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3.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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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계와 허공계가 다할 때까지 봉사를…"
[지역불교를 일구는 우바이]부산불교보현회 안성이 회장
행(行)과 지혜(智慧)를 구비하는 것은 수레의 양바퀴와 같고 자리이타(自利利他)는 새의 양 날개와 같다고 했다. 한바퀴만으로 수레는 굴러갈 수 없고, 날개가 한쪽뿐인 새는 아무리 날고 싶어도 날 수가 없다.

서른 한살, 세살난 아들을 어린 두 딸에게 맡겨 놓고 천마재활원 목욕봉사를 나섰던 안성이(55ㆍ자비행) 부산불교보현회 회장. 안회장은 그날 이후 지금까지 나 혼자만의 행복은 완성된 행복이 아님을 뼈져리게 느끼며 살아왔다. 한쪽 날개로 날 수 없는 새처럼 안회장은 늘 외롭고 소외된 이웃을 두고는 행복할 수 없었기에 3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는 동안 ‘봉사에 미쳤다’는 얘기까지 들어가며 봉사현장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25년이 넘도록 장애인, 소년소녀가장의 ‘엄마’이자 독거 노인들의 ‘딸’로 살아온 안회장이지만 처음엔 가족의 반대도 극심했다. 그러나 38세에 ‘3개월밖에 못산다’는 진단을 받으면서 하고 싶은 일이나 원없이 하고 죽자며 더욱 봉사에 매달리자 가족들도 따라나섰다. 그 길로 남편 김일호(58) 거사도 부산불교보현회의 ‘대장’으로 불릴만큼 열성을 보이기 시작했다. 늘 어려운 이들과 함께 하는 엄마를 보며 자란 큰 딸 미희는 복지를 전공하고 작은 딸 경희, 아들 기범이도 엄마가 하는 장애인 체육대회가 열리는 날이면 어김없이 참석해 일을 거들었다. 뿐만 아니라 부산불교보현회에는 안회장의 형제자매 8명이 모두 둘도 없는 후원자와 봉사자다. 자식들의 밥까지 나눠 거지에게 주고, 환갑을 양로원, 고아원에서 잔치로 대신할만큼 보시행에 철저했던 어머니 故 유대련화 보살의 영향이다. 나이가 들수록 안회장은 어머니를 닮았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작은 체구 어디에서 가족은 물론 300여명이나 되는 회원을 한마음 한뜻으로 이끌어가는 힘이 나올까? 안회장은 망설임없이 ‘수행과 기도의 힘’이 아니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래서 안회장은 물론 부산불교보현회 회원의 수행과 기도는 봉사의 기본이다. 매주 금요일마다 법회를 열어 불교에 대한 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삼천배, 참선 등의 정진을 빠뜨리지 않는 이유도 수행이 없이는 진정한 봉사를 할 수 없다는 믿음 때문이다.

그렇게 철저한 수행과 봉사의 두 바퀴를 조화롭게 굴리고 있는 부산불교보현회는 어려운 이가 있는 곳이면 군부대, 교도소, 장애인, 청년 포교 등 가지 않는 곳이 없다. 부산불교보현회 청년회를 중심으로 성우원, 평화재활원에 장애인 축구단을 만들어 재활을 도왔고 장애인체육대회를 11회째 열고 있다. 또한 부산 전역에 흩어져 있는 소년소녀가장, 장애인 가정을 일일이 방문해서 생활비를 전달하는 것은 물론, 진학 상담도 해주고 밑반찬도 챙겨주는 일도 빼놓지 않고 있다.

매일 아침 108배 참회와 다라니 108독을 마치고 길을 나서면 밤늦게서야 돌아오길 반복한자는 안회장. 이제 부산불교보현회의 보살핌으로 자란 아이들이 다시 부산불교보현회의 회원이 돼 후원금도 내고 봉사자로 참여하며 안회장의 보살행은 더 넓은 파장을 그리며 세상으로 번지고 있다.

“중생계와 허공계가 다할 때까지 계속해야 하는 일입니다. 다른 욕심 다 버려도 부지런히 수행하고 그 힘으로 어려운 이들과 함께 행복해지고 싶은 나눔의 욕심은 끝이 없네요.” 안회장의 환한 웃음이 나눔의 즐거움을 엿보게 해준다. 018-579-4531
천미희 기자 | mhcheon@buddhapia.com
2006-03-06 오전 9: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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