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9일, 새만금은 갯벌을 드러낸채 전국에서 몰려든 손님을 맞았다. 갯바람을 타고 봄내음 물씬 풍겨오는 새만금 방조제의 입구에 축제의 장이 마련됐다. 플래카드 20여개가 내걸린 방조제 입구는 다양한 목소리로 호소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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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총집결의 날 '새만금의 봄' 행사가 시작되기 두시간 전, 서울과 부산, 인천, 대전 등에서 출발한 버스가 속속 도착했다. 환경과 생명을 생각하는 전국교사모임,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 민주노동당, 새만금 화해와 상생을 위한 국민회의, 실상사 작은학교 등에서 1000여명이 집결했다.
새만금 간척사업을 강행하는 정부와 전북도, 건설업체를 향한 분노가 터져 나오면서 행사장 주변으로 긴장감이 감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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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 건설업체는 새만금 방조제 입구에 돌망태와 바리케이트, 차량을 이용해 차단선을 설치했다. 돌망태 위와 갯벌에는 철조망을 설치했다. 방조제와 시위대를 갈라놓은 철조망은 국책사업의 상징이 돼 있었다.
오후 2시 새만금국민회의 공동대표 오영숙 수녀가 눈물의 인사말로 '새만금의 봄'의 막을 걷었다. "새만금을 향한 우리의 간절한 바람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새만금의 수많은 생명을 살리기 위한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축제의 마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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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시간여에 걸쳐 진행된 새만금 간척공사를 멈춰달라는 호소는 "배는 바다로 가고싶다"는 플래카드를 내건 배가 등장하는 퍼포먼스에서 절정에 달했다. 뱃노래가 울려퍼지며 배는 방조제 입구를 막고 있는 철조망을 향해 나아갔다. 1000여 참가자들도 배를 뒤따랐다.
돌망태가 방조제를 보호하듯 길게 늘어선 입구. 트럭 2대와 경찰이 입구를 봉쇄하고 나섰다. 참가자들과 경찰의 몸싸움이 이어졌다. 전국에서 모여든 참가자들 보다 생존터전을 잃는 새만금연안 피해어민들은 결사적이었다. 철조망을 걷어내고 돌망태를 하나하나 해체시켰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뒤에서 지켜보던 경찰들도 앞으로 밀어부쳤다. 한시간여에 걸쳐 몸싸움을 벌이던 양측은 부상자 없이 한발 물러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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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은 손에 손을 잡고 새만금을 노래했다. 분노의 축제는 그렇게 마무리됐다.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가는 버스안, 모두의 표정은 어두웠다. 마지막 끝물막이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새만금을 두고 돌아서야 하는 책임감 때문이었다.
불교환경연대 지도위원 현각 스님은 "작은 생명이라도 소중한 가치가 있음을 일깨우는 그날까지 희망을 놓지말자"고 쳐진 어깨를 다독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