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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조선왕조실록 즉각 반환하라"
조선왕조실록환수위 출범…조불련도 동참키로
“일본정부는 강탈해간 조선왕조실록 오대산 사고본을 민족의 품안으로 즉시 반환하라”

조선왕조실록 환수위원회(공동의장 정념ㆍ철안, 이하 환수위원회)가 3월 3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회의실에서 출범식을 갖고 조선왕조실록 반환을 위한 공식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조선왕조실록환수위가 출범식을 갖고 일본 대사관 앞에서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우측부터 철안·정념 스님 김원웅·노회찬 의원.


환수위원회는 이날 출범식에서 조선왕조실록 반환요청서라는 문건을 통해 “유네스코는 1970년 제 16차 총회에서 ‘문화재의 불법반출 및 소유권 양도의 금지와 예방수단에 관한 협약’을 채택하면서 문화재의 불법적인 반입과 반출 및 소유권의 양도가 국가간의 이해에 장애가 되며 관계국가에 이러한 목적으로 국제협약을 권고하고 있다”며 “조선왕조실록은 조선왕조의 정통성을 계승한 한국과 한국민족의 정체성과 관련된 기록물이자 소중한 문화유산이기에 고이즈미 총리가 오대산 사고본이 제자리에 돌아올 수 있도록 조치해 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출범식에서는 지난 3월 1일 조선불교도연맹이 보내온 서안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조선불교도연맹은 서안에서 “일본은 지난 40년 동안 조선을 강점하고 우리 민족에게 헤아릴수 없는 불행과 고통을 강요하면서 우리 민족의 넋이 깃든 수만은 문화유산을 강탈해 갔다”며 “일본이 우리 민족에게 끼치 온갖 죄악은 반드시 계산되어야 하며 빼앗아간 문화유산을 무조건 전부 반환되어야 한다”고 함께 힘을 모아 조선왕조실록 반환에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출범식에서 환수위원회 공동의장 철안 봉선사 주지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900회 이상의 크고작은 침공을 당했고 그때마다 수많은 민족 문화재들이 약탈됐다”며 “그 가운데 조선왕조실록은 꼭 반환되어야 할 문화재이며 이번 반환운동을 계기로 많은 문화재들이 원래 자리했던 위치로 되돌아 올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환수위원회 자문위원장 김원웅 열린우리당 의원도 인사말에서 “조선왕조실록은 사문서가 아니라 궁중에서 사용했던 공문서나 다름없다”며 “불교계가 조선왕조실록을 환수해야 할 자격과 의무가 있는 만큼 이 문제를 끝까지 제기해서 반드시 반환받아오겠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위원도 “조선왕조실록은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기록문화재이며 객관적인 관점에서 서술된 통치사는 전세계에서 유일한 자료”라며 “일본이 이것을 가지고 있을 이유가 없기에 원래 위치로 되돌아 올때까지 전력을 다해 반환운동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출범식 이후 환수위원회 공동의장 정념, 철안 스님과 김원웅 환수자문위원장, 노회찬 자문위원은 일본대사관을 방문해 야마모또 정무참사에게 조선왕조실록 반환요청서를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정념 스님은 “조선왕조실록은 공적 기록물이기에 국민정서상 꼭 반환받아야 한다”며 “조속한 시일내에 일본 정부의 조속한 답변을 달라”고 요구했다.

야마모또 정무참사는 “조선왕조실록은 다른 문화재와 달리 한국의 자존심이 걸린 문서라는데 동의한다”며 “일본 정부가 무엇을 할 수 있는 지 공식적으로 검토해 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수위원회는 일본정부의 답변이 없을 경우 일본 도쿄법원에 소장을 제출할 계획이다. 이미 국내와 일본의 변호사를 통해 법률적 검토를 마친 상태다.

환수위원회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고문, 열린우리당 김원웅 의원이 환수 자문위원장,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과 봉선사 주지 철안 스님이 각각 공동의장을 맡았다. 또한 김삼웅 독립기념관장, 김의정 조계종 중앙신도회장, 노희찬 민주노동당 의원,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 배현숙 계명문화대 교수,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 이종호 과학박사가 환수위원으로 활동한다.

실행위원장에는 문만기 민족문제연구소 경기동북지부장이, 실행위원에는 이승복 조계종 중앙신도회 사회팀장, 김창희 한국 노동복지센타 이사, 박두환 우리은행 과장, 송영한 구리넷 이사, 김덕문 소설가, 박삼호 UNE 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 건축사, 이원유 국회비서관, 안영삼씨 등이 각각 임명됐다. 실무 간사는 월정사 재무 법상 스님과 봉선사 총무과장 혜문 스님이 맡았다.

조선왕조실록은 조선 태조에서부터 철종까지 24대 472년간(1392년~1863년)의 역사 기록으로 현재 국보 154호이자 유네스코등록 세계문화유산이다.

조선왕조는 임진왜란으로 전주사고를 제외한 나머지 사고(史庫)들이 소실되자 태백산, 오대산, 적상산, 강화도에 다시 사고를 설치하고 실록을 복인(復印)하여 보관했다. 이번에 반환을 요구하는 조선왕조실록은 월정사 주지가 관리해오던 오대산 사고본이다.

1909년 조사에 의하면 당시 오대산 사고에는 철종까지의 실록 761책, 의궤 380책, 기타 서책 2,469책 등 모두 3610책이 보관되어 있었다.

조선왕조실록 오대산 사고본은 일제강점기 시절 데라우찌 총독과 동경대 교수 시라토리에 의해 동경대로 강탈되어 현재 동경대학교 총합도서관에 <성종실록> 9책, <중종대왕실록> 29책, <선조소경대왕실록> 8책 등 46책이 보관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두식 기자 |
2006-03-03 오후 4: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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