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을 다 하세요”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은 2월 27일 오후 3시 30분경 열린우리당 신임 당의장 정동영 의원과 국회 정각회 회장 이용희 의원, 이타회 회장 윤원호 의원, 김혁규·김두관·강창일·이영호 의원 등 여당 당직자 일행의 예방을 받고 “최선을 다하라”는 말을 수차례 걸쳐 반복해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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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석한 김혁규 최고위원이 “국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몰라주는 것 같다”며 서운해 하자, 지관 스님은 “너무 그렇게 주위의 질책에 연연하지 말라. 예부터 길가에는 집을 못 짓는다고 한다"며 "오며 가며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집의 방향이나 위치, 구조에 한마디씩 거들면 절대로 집을 지을 수 없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이어 지관 스님은 "계획을 아무리 잘 세워도 시간이 지나면 잘못된 것이 눈에 보인다"며 "다만 확고한 신념과 치밀한 계획을 가지고 일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하심도 필요하고 계획도 필요하고 전문가의 머리도 필요하며, 여러 사람의 의견도 살펴야 할 것”이라며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정치에 임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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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지관 스님은 국정운영과 관련한 가르침을 청하는 정 의장 일행에게 “뭐 할말이 있겠는가"라고 답하며, "말 없는 가운데 모든 것이 들어 있다. 다만 최선을 다 하자. 조바심 내지 말고, 마음을 놓고 일이 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진인사대천명의 바른 뜻이다. 오직 최선을 다 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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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의장은 지난 1월 백양사에서 4일간 머물면서 향후 열린우리당의 국정방향을 고민했음을 밝히기도 했다. 정 의장은 “백양사에 머물면서 총림 스님들이 혹독하게 수행에 정진한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머무는 동안 지선 스님으로부터 초심과 하심이라는 화두를 얻었다. 겸손한 마음으로 돌아가서 정진하겠다. 보조국사께서 ‘땅에서 넘어진 자 땅을 짚고 일어나라’고 말씀하셨다고 하는데 지금 열린우리당의 상황과 딱 맞아 떨어지는 말씀이라고 생각한다. 민심에서 넘어졌으니 민심을 딛고 일어서야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한편, 지관 스님은 이날 예방한 열린우리당 당직자들에게 경인방송 사업자 선정과 관련한 불교계의 우려를 전달하고, 6월 시행되는 전통사찰보존법 가운데 몇 개 조항을 조속히 손질해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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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석한 사회부장 지원 스님이 “4월경 경인방송의 새 사업자 선정이 예정이 되어 있다. 기독교에 비해 불교의 지상파 숫자가 절대적으로 차이가 나는 상황에서 공중파 TV까지 기독교에서 운영하는 것에 대해 불교계의 우려가 크다”고 지적하자, 국회 문광위 소속의 윤원호 의원은 “현 방송위원 임기 중에 경인방송 건의 처리는 어려울 것으로 안다. 그러나 불교계의 우려가 큰 만큼 스님들의 뜻을 잘 헤아려 원만히 처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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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타회 소속 이영호 의원은 불교계를 대신해 “전사법 가운데 특히 농지의 사찰 소유 등기가 매우 어렵게 되어 있다. 현재 사찰 주지명의로 등기를 하는 방법밖에 없는데 4년 임기의 주지를 내보내는 종단입장에서는 매우 불합리하다. 해당 법안이 조속히 마무리 되도록 당의장과 최고위원들이 관심을 갖고 처리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