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총장 홍기삼) 신입생 입학식의 화두는 '정진'이었다. 홍기삼 총장은 2월 27일 오전 11시 만해광장에서 개최된 신입생 입학식에서 전문지식 습득을 위해 열심히 정진할 것을 끊임없이 강조했다.
입학식사에서 홍 총장은 대학입시 관문을 통과하느라 신입생들이 겪은 고통을 위로하는 한편, 앞으로 4년간 학업에 정진할 것을 당부했다.
홍 총장은 신입생들에게 “건학 100년의 자랑스러운 새 동국인이 되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열정과 노력으로 우리 민족의 장래, 인류의 미래까지 풍성하게 만드는 역군이 돼 줄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또 홍 총장은 자신을 포함한 교수 일동이 다른 어느 대학보다 강도 높고 내실 있는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모든 열정을 바칠 것이라고 다짐하기도 했다.
다음은 홍 총장의 입학식사 전문.
신입생 여러분!
오늘 우리 대학의 새 가족, 새 주인공인 된 여러분의 입학을 축하하고 또한 반갑게 맞이하면서 동국의 모든 구성원들과 함께 이 기쁨을 나누고자 합니다.
여러분의 입학을 축하해 주시기 위해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학교법인 동국대학교 이사장 현해 큰 스님, 영담 이사스님, 상운 감사스님, 이재창 이사님과 동창회를 대표해서 참석해 주신 송석구 회장님, 황명수 동우장학회 회장님, 구자선 부회장님과 권오춘 동문님께 신입생 여러분들과 함께 감사의 예를 올립니다.
아울러 이렇게 건강하고 재능 있고 열정과 의욕에 넘치는 멋진 젊은이들을 우리 대학에 보내주신 학부모 여러분께는 우리 대학의 교직원들과 함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는 바입니다.
사랑하는 신입생 여러분!
지난 몇 년간 여러분들은 대학입시 준비 때문에 많은 고통을 겪었을 것입니다. 알 수 없는 세계를 향해 닻을 올린 고독한 항해처럼 그렇게 불안하고 암담한 때가 많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들은 폭풍과 파도와 어두운 밤을 모두 이겨내고 이제 아침 햇빛이 찬란한 이 기항지에 무사히 도착하였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의 고된 항해를 위로하고 여러분의 무사안착을 환영하는 우리의 마음이 더 깊을 수밖에 없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오느라 고생 많았으니 이제 공부 잊어버리고 편히 쉬라 말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신입생 여러분!
여러분의 생애에서 앞으로 전개될 대학의 4년은 여러분의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시간입니다. 여러분이 나아갈 방향을 정해야 하고 그것에 알맞은 전문적 지식을 부지런히 쌓아야 하며 외국어 훈련을 단 하루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중대한 과제입니다. 또한 훌륭한 스승을 찾아 그 분을 섬기는 일과 평생의 지기지우를 만나는 행복도 이 기간 중에 가능한 일입니다.
여러분, 여러분의 생애에서 이 4년이라는 시간만큼은 실로 촌각을 아껴서 조금도 시간의 낭비가 있어서는 안 됩니다. 길고 긴 여러분의 일생을 위해 이 짧은 4년은 집중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여러분의 행복한 평생을 위해 대학 4년은 인고와 노력의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대학 입시준비기간에 여러분이 치러야 했던 고통이 값진 것이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으나 대학생활은 그와 달리 전적으로 타율적인 것이 아니라 자율적인 것이며 강제적인 것이 아니라 본인이 선택한 자유의지의 삶인 것입니다. 그래서 모든 대학의 진취적 젊은이들을 대학에 진학한 뒤로 오히려 즐겁게 자기가 추구하는 목표를 향하여 밤새워 공부하고 쉴 새 없이 사유하고 꿈을 이루기 위해 집중적 노력을 아끼지 않는 것입니다. 대학 4년은 긴 평생을 위한 짧은 투자의 시간인 것입니다. 신입생 중에 한 학기쯤은 편하게 쉬다가 천천히 공부를 시작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젊은이들은 대부분이 대학생활을 그르치게 마련이고 그에 따라 그 이후의 삶도 그르치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 대학이 3월에 입학식을 치르지 않고 2월에 앞당겨 치르는 까닭은 단 하루라도 수업시간을 아껴서 대학생활을 시작하는 여러분들이 착오 없이 부지런하게 계획을 세워 공부할 수 있게 도와주자는 의도에서 조기입학식을 치르는 것입니다. 기초가 부족한 학생이라 하더라도 이제부터 마음을 단단히 먹고 대학생활을 시작한다면 여러분은 4년간 이루지 못할 일이 없습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하였으니 분명하게 뜻을 세우고 착실하게 계획을 추진하시기 바랍니다.
