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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충실·이해도 높아야 좋은 번역”
경전硏 ‘세계 각국의 경전 번역실태 및 체계에 관한 연구’ 주제 세미나
‘가장 이상적인 경전번역은 어떤 것인가?’ ‘널리 읽히기 위한 경전번역인가 역경사업을 위한 번역인가?’ 경전연구소(이사장 돈연)는 우리나라의 경전번역 현주소를 파악하고 이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 2월 25일 ‘세계 각국의 경전번역 실태 및 체계에 관한 연구’ 발표회를 열었다.

각국의 경전번역 실태 논문 발표회 모습


이번 발표회는 각국의 경전번역 실태를 파악해 우리의 역경시스템을 점검하고 역경사업의 모범 모델을 제시하기 위한 최초의 학술발표회란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또 이 자리에 모인 발표자들은 ‘원문에 충실하면서도 이해도가 높은 번역이 가장 이상적인 번역’이라고 입을 모았다.



# 중국의 경전 번역 체계
박상준 (동국역경원 역경위원)

박상준 역경위원
중국의 역경사는 번역가를 중심으로 구분되며 구마라습 이전의 고역, 구마라습 이후부터 현장 이전까지를 구역, 현장 이후의 신역으로 나뉜다. 특히 신역(수·당·송나라)시기는 역경사업의 전성기로 양·질적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한 때라고 볼 수 있다.

<개원석교록>에 의하면 이 시기 동안에 경전 272부 2159여권이 번역됐으며 이로써 경율론의 번역이 거의 완성되었다. 당대의 번역가로는 현장·의정·불공을 들 수 있다.

남북조 시대에는 역경원 제도가 만들어졌고 9가지 번역관(필수: 범어와 한문에 능통한 역경사, 윤필: 한역본 문장을 부드럽게 손질하는 번역사, 교감: 번역 경전의 감수 등)의 직위가 마련되기도 했다.

중국의 경전번역 성과는 크게 세가지로 요약된다. 번역문의 충실성과 외래어 음역 규칙, 역자의 수양 등과 관련한 문제점들을 총 정리했으며 중국어와 범문을 결합하고 운문과 산문을 혼용하여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역경체를 개발한 점은 번역사에서 매우 가치 있는 일로 평가된다.


# 스리랑카의 경전번역 실태
정준영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불교학과 교수)

정준영 교수
스리랑카 경전번역의 출발점은 <팔리 삼장>의 싱할리 번역과 출판을 목적으로 1965년 국가사업으로 진행된 ‘스리랑카 불자회의’의 설립부터다.

스리랑카 불자회의는 <팔리 삼장>의 역경작업에 대한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으며 편집위원회에서 역경분량을 설정하면 개별번역작업을 하고 이 작업을 다시 편집위원회와 편집대표가 심의 한 후 최고 편집위원회에 보고 후 출판하는 시스템으로 번역작업은 진행됐다.

하지만 정부의 원활한 재정지원이 이루어지지 않아 팔리어에 능통한 스님들이 <팔리 삼장>을 싱할리로 번역하는데 33년 이라는 긴 경전번역 시간이 소요됐다.

<팔리 삼장>의 번역본인 붓다자얀띠판은 한쪽 면에는 팔리 원전을 다른 한쪽 면에는 싱할리 번역본을 동시에 담고 있어 학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지만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경전번역의 대중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지배적인 평가다.


# 티베트의 경전번역 체계
안성두 (금강대학교 국제불교문화연구소 연구원)

안성두 연구원
티베트의 경전번역의 가장 큰 특징은 왕실의 전폭적인 지지와 엘리트를 중심으로 그들을 위한 학문적 번역이다.

티베트에서의 범어불전 번역은 약 700년 이후로 보며 13세기에 이르러 집중적으로 진행됐다. 범어불전의 번역과정은 크게 초기전기파시기(8세기 말~9세기 중순)와 후기전기파시기(11세기 초~14세기), 고전적 체계화시기(14~16세기), 후기고전파시기(16세기 이후) 네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중 경전번역의 전성기는 초기전기파기와 후기전기파기로 보는 것이 유력설이며 초기전기파(8세기 말~9세기 중순)시기는 주로 유가행 중관파와 자립행 중관파의 논서가 번역됐고 후기전기파시기(11세기 초~14세기)는 자립행파와 귀류파 문헌의 번역이 주류를 이뤘다.

또한 티베트어 구문의 특성상 범어의 티베트어 번역은 비교적 원문에 가깝께 역경작업을 할 수 있었다는 것도 티베트 경전번역의 특징으로 볼 수 있다.

# 영국의 경전번역 실태
황순일 (동국대학교 인도철학과 교수)

황순일 교수
영국의 불교경전 번역사업의 핵은 1881년 리즈 데이비스에 의해 창립된 ‘팔리경전협회(Pali Text Society)’다.

1914년까지 23판을 찍은 그의 저서 <불교>는 영국에서 최초로 팔리어 경전들을 근거로 쓰여 졌다는 점에서 중요성을 띤다. 이 협회는 팔리어 경전, 논서류, 주석서류, 역사서를 포함해 거의 모든 팔리어 문헌을 모으고 편집해 로마자와 특수문자를 조합하는 형태로 출판하고 각각의 출판물에 대한 영어 번역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1800년대 후반 팔리 경전의 편집과 번역 작업은 개인에 의해서도 활발히 이루어진다.

조지 터너의 <마하밤사>, 로버트 실더스의 <대반열반경> 등이 그것. 이 협회의 출판물은 연구용 자료로 초점이 맞춰서 출간됐다는데 한계가 있지만 영어권 국가에서 불교를 이해하고 연구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자료다.

현재 이 협회는 그 동안 출간했던 책들을 개정·증보하는 작업을 추진 중에 있다.

# 미국의 경전번역 실태
심재관 (금강대학교 불교문화연구소 연구원)

심재관 연구원
미국의 경전 번역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번역의 다양성, 실용성, 실험성이다. 즉 일반인을 위한 경전번역 출판물과 학자를 위한 경전번역 출판물이 명확히 구분돼 있다는 것.

미국의 번역사는 1950년대를 전후한 젠붐(Zen Boom)과 1960년대 티베트 승려들에 의한 티베트 불교 경전의 번역기로 나눌 수 있다. 미국을 대표하는 경전번역협회는 ‘BDK(Bukkyo Dendo Kyokai, 불교전도협회)’로 <대정신수대장경> 번역을 목표로 설립됐다.

이 협회는 1992년까지 역자들로부터 1차분 139권 가운데 45권의 번역을 완료했다. 하지만 책명이나 한역자의 명칭을 영자로만 표기해 원래의 한문경전이 무엇인지 알 수 없고 불교전문용어를 통일된 개념으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한계도 있다. 협회 못지않게 개인이나 출판사들도 활발한 경전 번역을 하고 있다. 토마스 클러리의 <화엄경>, 스키즈의 <유마경>, 프란시스 쿡의 <유식론서> 등이 그것이다.

노병철 기자 | sasiman@buddhapia.com |
2006-03-03 오후 3: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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