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7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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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다짐 잊지 않고 한 길로…"
조계종 제30기 행자교육원 회향 축하 현장
부처님 제자로서 올곧은 길을 가겠다는 다짐 속에 계를 받고 있는 예비 스님들


▧ 수계라는 이름의 발원

3월 11일 오전 7시. 김천 직지사 만덕전에서 조계종 제30기 행자교육원 회향식이 봉행됐다. 지난 2월 15일 147명의 행자가 입교해 이날 145명(남 82명 여63명)이 행자교육을 수료하고 10일 치른 5급 승가고시에 전원이 합격해 사미(니)계를 받게 된 것이다.
조계종 교육원장 청화스님은 “출가자의 삶에 충실히 임하고, 행자교육원에서 배우고 익힌 승려로서의 위의를 잊지 말고 고매한 품성과 지혜를 갖추어 중생을 교화하고 사회를 밝히는 데 힘써주길” 당부했다. 행자교육원장 성웅 스님(직지사 주지)도 “종단의 미래를 책임지고 시대의 주인공이 되어 정진할 것”을 당부했다.

145명의 예비스님들은 “보리심을 내어 나와 남이 둘이 아닌 하나라는 것을 잊지 않고, 이 세상의 중생들이 다같이 윤회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발원하며 “모든 번뇌와 집착들을 놓아 버리고 영원한 것과 영원하지 않은 것을 가려낼 줄 아는 지혜로운 정신으로 살아갈 것”을 다짐했다.


▧ 담장 밖의 풍경

새로운 수행자들의 첫걸음이 시작되는 날. 직지사 만덕전 앞문에는 아침 일찍부터 은사스님과 속가 가족, 신도들이 모여들었다. 새롭게 태어나는 수행자와의 첫 대면을 앞두고 상기된 얼굴이다. 손에 손에 든 꽃다발이 학교의 졸업식 풍경을 연상시킨다. 만덕전 안을 살피던 군중 속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경산 백암사 혜오 스님(오른쪽)이 통도사를 본사로 출가한 예비스님 8명에게 축하의 꽃다발을 전하고 있다.


“우와! 저기, 저기, 월담 스님이야. 좀 야윈 것 같아도 얼굴이 밝아 보이는 걸.”
“어디, 어디?”
사미계를 수지한 예비 스님들이 기념촬영을 위해 만덕전 앞 금강계단에 모습을 나타내자 울타리 밖 축하객들이 일순간 술렁였다.
“가사 장삼을 수한 모습이 정말 잘 어울리는 걸요.”
“그렇게 갈구하던 수행자의 길에 들어섰으니 잘 됐습니다.”

수행자로서 위의를 갖춘 예비 스님들을 먼발치서 바라본 속가 가족과 불자들은 만감이 교차하는 듯 다양한 표정이다. 축하객 쪽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 ‘한 예비스님’의 모습에 눈시울을 붉히는 중년의 부부는 끝내 돋음 발을내려놓지 못하고 그 예비스님에게서 눈길을 떼지 못한다. “부디 훌륭한 수행자가 되어 주십사”라고 되뇌이며 합장하는 노부부는 필시 막내아들의 수계식에 온 것일 게다.

7개월 전 사찰에 봉사활동 갔다가 돌아오지 않는 여동생을 찾으러왔다는 한 보살은 눈시울을 붉히는 부모의 손을 꼭 잡고 애써 태연한 척 하지만 금새 주루룩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기 바쁘다.
진천 용화사 주지 무위 스님은 신도 10여명과 함께 이른 아침부터 만덕전 앞을 지키고 있었다. 상좌 부견 스님을 축하해주기 위해서다. 스님은 “출가해 수행자가 되는 것이 얼마나 귀한 일인가를 바르게 인식하는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담장 밖에서 손을 흔드는 신도들


“20여 년 전, 내가 출가할 때만해도 출가하면 무슨 말 못할 사연의 주인공인양 의심스런 눈으로 보곤 했잖아요. 내가 출가한다니까 집안은 초상집 분위기로 변했고 급기야 언니가 절까지 따라왔어요. 그 덕분에 이제는 출가가 얼마나 큰 복전인지 알게 됐지만….”

무위 스님의 집안은 출가를 영광으로 안다. 오늘 사미니계를 받은 부견 스님은 무위 스님의 질녀다.

온통 축하의 분위기가 일고 있는 가운데 침묵으로 만덕전 안과 밖을 주시하는 스님도 있었다. 의성 수정사 주지 법운 스님이다. 다섯 번째 상좌 서경 스님을 데리러 왔다. 그런데 꽃다발을 준비하지 않았다. “예비승이 되어 첫 걸음을 걷는 시작일 뿐 졸업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목소리에는 축하와 뿌듯함이 듬뿍 묻어 있었다.


▧ 만남 그리고 격려

드디어 만덕전 문이 열렸다. 오전 7시부터 시작된 기다림은 정오가 되어서야 만남의 시간으로 연결됐다. 예비 스님들이 나와 은사스님과 신도들을 만났다. 긴 기다림 끝에 마련된 짧은 축하의 시간 곳곳에서 박수와 함성이 요란했다.

