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회의원 선거가 청정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시각은 12%에 불과했으며, 10명 중 7명은 종회의원 자질을 높여야 종회활동이 강화될 수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처럼 조계종 중앙종회의원들은 자신이 속한 중앙종회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본지 설문결과 드러났다.
특히 문중과 계파간의 갈등, 종회의원 자질, 종책모임, 종회의원 선거 등은 위험수위에 도달해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결과는 3월 20일 열리는 제 170차 임시중앙종회를 앞두고 중앙종회의 발전방향을 진단하기 위해 중앙종회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본지 설문조사에 따른 것이다.
설문은 조계종 중앙종회의원 81명 중 현재 자격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직능대표 행정분야 종회의원 1명을 제외한 80명을 대상으로 2월27일부터 3월 13일까지 전화설문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설문을 거부했거나 연락이 닿지 않는 25명을 제외한 55명이 설문에 답했다.
설문은 종회의 역할, 권한, 활동 시 문제점, 종책모임, 종회의원 선거, 재가자의 종회 참여 등과 관련한 8개 항목이다.
먼저 원활한 종회활동을 막는 요인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65.5%가 ‘문중과 계파의 이해관계와 갈등’을 가장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종회의원들의 업무수행능력과 자질부족’(16.4%) ‘종단 내에 얽혀있는 구조적 모순과 갈등 구조’(12.7%)가 그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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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인식은 종책모임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수치상으로만 보면 ‘종책모임이 필요하다’(52.7%)는 견해가 ‘없어져야 한다’(47.3%)는 시각보다 다소 우세했다. 하지만 종책모임이 필요하다고 답한 스님들의 절대다수가 “현재와 같이 문중과 계파에 얽매인 형태라면 없는 것이 낫다”는 견해를 보임으로써 현 종책모임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현재 종책모임은 여당격인 일승회와 화엄회, 야당격인 미래승가회가 있다.
종회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우선 개선해야 할 문제로는 ‘종회의원 자격기준(수행력 및 자질) 강화’가 69.1%로 ‘각종회의 운영방법 개선’(14.6%) ‘종회의원 선출 방법 개선’(9.1%)보다 월등히 높았다. 종회의원들 스스로가 ‘자질’에 문제가 있음을 인정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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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는 종회의원들이 소위 여당과 야당으로 구분돼 있어, 서로가 서로를 비난하는 의미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앙종회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서는 ‘제대로 못하는 편’(25.5%)이라거나 ‘전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10.9%) 는 부정적 응답이 36.4%로, ‘매우 잘하고 있다’(3.6%) ‘비교적 잘하고 있다’(23.6%)는 긍정적인 답변 27.2%보다 높았다. ‘그저 그렇다’는 응답은 36.4%로 가장 많았다.
종회가 갖고 있는 권한에 대해서는 ‘매우 크다’(36.4%)는 의견이 가장 높았으며, ‘약간 큰 편’이라는 응답도 14.5%로 나오는 등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종회 권한이 크다는 견해를 보임에 따라 이에 대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적당하다’는 견해는 25.5%였으며, ‘약한 편’이라는 응답은 23.6%였다.
종회의원 선거와 관련해서는 ‘다소 부패하다’(30.9%) ‘매우 부패하다’(18.2%)는 응답이 절반을 차지했다. ‘그저 그렇다’(38.2%)는 응답이 가장 높았으며, ‘매우 청정’(1.8%) ‘어느 정도 청정’(10.9%)이라는 응답은 상대적으로 매우 낮아 전체적으로 ‘부패하다’는 인식이 폭넓게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가자의 종회 참여에 대한 중앙종회의원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종회의원 69.1%가 중앙종회나 교구종회의 재가자 참여에 반대 입장을 보였다. 중앙 및 교구종회 ‘둘 다 찬성’은 16.4%였으며, 중앙종회 참여는 반대하나 교구종회 참여는 찬성한다는 입장은 12.7%였다.
자신의 종회활동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43.7%가 ‘제대로 또는 전혀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매우 또는 비교적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는 응답은 34.5%, ‘그저 그렇다’가 21.8%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