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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제 폐지 빠를수록 좋다
[불자의 눈]사형제 폐지에 관해


지금 국회에는 사형제를 절대적 종신형으로 대체하는 법안이 제출돼 있고, 법무부에서도 사형제도 존폐문제를 심층연구 하고 이를 공론화하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종교계를 중심으로 그동안 사회적 양심 세력이 주장해 온 사형제 폐지가 올해 안에 빛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사형제는 오래전부터 법이란 이름의 또 다른 ‘살인’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범죄는 사회적 부조리가 만드는 것이지 저지른 사람만의 책임이 아니다. 국가는 범죄인을 만들 수밖에 없는 구조에 주목해야하며, 범죄인의 처벌만이 능사라 여겨서는 안 된다. 사형제는 범죄의 원인이 되는 빈곤이나 정신장애 등 사회가 해결해야 할 여러 복잡한 문제와 책임을 단순하게 처리해 버리려는 안이한 사고에서 출발한 것이다.

‘인간교화는 형벌이 아닌 자비와 사랑’이라는 종교적 측면에서 타 종교와 함께 사형제 폐지 주장에 참여해 왔던 불교는 교리적으로도 사형이 용납되지 않는다.

부처님은 100명의 사람 손가락으로 목걸이를 만들기 위해 99명의 사람을 죽인 앙굴마라를 조복시켜 선지식을 만든 분이다. 죄에 대한 인식도 없는 사람에게 죄를 물어 목숨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그 죄를 알려 참회케 하는 일이야말로 최고의 교화법일 것이다.
세계적으로 지금 사형제폐지는 하나의 추세가 되고 있다.

유럽정부간 협력기구인 유럽의회는 2003년 ‘사형은 야만적이고 잔혹해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용납될 수 없다’는 폐지론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사형제 전면금지의정서를 발표, 평시는 물론 전시나 전쟁위협상황에서도 사형집행을 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물론 유럽연합(EU)도 사형제 철폐를 가입조건으로 삼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사형제 폐지국이 시행국보다 훨씬 많다.

아직 국민적 정서가 극악범에 대한 일벌백계식의 사형제 존치론에 기울어져 있다고는 하나, 지금은 인간존엄성에 대한 자각과 함께 범죄인에 대한 진정한 교화를 깊이 생각해 보아야할 때다. 사형제 폐지는 빠를수록 좋다.
김징자 | 칼럼니스트
2006-02-28 오전 11: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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