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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 속의 칠자병차 ③
짱유화 교수의 보이차 이야기 11
운남성 정부가 ‘운남성보이차제조공법시행규칙’을 1979년에 이르러 발표한 것을 보면 쾌속발효공법이 비록 1973년 곤명차창에서 개발됐으나 기술상의 제반 문제들을 완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여러 해의 시험을 거쳐 비로소 정립되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보이차의 쾌속발효공법의 개발에 대한 일화는 수없이 회자되어 시중에 나돌고 있다. 사실 이러한 개발의 정확한 시기마저 불투명한 것도 사실이다.

일화 중 가장 설득력 있는 것은 1973년(일설은 1974년), 운남성차엽진출구공사(雲南省茶葉進出口公司)의 부경리 송문경(宋文庚)과 오기부(敖其富)씨가 중국차무역박람회에 참가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들은 전시장에서 얻은 광동지역에서 만든 지금과 같은 유사한 보이차 샘플을 가지고 당시 곤명차창(昆明茶廠) 공장장인 이희금(李希金)씨에게 보여줘 같은 제품을 만들 수 있느냐고 제안했다.

인공발효한 보이차.


이 창장이 오계영(吳啓英, 2005년 작고)을 불러 샘플을 살펴본 결과 차의 외형이 튼실하고 색은 흑갈색이었으며 등급은 9~10급 정도의 쇄청모차로 만든 것 같았다. 당시 곤명차창에 마침 400톤 정도의 9~10급의 청모차(靑毛茶) 즉 쇄청모차가 창고에 쌓여있어 처리하는데 골칫거리였을 때였다. 이 원료는 청전, 즉 오늘날의 생전의 원료로 사용될 계획이었다. 창고 내에 있는 원료를 소화하는데 더할 나위가 없는 이 제의는 곤명차창으로 하여금 보이차의 미생물발효를 제작하는데 있어 시험용 원료로 삼도록 했다.

그러나 문제는 그들이 미생물공법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는 것이었다. 이에 그들은 보이차 샘플로 만든 것으로 되어 있는 발수차(發水茶)의 근거지인 광동지역에 맹해차창의 추병량(鄒炳良)과 동행하여 학습한 후 개발한 것이 열발효(熱醱酵)였다. 열발효란 쇄청모차 원료에 수증기를 가해 일정한 시간을 통해 산화시켜 모차의 외형을 흑갈색으로 만드는 공법을 말한다. 이 공법을 수차례 실습하여 개발한 것이 바로 쾌속발효인 미생물발효공법이다.

미생물발효의 보이차를 만드는 1차 공정은 녹차와 같다. 다만 사용하는 찻잎 원료는 대부분 함수량이 적은 쇤 찻잎이기에 먼저 10% 정도의 물을 뿌려 찻잎의 함수량을 높인 후 녹차와 같이 솥의 고온을 빌려 찻잎 속에 있는 효소 성분을 억제시켜 발효가 일어나지 않도록 살청(殺靑)이라는 공정을 한다. 이어 비비는 유념과정을 거쳐 세포조직을 약 15~30%를 파괴시키는 동시에 찻잎을 줄기 모양으로 만든다. 유념된 찻잎을 햇빛 아래에 건조해 함수량이 10%정도가 되도록 하는데 이렇게 1차적으로 만들어진 반제품의 차를 가리켜 모차(毛茶), 또는 쇄청모차라고 한다.

여러 형태의 보이차.


쇄청모차를 악퇴(渥堆, 미생물발효)의 공정을 거쳐 만든 것이 ‘쾌속발효보이차’다. ‘악퇴’ 공법이란 물과 습열 등의 작용으로 인해 생긴 미생물들이 촉매작용을 일으켜 찻잎속의 화학물질들로 하여금 산화, 분해 등의 일련적인 반응을 일으키게 하는 것을 말한다. 악퇴 또는 퇴적이라고 하는 과정은 주로 곰팡이에 의한 호기성(好氣性)발효로 이루어졌는데, 호기성발효란 미생물들이 산소를 좋아하여 공기 속에서 잘 자라는 성질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가리킨다.

특히 보이차일 경우 다섯 검체에서 Aspergillus속 15종, Penicillium속 4종이 분리되는 것으로 보아 보이차의 주요한 미생물이 곰팡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대체로 40~60일 정도이면 발효의 공정을 마치며 완성한 잎차를 가리켜 보이산차라고 하나 상업적으로는 보이숙차라고 한다. 수증기를 통해 압제한 것을 긴압차(緊壓茶) 혹 압제차(壓制茶)라고 하며 학술적인 명칭은 긴압보이차라고 한다. 모양에 따라 둥근 것은 숙병(熟餠), 벽돌모양은 숙전, 그릇처럼 생긴 것은 숙타라고 한다.
짱유화 | 한서대 교수
2006-03-28 오전 11: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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