“스님! 축하드립니다.”

통도사에서 출가한 8명의 예비스님에게 골고루 장미꽃 다발이 전해졌다. 경산 백암사 혜오 스님을 비롯한 통도사 말사 스님들은 신도들과 단체로 참석해 대대적인 축하와 격려를 보내기 바빴다.
부산 해운대 부처님마을 주지 효범 스님은 상좌 도공 스님이 자랑스럽기만 하다.

"우리 강원에 오라"고 홍보하는 선배스님들


“부모님, 스승, 친구와의 모든 인연이 부처님을 통해 새롭게 태어났으니 자랑스럽다”며 싱글벙글 웃음 짓는다. 방금 계를 받은 상좌는 “은사스님 이하 사중의 모든 스님들이 이렇게 축하해주시니 큰 힘이 된다”며 “모든 스님들과 함께 한길로 가기를 바랄뿐”이라며 허리를 굽혔다.

그렇다고 모든 예비 스님들이 담장 밖에서의 축하에 참여한 것은 아니다. 스스로를 엄하게 단속하는 것일까? 분명, 부모 형제가 찾아 왔건만 활짝 열린 큰문을 놔두고 곁문으로 바삐 빠져나가는 그림자도 있었다. 그 그림자로 인해 가져 온 꽃다발이 주인을 찾지 못하고 다시 속세로 향했다.

그래도 올곧은 수행자가 되기를 발원하는 꽃의 향기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축하와 격려 아끼지 말아달라”

‘새로운 수행자의 탄생은 모두가 축하하고 드러내 기뻐해야 할 일이므로 행자교육원 회향하는 날 신도들과 함께 참석해 축하와 격려를 아끼지 말아 달라.’

조계종 제30기 행자교육원의 회향을 앞두고 행자들의 소속사찰과 은사스님에게 교육원의 공문이 날아왔다. 지금까지 행자교육원의 회향, 즉 사미(니)계 수계 의식이 철저한 통제 속에서 엄숙히 진행되었던 것을 고려한다면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진지하고 엄중히 진행됐던 행자교육원 회향일에 은사스님은 물론 재가불자까지 불러 모아 축하와 격려의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이유는 무엇일까?

교육부장 법장 스님은 “새로운 수행자의 탄생은 자랑스럽고 환희로운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수계의식은 엄숙히 봉행하더라도 수행자의 길에 들어선 순간만큼은 마땅히 축하받고 격려 받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교육원은 은사 스님과 신도들이 찾아와 축하해줄 것을 권유하는 안내문을 발송했지만 별도의 축하행사를 준비하지는 않았다. 수행풍토가 흐려진다는 계단위원들의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김천 직지사/글=배지선 사진=고영배 기자 |
2006-03-17 오후 3:59:00
 
한마디
안일한 생각으로 강한 조직이 없이 사는 집단은 경쟁사회에서 뒤쳐질 수 밖에 없다네. 같은 승문안에 누구는 용이고, 누구는 뱀이란가? 그래 용들은 고급 승용차, 골프, 고급토굴에서 살고, 뱀들은 그저 기어 다니며 꿈틀거리만 하면 될까? 과거 조계종사태를 일으킨 사람들은 뱀인가, 용인가??? 승가란 공동체 조직이다. 고로 상당한 기간을 두고 일정한 교육 수준을 통해 일치감을 형성할 때 강한 힘이 나오고 건강해진다.
(2006-03-19 오후 2:28:50)
37
인도같은 경우도 그냥 산에 가서 도닦으면 사문이라 한다네, 1개월이든 30개월이든 스님호칭이 왜 문제되나 어짜피 용과 뱀이 섞여 살아가는것을. 집나온지 5년되야 스님으로 불러주다가 그스님들도 마음에 안들면 10년으로 할것인가? 저 맑은 얼굴들을 보라 뒤에서 볼을 실룩실룩하며 이따위 꼬리말이나 달며 열등감에 빠진 사람들과는 전혀 다르다네 !
(2006-03-18 오후 5:26:28)
41
왜 꼬리말 다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심기가 이리 불편하실꼬 그러니 저기에 끼지도 못하는것일세
(2006-03-18 오후 5:22:41)
36
지금같은 세상에도 6개월만에 스님이라고 불리고 다니니,,, 그러니까 승려들이 사회에서 존경을 덜 받지....6개월만에 스님이라고 부르는 제도 좀 속성 양성하고 있는 감이 있다. 원칙이야 사미(니)는 예비승이라고는 하지만, 예비승도 스님이라고 부르므로 좀 안맞다. 연구해야 한다. 타 종교 성직자 양성 제도를 비교바란다. , 이런 불합리한 제도를 보강해야한다. 차제에 사미(니)는 스님이라고 호칭하지 말고 구족계를 수지한 이후에 스님이라고 부르는게 좋겠다.
(2006-03-18 오전 12:09:59)
39
선배기수들처럼 타락 파계하고도 위선적 청정비구인체 하고 살지 마시기를..
(2006-03-17 오후 11:19:17)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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