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조사단은 2월 28일 서울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지하수, 구조지질, 암석역학, 지구물리, 생태계 등 5개 분야에 걸쳐 조사한 공동조사 결과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생태계를 제외한 4개 분야는 합의를 이뤘으나,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합의하지 못해 각각의 의견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활동을 종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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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시설공단측은 “터널 공사가 천성산의 습지, 지하수, 생태계에 특별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천성산대책위측은 “지하수 유출의 가능성과, 천성산 습지와 지하수의 연결 가능성이 확인된 만큼 무리한 터널 공사는 생태계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조사에서 1994년과 2003년 실시된 환경영향평가와 크게 다른 결과가 나온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특히 무제치늪과 대성늪 등 천성산 고산습지가 지하수와 연결돼 있을 가능성이 확인됐고, 터널을 굴착할 때 단층대를 지날 경우 지하수 유출이 예상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는 2002년부터 2004년까지 진행된 도롱뇽소송의 1심과 2심에서 지하수 유출이 있더라도 습지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했던 철도시설공단측의 주장이 잘못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 이번 조사결과 터널의 공법이 애초부터 배수터널공법이며, 지하수 유출량이 상당하다는 점이 확인됐다.
하지만 습지와 지하수의 상관관계를 인정한 양측 전문가들의 의견에도 불구하고 양측은 결론을 맺지 못했다.
철도시설공단측은 “무제치늪 등 고산습지는 지하수 용출 보다는 강수에 따른 지표수로 유지되기 때문에 터널 공사로 인한 지하수 유출이 습지 훼손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천성산대책위측은 “지하수와 계곡수에 변화가 발생할 때 생태계 훼손이 불가피하다”고 반박했다.
이번 조사결과는 2005년 2월 양측의 합의에 따라 대법원에 계류중인 ‘도롱뇽 소송’의 증거자료로 제출된다.
조사결과와 관련 종교·환경·시민단체로 구성된 천성산연석회의는 논평을 통해 “천성산대책위와 철도시설공단이 공동으로 실시한 천성산 환경영향 공동조사 결과, 천성산 논란의 핵심이었던 지하수 유출문제를 비롯해 고층습지 훼손, 암반 붕락 등 터널안전성에 문제가 있음이 제기됐다”며 “공동조사 결과보고서가 도롱뇽 소송의 대법원 판결에 유의미한 자료로서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도 “이번 조사는 제한적이기는 했지만 사업시행자측과 환경단체간의 공동조사 방식을 통해 객관적으로 규명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환경영향평가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고 진행했던 막무가내식의 개발사업에 경종을 울리길 바란다”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