사랑하는 신입생 여러분!
여러분이 입학한 2006년은 동국대학교가 100주년을 맞는 해이고 여러분은 이제 새 100년의 첫 번째 입학생이라는 의미 깊은 영예를 안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의 학교가 된 동국대학은 단지 100년의 역사를 가진 전통 있는 대학이기 때문에 자랑스러운 것은 아닙니다. 더구나 많은 정치인을 배출했다든지, 최민식, 한석규, 박신양, 이경규, 고현정, 채시라, 전지현, 김소연, GOD, 신화의 멤버 같은 무수한 유명 연예인을 배출한 대학이라든지, 많은 법관, 경찰 고위직을 가장 많이 배출한 대학이어서 자랑스럽기만 한 대학은 아닙니다. 서정주, 조지훈, 이형기, 신경림, 이범선, 조정래, 황석영 같은 많은 시인작가, 전국방방곡곡에 퍼져있는 한의사와 의사, 무수한 기업가와 경제인 등 때문만도 아닙니다. 위와 같은 사실도 분명 우리들이 가진 자랑의 하나임엔 틀림이 없습니다만 이보다는 여러분이 진실로 가져야할 긍지는 우리나라를 여러 부면에서 근대적 시민사회답게 이끌어 올리는데 결정적 초석이 된 한용운 선생 같은 분들을 여러분의 선배로 모실 수 있다는 점이며, 이런 분들은 우리 대학의 자랑이나 긍지를 넘어 민족 전체의 긍지와 자랑이 된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될 것입니다.
새 동국인 여러분!
이제 여러분들은 건학 100년의 자랑스러운 새 동국인이 되었습니다. 여러분 앞에는 희망이 가득한 아름답고 순수한 미래가 열려 있습니다. 큰 희망과 거대한 상상력을 가지고 미지의 세계에 도전하는 일은 가슴 벅찬 여러분의 특권입니다. 여러분의 열정과 노력이 여러분의 내일뿐 아니라 우리 민족의 장래, 나아가 인류의 미래까지도 여유롭고 풍성하게 만들어 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나와 함께 우리 대학의 모든 교수님들은 여러분에게 다른 어느 대학보다 강도 높고 내실 있는 교육을 통해서 여러분은 물론, 우리대학을 미래의 비전이 확실하도록 하는 데 모든 열정을 바칠 것입니다. 이번 대학종합평가에서 우리 대학은 처음으로 학부가 여섯 개 영역 중 세 개의 영역(대학비전, 교육, 교육여건 및 지원분야)에서 최우수로 평가받았고 대학원은 네 개의 영역이 최우수 평가를 받았습니다.
끝으로 여러분의 대학 생활에 지혜와 자비가 가득하기를 바라면서 앞날에 힘찬 전진과 빛나는 성취가 있기를 바랍니다. 다시한번 여러분을 환영하고 반기면서 사랑스럽고 자랑스런 여러분을 내게, 우리 대학에 보내 주신 인연에 감사와 기쁨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2006년 2월 27일
동국대학교 총장 홍 기 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