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스님들과 재가자 상당수가 종단의 주지 인사는 인사권자와의 개인 인연(31.8%), 문중배경(25.6%) 등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화합력(21.8%), 포교 능력(13.9%), 불사 능력(4.5%)과 같은 개인적 자질은 주지 인사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이 같은 사실은 조계종 중앙종회 종책모임 화엄회가 지난해 12월부터 1월 중순까지 실시한 종책설문조사결과를 통해 드러났다.
또, 불교의 적극적인 사회참여를 바라는 목소리도 두드러졌다. 사회적 현안에 대응하는 종단의 대응이 얼마나 적절한지를 묻는 질문에는 부적절하다는 의견(61.3%)이 적절하다는 의견(11.6%)에 비해 월등히 많았다. 사회문제에 대한 참여 필요성에 대해서는 필요하다는 의견(78.1%)이 불필요하다는 의견(13.1%)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특히 선원수좌 중에서도 69.4%가 사회문제에 대해서 참여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밖에도 종단이 수익사업을 운영하는 것에 대해서 78.5%가 찬성입장을 보였다.
이번 설문조사는 중앙종무기관 교역직 종무원, 종정기관위원, 중앙종회의원, 교구본말사 대중, 수좌 및 학승(學僧), 중앙종무기관 일반직 종무원, 조계종 산하단체 임직원, 교계단체 종사자, 교계언론계 종사자 등 불교계 전반에 걸쳐 2,000여명을 대상으로 했으며 모두 539부가 회수 됐다. 이 가운데 출가자는 378명(70.1%), 재가자는 161명(29.9%)이었다. 응답자는 주로 30~40대가 373명(69.2%) 젊은 층이 많았으며 학인과 선원 수좌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는 조계종의 조직관리, 재무행정, 인사관리를 전반적으로 다뤘으며, △총무원장 중심제와 교구분권제, 총무원과 교구의 연계 및 협력, 총무원과 교구의 역할 분담, 종도의견수렴, 조계종 화합, 종무행정 서비스 △총무원의 재정투명도, 분담금, 수익사업 시행, 총무원의 재정규제, 직영 및 특별분담사찰제, 중앙종무기관 종무원의 적정 규모 △인재불사, 종무원의 전문성, 인사기준, 재가종무원의 종단정치 참여, 종무행정 평가시스템 등 민감하면서도 쉽게 결론을 내지 못해 왔던 현안에 대한 젊은 종도의 의식을 담았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만 하다.
한편, 화엄회는 3월 10일 오후 2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국제회의장에서 ‘화엄회 종책 공청회’를 개최한다. 이번 공청회에서는 설문조사 전반에 대한 분석 결과를 확인 할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종책현안과 종단의 미래를 놓고 관련 전문가와 종도들의 종합토론이 벌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