통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에 와 있다. 현대 종교의 발전 여부는 포교에 있고, 현대사회에서 포교는 대중매체인 방송을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그 성패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재일 사단법인 보리 이사장 겸 보리방송모니터회장은 3월 28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회의실에서 열린 불기 2550년 제1차 포교종책연찬회 ‘불교 영상포교의 현실과 전망’에서 영상 포교의 중요성을 강조한 뒤, 일반방송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하거나 프로그램을 유효적절하게 활용해 불교 위상 강화, 포교 형태 다변화, 포교 효과 극대화, 교계 여론 집약과 전달 등을 꾀하는 방법을 모색했다.
김재일 이사장은 ‘방송에 비친 불교와 방송을 통한 포교 활성화 방안’ 주제발표를 통해 방송에 직접 참여하는 방안으로 △불교 관련 방송 콘텐츠 제작지원 사업 △불교 소재 드라마 극본 및 교양물 기획안 공모사업 △퍼블릭 엑세스 프로그램(시청자나 시민단체가 직접 제작하거나 참여해 만든 프로그램) 제작 참여 △종단 산하 독립제작사 설립 △방송사 공개 행사 공동주최 또는 협찬 등을 제안했다.
간접 참여 방안으로는 △불교 미디어 센터 설립 △불교 관련 프로그램 발전을 위한 세미나 △포교 활성화를 위한 방송인 워크숍 △불교 관련 일반 방송 프로그램 시청취 소감 공모 △가칭 방송 제작 자문위원회 구성 △불교언론문화상 시상 분야 확대 △시청자위원회 참여 △방송인 불교 모임 조직 강화 △방청 참가 △각 방송사 홈페이지 활용 등을 꼽았다.
김재일 이사장은 불교 관련 프로그램들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첫째 방송 정보를 사전에 입수해 일주일 단위로 프로그램을 선택한 뒤 시청계획표를 짠다, 둘째 중요한 프로그램을 자료화한다, 프로그램 시청 후 소감을 발표하는 시간을 갖는다, 셋째 방송 프로그램 소개나 시청소감, 비평문을 사보(寺報) 등에 실어서 불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재일 이사장은 이 외에도 미디어교육과 프로그램 감시 방안으로 △사부대중을 위한 미디어교육 사업 △모니터 교육 사업 △종교평화위원회 활동 강화 △불교시청자단체(모니터단체) 사업 지원 △옴부즈맨 프로그램과 매체 홈페이지 활동 등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토론자로 나선 방송작가 윤청광씨는 “불교에 대한 이해부족과 잘못 알고 있었던 ‘불교에 대한 무지’ 탓에 불교를 잘못 표현한 경우도 있었다”고 소개한 뒤 “불교계에서 더 많은 기획자, 프로듀서, 감독, 작가들에게 아이디어와 자료, 편의를 끊임없이 제공하고 베풀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청광씨는 또 △사찰마다 불교책방 설치 △불교출판 활성화 △영상 포교 전담 부서 설치 등을 제안했다.
연찬회에서 극작가 우봉규씨는 ‘한국영화 속의 불교, 그 미래와 방향 사이’ 주제발표를 통해 “한국불교는 한국문화와 연대하지 않으면 그 설자리가 없어진다는 긴박한 인식을 필요로 한다”며 “불교가 우리 문화와 소통할 수 있는 최고의 정점, 그곳이 바로 영화”라고 주장했다.
우봉규씨는 좋은 불교 영화를 만들기 위해 “잘 된 시나리오 잘 만든 영화 한편은 수 만 명의 부루나 존자를 양성한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시나리오 작가 연수원 설립’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우봉규씨는 또 “조계사 안국동에 불교 극장과 극단이 있어 1년 365일을 끊임없이 연극을 올릴 수 있었다면, 오늘의 한국불교는 이미 한국영화와 한국연극의 중심에 서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라며 ‘종립 극단 창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봉규씨는 이 외에도 “영화를 만드는 모든 사람들이 자유로이 드나들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며 “조계사 속에 사랑방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토론자로 나선 최원섭 성철선사상연구원 상임연구원은 “영화나 방송 등에서 바로 이용할 수 있는 ‘불교적 코드’를 마련해주는 일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하다”며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아이디어를 줄 수 있는 지침서인 일종의 ‘불교 매뉴얼’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