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3.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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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의다풍은 조주다풍 아니다"
옛선인다회 강우석 회장, <다신전>으로부터 초의다풍 규명
우리나라 차문화의 중흥조로 불리는 초의 선사(1786~1866).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초의 선사의 다풍(茶風)은 흔히 ‘끽다거(喫茶去)’로 대표되는 ‘조주다풍’을 계승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 대해 “초의 선사는 조주다풍이 아닌 초의다풍을 세웠고, <다신전(茶神傳)>을 통해 이를 전하려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옛선인다회를 이끌고 있는 강우석 회장은 최근 본사에 ‘<다신전>과 초의선사의 차문화 중흥에 대한 연구’라는 논문을 보내왔다. 이 논문에서 강 회장은 “우리나라의 다풍은 <다신전> 이래 잎차 중심의 초의다풍이 성행하고 있으며, 이는 가루차와 덩이차를 중심으로 하는 조주다풍의 맥을 달리 한다”고 말한다.


▷ 다신전이란?

<다신전>은 조선후기 초의 선사가 청나라 모환문(毛煥文)이 쓴 <만보전서(萬寶全書)>의 ‘다경채요(茶經採要)’를 등초한 것으로, 1830년 정서를 마치고 세상에 선보인 고전다서다. 이때 초의선사가 등초한 ‘다경채요’는 명나라 장원(張源)의 <다록(茶錄)>을 필사한 것이니, <다신전>의 실질적 원전은 <다록>이라 할 수 있다. 초의선사가 일지암에서 직접 정서했다는 친필본은 아직도 발견되지 않았으며, 이를 다시 필사한 것으로 추측되는 다예관본(태평양화학 다예관 소장), 법진본(전남 담양 수진 스님 소장), 이일우본(이일우 소장), 송광사본(송광사 소장), 경암본(다문화연구소 소장) 등 몇 가지 필사본들이 전하고 있다.

<다신전>은 조선후기 초의 선사가 청나라 모환문(毛煥文)이 쓴 <만보전서(萬寶全書)>의 <다경채요(茶經採要)>를 등초한 책이다.


<다신전>은 본문 1420여자, 발문 98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내용은 차를 따고 만들고 마시는 등 차생활 전반에 걸친 사항을 체계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다만 장원의 <다록>에 전하는 ‘분다합(分茶盒)’ 부분을 생략했으며 초의선사가 직접 쓴 발문(跋文)이 붙어 있는 것이 원본과 다른 점이다.


▷ 다신전 발문에는 어떤 내용이?

강우석 회장은 “그동안 초의선사가 직접 지은 <동다송>과는 달리 다른 다서를 옮겨 적은 책이라는 점에서 <다신전> 연구는 활발히 진행되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다신전>의 발문을 보면 초의선사가 차문화 중흥을 위해 얼마나 노력을 했으며,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차 정신이 어떤 것인지를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초의선사가 ‘참선을 못할 지경에서도 화롯불을 곁에 두고 정서를 계속했다(庚寅中春 休菴病禪 雪窓擁爐 謹書)’는 기록은 차문화 중흥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초의선사는 참선을 못할 지경에서도 화롯불을 곁에 두고 정서를 계속할 정도로 우리나라 차문화 중흥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사진은 태평양박물관 소장 초의선사 영정.


특히 강 회장은 초의선사가 발문을 통해 시대적 다풍에 맞는 올바른 다도를 정립하고자 했다는 데 주목한다. ‘총림에 조주의 다풍을 흉내를 내는 자가 있을 지라도 다도를 온전히 알지 못한다(叢林或有趙州風 而盡不知茶道)’는 대목은 당시 불가(佛家)에서는 ‘끽다거’로 대표되는 당나라 조주종심선사(778~897)의 다풍이 널리 퍼져있었음에도 ‘조주다풍’의 정확한 내용은 잘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초의선사 당시에는 말차 중심적이고 비가시적(非可視的)ㆍ비다구적(非茶具的)ㆍ사상적(思想的)인 조주다풍이 맞지 않다고 생각해 우리나라의 차문화에 어울리는 다도를 새로이 정립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잎차 문화를 중심으로 한 명대에 쓰여진 <다록>을 필사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강 회장은 “초의선사가 <다신전>의 마지막 장에서 ‘다위(장원의 <다록>에서는 다도로 기록)’라고 정의한 것이 바로 초의선사의 차정신을 함축하고 있으며 이것이 바로 ‘초의다풍’이다”고 말한다. 이 같은 초의다풍은 잎차 중심의 가시적(可視的)ㆍ다구적(茶具的)ㆍ물질적(物質的) 다풍이며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다풍의 골격을 이룬다고 강 회장은 말한다.
여수령 기자 | snoopy@buddhapia.com
2006-02-26 오전 12: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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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11 오후 5:4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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