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의 경영철학은 경영이념과 함께 기업의 사회적 존재 이유와 경영활동을 방향 짓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CEO의 경영철학에는 경제관과 종교관, 인생관 등이 녹아 있기 마련이다. 남중수 KT 사장, 한준호 한국전력공사 사장 등 불자CEO들의 경영철학 속에서도 불교적 신념과 가치관을 찾아볼 수 있다.
◇남중수 KT 사장
![]() | ![]() | |||
| ||||
![]() | ![]() |
민영 2기 KT호 선장을 맡은 남중수 KT 사장의 경영철학은 고객 관점, 주인의식, 열린 문화를 근간으로 한 ‘Wonder(놀라운 감동) 경영’으로 요약된다. 고객의 입장에 서서 고객을 먼저 생각하고,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경영이다. 그래서 남 사장은 자신을 CEO 대신 CSO(고객만족전문경영인)라고 표현한다.
남 사장의 ‘Wonder 경영’의 근간에는 ‘물 흐르듯 순리에 따르고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는 수류득묘(水流得妙)의 진리가 갈무리돼 있다. 남 사장은 “학창시절 즐겨 읽던 불교서적에서 접한 뒤 어려울 때마다 떠올려 힘을 얻는다”고 고백한다.
남 사장은 2004년 9월 취임 직후 첫 활동으로 사내 봉사단체의 이웃돕기에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또한 직원을 소중히 생각하고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인재경영을 실현하고 있다. GE의 잭 웰치 회장을 가장 존경하는 CEO로 꼽는 이유도 인재를 소중히 여기는 경영스타일 때문이다.
◇남용 LGT 대표이사 사장
![]() | ![]() | |||
| ||||
![]() | ![]() |
LG텔레콤을 8년째 이끌고 있는 남용 대표이사 사장. ‘지혜 경영, 가치혁신 경영, 정도 경영’을 경영이념으로 ‘강하고 지혜로운 인재들의 회사(The People Campany)’라는 인재육성 원칙을 세운 장본인이다.
남 사장이 개인적으로 흔히 쓰는 단어에도 불교의 진리를 상징하는 ‘지혜’가 포함돼 있다. 그만큼 그의 가치관에는 불교가 각인돼 있다. 대학 재학 시절에는 서울대총불교학생회장을 맡았고, 힘들 때마다 경전을 벗으로 삼았다.
남 사장은 LG그룹내에서 행동하는 전략가로 평가받는다. 옳다고 판단되면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강하게 밀어붙이는 추진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주변에서는 그런 남 사장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경구와 접목시킨다. LGT가 추구하는 ‘성실하고 우직한’ 인재상과 닮은꼴이다.
◇한준호 한국전력공사 사장
![]() | ![]() | |||
| ||||
![]() | ![]() |
7년 연속 고객만족도 1위에 선정된 최대 공기업 한국전력공사. 2004년 3월 34대 1의 공모 경쟁률을 뚫고 거대한 공룡 한국전력 CEO로 선출된 한준호 사장은 취임 초기부터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왔다. 윤리 경영, 열린 경영을 최고의 가치로 내세우며 투명한 기업운영을 추진했고, 국내 최대의 사회봉사단을 창단한데 이어 중소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으로 나눔 경영의 발판을 마련했다.
한 사장의 ‘윤리 경영’에는 진각종 신교도로서의 청빈한 생활이 그대로 담겨있다. 행원심인당의 불공에 빠짐없이 참석하는 등 신실한 신행활동에서 우러난 한 사장의 윤리경영은 한국전력에 붙어다니던 부패와 관료주의라는 꼬리표를 떼어냈다. 이제 그는 경제관료에서 CEO로 변신한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박해춘 LG카드 사장
![]() | ![]() | |||
| ||||
![]() | ![]() |
성격 급한 CEO 박해춘 LG카드 사장은 불도저경영의 대명사로 통한다. 강력한 업무 추진력으로 부실기업 서울보증보험과 LG카드를 살려낸 이력에서 얻은 별명은 ‘구조조정의 달인’이다. 지난해 박 사장은 사망선고를 받았던 LG카드를 순이익 1조원을 달성한 우량기업으로 변화시켰다.
매몰찬 구조조정의 이면에는 박 사장의 성격과 다른 꼼꼼함이 있다. 비결은 불교다. 평소 부인과 함께 사찰을 찾아 기도를 하거나 매일 아침 참선으로 마음을 가다듬으며 얻은 것이다. 이를 박 사장은 회사에서 자신을 믿고 따라주는 직원들에게 마음을 바치는 심(心) 경영으로 구현하고 있다. 결혼기념일을 맞은 직원들에게 직접 축하카드를 쓰고, 명절 때에는 전 직원에게 음성메시지를 남겨 기를 살려주는 독특한 방법이다.
◇장경작 롯데호텔 대표이사 사장
![]() | ![]() | |||
| ||||
![]() | ![]() |
지난해 장경작 대표이사 사장 취임 이후 롯데호텔은 국내 1등 호텔을 향한 항해를 시작했다. 롯데그룹의 고급화전략에 맞춰 CEO를 주고객으로 하는 초특급 비지니스 호텔이 목표다.
웨스틴조선에서 수익사업의 귀재로 불렸던 장경작 사장은 ‘체인지 위드 미(Change With Me)’ 혁신 프로젝트를 들고 장소를 바꿔 롯데호텔의 포스트에 섰다. ‘체인지 위드 미’는 변화를 향한 장 사장의 경영철학이 담겼다. 취임 전 2년여간 치열한 구도의 길을 걸으며 얻은 결과다. 장 사장은 600쪽에 달하는 <법화경>을 20번이나 사경하고, 무릅이 까질 정도로 절 수행을 이어왔다. 이 기간은 장 사장에게 하심하는 마음과 남을 배려하는 법을 배운 소중한 공부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